도서 소개
『아내가 결혼했다』 박현욱 작가의 탁구 에세이. 늦은 밤 엘리베이터 거울에 빛나는 얼굴이 나타나는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탁구 때문이라고 말하는 그. “오래전 중학생 시절, 외모 고민이 시작되었다”로 시작되는 그의 이번 에세이는 “있어 보이기” 위해 시작한 탁구가 그의 인생에 가져온 에피소드들을 풀어내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대학 시절 졸업하면 무엇을 할 것인가, 답을 찾지 못할 때도 그에 곁엔 늘 탁구가 있었다. “미래는 보이지 않았지만 학생회관 사층 탁구장”은 아주 잘 보였으니까.늦은 밤 엘리베이터의 거울에 빛나는 얼굴이 나타나는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탁구 때문이다. 땀을 흘리며 즐겁게 탁구를 치고 난 뒤의 얼굴이라 그런 것이다. 탁구를 치면 즐거워진다.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운동이라 표정이 좋아진다. 표정이 좋아지면 인상이 좋아지고 인상이 좋아지면 더 잘생겨 보이는 것이다. —「들어가며」 중에서
그와 나는 이런저런 내기들을 했다. 자판기 커피 한잔이나 학생식당 점심 같은 소소한 내기부터 저녁 술값 같은 큰 내기까지. 탁구와 바둑과 당구의 삼종경기. 우리는 시간이 많았으니까. 미래는 보이지 않았지만 학생회관 사층 탁구장과 학교 앞 당구장들은 아주 잘 보였으니까. —「학생회관 사층에 탁구장이 있었다」 중에서
레슨을 받은 나보다도 그가 더 깨끗한 탁구를 구사하고 있었다. 때로는 타고난 운동신경이 다른 모든 것을 넘어서기도 한다. 어쩌면 생득적이고 선험적인 뭔가가 이미 존재 이후를 규정해버리기도 하는 게 아닐까. 가령 그의 탁구처럼. 꼬이기만 하는 우리 인생처럼. —「어느 날 회사에 탁구대가 들어왔다」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박현욱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2001년 『동정 없는 세상』으로 제6회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2006년 『아내가 결혼했다』로 제2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밖에 소설집 『그 여자의 침대』, 장편소설 『새는』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