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아제르바이잔을 대표하는 고전 서사시 『키타비-데데 고르구드』가 『고르구드 아버지의 영웅서사시』라는 제목으로 한국어판 출간의 결실을 맺었다. 이번 번역은 유수진, 마심리 레일라 두 번역가가 맡고,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방민호 교수가 감수하여 완성되었다. 이는 아제르바이잔 판본의 최신 연구 성과를 반영한 최초의 한국어 번역본이라는 점에서 문학·문화 교류사적 의의가 크다.
『고르구드 아버지의 영웅서사시』는 투르크계 오구즈족 사이에서 구전으로 전승되다가 문자로 정착된 작품이다. 총 열두 개의 이야기 가운데 이번 한국어판에는 여섯 편이 실렸다. 현자 고르구드 아버지를 중심으로 베이래크, 우루즈, 바사트, 가잔 칸 등 영웅들의 모험과 시련이 펼쳐지며, 용기·우정·정의·공동체적 연대를 노래한다. 아제르바이잔 국립 과학 아카데미 이사 하비브바일리 회장은 축사에서 이번 출간을 “한-아제르바이잔 문학·문화 교류의 새로운 장”이라 평하며, 이 책이 국경을 넘어 두 나라를 잇는 다리가 되기를 기대했다.
출판사 리뷰
고대 유라시아의 영웅서사시, 『고르구드 아버지의 영웅서사시』 한국어 첫 출간
한국과 아제르바이잔을 잇는 문화의 다리
용기와 우정, 공동체의 지혜가 오늘의 독자에게 되살아나다
아제르바이잔을 대표하는 고전 서사시 『키타비-데데 고르구드』가 『고르구드 아버지의 영웅서사시』라는 제목으로 한국어판 출간의 결실을 맺었다. 이번 번역은 유수진, 마심리 레일라 두 번역가가 맡고,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방민호 교수가 감수하여 완성되었다. 이는 아제르바이잔 판본의 최신 연구 성과를 반영한 최초의 한국어 번역본이라는 점에서 문학·문화 교류사적 의의가 크다.
『고르구드 아버지의 영웅서사시』는 투르크계 오구즈족 사이에서 구전으로 전승되다가 문자로 정착된 작품이다. 총 열두 개의 이야기 가운데 이번 한국어판에는 여섯 편이 실렸다. 현자 고르구드 아버지를 중심으로 베이래크, 우루즈, 바사트, 가잔 칸 등 영웅들의 모험과 시련이 펼쳐지며, 용기·우정·정의·공동체적 연대를 노래한다. 아제르바이잔 국립 과학 아카데미 이사 하비브바일리 회장은 축사에서 이번 출간을 “한-아제르바이잔 문학·문화 교류의 새로운 장”이라 평하며, 이 책이 국경을 넘어 두 나라를 잇는 다리가 되기를 기대했다.
공동 번역자 유수진 작가는 이번 작업을 “초원을 달리며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는 모험”에 비유했다. 그는 특히 「바사트가 외눈박이 테패괴쥐를 물리친 이야기」를 언급하며, “사건의 배경을 외면하지 않고 직시하는 서사 방식에서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유수진 작가는 “세심한 고민과 작은 용기가 모여 역사가 되고 시가 된다”는 메시지를 한국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함께 번역한 레일라 박사는 어린 독자들에게 특별히 따뜻한 당부를 전한다. “영웅은 초능력을 가진 특별한 존재만이 아니라, 용기와 사랑으로 세상을 바꾸는 모든 사람”이라며, 『고르구드 아버지의 영웅서사시』가 어린이와 청소년 독자들에게 꿈과 도전의 힘을 북돋워 주기를 바랐다.
방민호 교수는 감수의 말에서 “사랑과 이별, 싸움과 용서, 떠나고 돌아오는 드라마틱한 이야기 속에서 한국인과 아제르바이잔인의 마음이 하나로 만나는 연못을 발견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이 이야기들이 “더 드넓고, 모험에 차 있으며, 리드미컬한 노래를 품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초원을 잃어버린 우리가 지금 꼭 읽어야 할 이유”를 독자들에게 전한다.
이번 번역은 아제르바이잔 국립과학아카데미 바디르칸 아흐마도브 교수, 바쿠 국립대학교 와기프 술탄리 교수의 조언과 자료 제공 덕분에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또한 아제르바이잔 디아스포라 재단의 지속적 후원이 책의 출간을 가능하게 했다.
『고르구드 아버지의 영웅서사시』는 단순히 외국 고전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이는 고대 민족의 집단적 기억이자 인류의 문화유산으로, 오늘날 한국 독자들에게도 깊은 감동과 지혜를 전한다. 용기와 정의, 공동체 정신을 담은 이 서사시는 어린이에서 성인에 이르기까지 모두에게 삶의 용기를 북돋우는 거울이 될 것이다. 이번 한국어판 출간은 한·아제르바이잔 문학 교류의 새로운 이정표이자, 동서양의 고대 영웅 서사가 오늘의 독자와 다시 만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뜻깊은 순간이다.
“내가 사는 곳 내 고향은 귀노르타즈드!
어두운 밤에 길을 잃으면 내 희망은 알라신이다.
큰 깃발을 들고 가는 칸은 바인드르 칸이시다.
전쟁 날 내 앞에서 가는 영웅은 살루르 가잔이시다.
우리 어머니의 이름을 묻는다면 그분은 단단한 나무이시다!
우리 아버지의 이름을 묻는다면 그분은 용맹한 사자이시다!
내 이름을 묻는다면 아루즈의 아들 바사트이다!”
⎯ (「바사트가 외눈박이 테패괴쥐를 물리친 이야기」 中)
디르새 칸은 아들이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칸들의 칸인 바인드르 칸이 소년에게 베이 칭호를 내리고 후계자로 인정해 주었다. 그리고 고르구드 아버지가 와서 영웅서사시를 지었다.
“그들도 이 세상에 왔다 갔다네.
카르반이 떠났듯이 갔다네.
죽음이 그들을 데려갔다네.
이 덧없는 세상만 남았다네.
내가 이제 덕담 한마디 하겠습니다.
검은 죽음이 온다면 길을 내주어라.
알라신께서 당신에게 맑은 몸과 풍족한 재산을 주시리.
천상의 알라신께서 당신을 도우리.
당신이 있는 곳에 높게 솟은 산은 무너지지 않으리.
그늘을 내어주는 키 큰 나무들은 잘리지 않으리.
힘차게 흐르는 깨끗한 물은 마르지 않으리.
날개 끝은 부러지지 않으리!
말이 질주할 때 당신 말은 헛발질 따위 하지 않으리.
싸울 때는 크고 날카로운 강철 검이 무뎌지지 않으리.
머리칼이 하얗게 센 어머니의 거처가 낙원에 있으리.
수염이 하얗게 센 아버지의 거처가 천국에 있으리!
진실을 위해 불붙인 등잔은 영원히 타오르리.
전능하신 알라신께서 당신이 악인에게 의지하게 내버려 두지 않으리.”
⎯ (「디르새 칸의 아들 부가즈 이야기」 中)
“베이라고 부르던 용감한 이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세계가 내 것이라고 자신만만하던 이들은 다 어디에 있는가?
죽음이 영웅들을 데려가고 땅이 영웅들을 숨겼으니
필멸의 세계는 누구의 것이 되었는가?
누구나 왔다 가는 세상, 반드시 죽음이 있는 세상.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는 없는 세상!
내가 이제 덕담 한마디 하겠습니다.
그늘을 내어주는 큰 나무는 잘리지 않으리라!
맹렬히 흐르는 아름다운 물은 결코 마르지 않으리라!
신은 당신이 악인에게 의지하게 내버려 두지 않으리라!
흰 말은 달리고 달려도 지치지 않으리라!
날카로운 강철 검은 무뎌지지 않으리라!
창을 아무리 찔러도 긴 창은 결코 휘어지지 않으리라!
천국이 수염이 하얗게 센 아버지의 거처가 되리라!
낙원이 머리칼이 하얗게 센 어머니의 거처가 되리라!
마지막 날에도 순수한 믿음을 잃지 않으리라!
아멘이라고 말하는 자들은 모두 신의 얼굴을 보게 되리라!
이마가 땅에 닿도록 다섯 번 예를 올리면 알라신께서 흡족해하시리라!
알라신께서 거룩한 무함마드의 이름으로 당신의 죄들을 용서해 주시리라!”
⎯ (「살루르 가잔의 집이 약탈 당한 이야기」 中)
목차
축사
바사트가 외눈박이 테패괴쥐를 물리친 이야기
디르새 칸의 아들, 부가즈 이야기
살루르 가잔의 집이 약탈 당한 이야기
바이배래의 아들, 밤스 배이래크 이야기
가잔 베이의 아들, 우루즈가 포로로 잡힌 이야기
두카 노인의 아들 돔룰 이야기
작가의 말 (유수진, 레일라)
감수자의 말 (방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