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이것은 소설을 넘어서 삶 그 자체다'
도스토예프스키도 극찬한 러시아 사실주의 문학의 걸작
톨스토이 사망 100주년을 기념하여 귄위 있는 러시아어 원전을 바탕으로 톨스토이 문학세계를 집대성하고자 하는 「톨스토이 문학전집」의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작품. 안나 카레니나의 일대기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소설은 한 여인의 사랑과 질투, 용서와 분노, 생과 사의 투쟁 속에서 인간과 사회가 근원적으로 지니고 있는 양면성의 한계를 극단까지 드러내 보인 작품이다.
톨스토이의 3대 명작 중 하나로 발표 시기가 『전쟁과 평화』 『부활』 사이에 위치할 뿐만 아니라, 톨스토이의 문학세계 전반을 놓고 볼 때도 대작가의 예술세계가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은 정점에 서 있다. 실제로 『안나 카레니나』는 『전쟁과 평화』에서 보여준 러시아 사실주의의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으면서도 『부활』에서 보이는 계몽적이고 종교적이며, 사회참여적인 색채 또한 지니고 있어서, 톨스토이 문학세계의 전반기와 후반기가 맞닿은 곳에 놓여 있는 작품이다. ‘소설 구성의 완성’이라는 칭호에 걸맞게 뛰어난 구성력과 사실적이면서도 미적인 묘사와 문체, 당대 러시아의 사회·문화·정치 등을 반영한 시대정신과 인간의 근원적인 한계와 구원에 관한 작가의 깊은 철학이 담겨 있다.
출판사 리뷰
우리 운명이 어떻고, 또 어떻게 되든
그것은 우리가 만든 것이고 우리는 그것을 후회하지 않아
안나 카레니나의 일대기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소설은 한 여인의 사랑과 질투, 용서와 분노, 생과 사의 투쟁 속에서 인간과 사회가 근원적으로 지니고 있는 양면성의 한계를 극단까지 드러내 보인 작품이다. 800페이지 내외에 달하는 분량으로 2권으로 묶일 만큼, 밀도 있는 서사가 깃들어 있는 이 작품에는 수많은 인물이 등장하지만, 이들 모두가 인간으로서의 모순적인 측면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에서는 모두 동일하다. 주인공인 안나 카레니나는 말할 것도 없고, 그의 남편인 카레닌은 부정을 저지른 아내를 용서할 만큼 기독교적인 선한 본성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이비 종교에 현혹될 만큼 약한 믿음을 지닌 인물이자, 아내에게 ‘행정 부서의 기계’라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청원자의 눈물 앞에서는 당황해하는 인물이다. 안나의 연인인 브론스키 역시 진퇴양난에 빠진 안나를 끝까지 돌보려는 순애보적인 모습을 보이면서도 자신의 허영과 자존심, 자기의 삶을 우선시하는 태도로 그녀를 좌절시킨다. 이들 모두의 세계와 대척점에 서 있는 인물인 레빈 역시 이러한 양면성에서는 자유스러울 수 없는데, 그는 자신의 부당한 이득을 자각하며 상당히 개혁적인 인물로 그려지지만 지주로서의 자신의 한계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이는 오블론스키와 나눈 토지 분배에 관한 대화에서 모호하면서도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는 장면에서 잘 드러난다. 그 결과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제 나름의 고뇌와 불행을 안고 끊임없이 번뇌한다.
이러한 양면성의 대표적인 희생자가 바로 소설의 주인공인 안나 카레니나다. 그녀는 브론스키와 결혼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카레닌과 헤어질 수도 없는 모순적인 상황 속에 갇혀서 끊임없이 고뇌한다. 아울러 자신과 똑같이 부정을 저지르면서도 오히려 당당하게 위선적인 모습을 보이며 자신에게 돌을 던지는 여인들과 부정을 저지른 남성에게는 관대한 모순적인 사회 속에 갇혀 있다. 즉, 그녀는 각 개인이 겪는 모순적인 상황에 더해서 사회 제도가 지니고 있는 모순적인 상황으로부터도 억압받는 존재다. 이러한 그녀의 선택은 결국 대부분의 사람이 선택하듯이 ‘위선’을 통해 이 모든 모순적인 상황을 은폐하거나 적극적으로 모순의 고리를 끊는 길밖에는 없다.
하지만 안나는 자신의 행위를 적당히 위장하지 않는다. 작품 전반에서 보이슴 그녀의 독백, “그래도 나는 위선을 행하지는 않아”라는 말이 이러한 그녀의 심리를 대변한다. 안나는 온몸으로 사회적 위선에 저항하지만 결국 그녀는 자신의 사랑과 생각을 어느 누구로부터도 이해받지 못한 채 자살로서 생을 마감하게 된다. 안나의 파멸은 사회적, 종교적 관습에 저항하면서 쟁취하려던 사랑이 그녀에게 등을 돌리면서 증오, 질투, 절망에 빠져 막다른 골목에 처한 주인공이 선택한 마지막 해방의 길이다. 「로마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에서 인용된 “복수는 나의 것이니 내가 갚으리라”라고 하는 제사題詞는 결국 안나의 행위에 대한 심판이 인간의 영역에 속한 것이 아니라 신의 영역임을 보여주는 말이다. 동시에 이는 사회적, 종교적 윤리라는 것과 개인의 삶에 대해 근본적으로 사고해볼 것을 독자들에게 요구한다.
작가 소개
저자 : 레프 톨스토이
러시아의 소설가ㆍ사상가. 도스토예프스키, 투르게네프와 더불어 ‘러시아 3대 문호’로 일컬어지고 있다. 1828년 남러시아 툴라 근처에 있는 영지 야스나야 폴랴나에서 명문 백작가의 4남으로 태어났으며 어려서 부모를 잃고 고모을 후견인으로 성장했다. 카잔대학에 입학했으나 중도에 자퇴했다. 1847년에 고향으로 돌아와 농장일에 전념했으나 실패하고 1851년에 카프카즈의 군대에 들어갔다. 1852년 처녀작 『유년시대』를 발표하여 투르게니에프로부터 문학성을 인정받기도 하였다. 그 후 러시아 농민의 비참한 현실에 눈을 뜬 그는 농민계몽을 위해 야스나야 폴랴나 학교를 세우고 농노해방운동에도 활발히 참여하였다. 그후 1869년에 완성한 『전쟁과 평화』로 세계적인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었으며, 러시아의 현실과 고통받는 러시아 민중의 삶을 여러 각도에서 포착하여 생동감 있게 그려내 오늘날까지도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세계적 문호로 인정받고 있다. 1870년대 후반기에 수많은 정신적 갈등과 고뇌를 겪고 난 뒤 홀연히 농부로 변신하였으며 1885년에는 뽀스레드니끄(중개인이라는 뜻) 출판사를 만들어 러시아 민화와 복음서의 진리를 대중에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꾸민 책들을 펴내기 시작했다.
역자 : 윤우섭
충북 충주 출생으로, 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어과를 졸업하고, 독일 마르부르크 대학교 졸업 문학박사를 취득했다. 1994년부터 경희대학교 러시아어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역서로 도스토예프스키의 『상처받은 자들』 외 다수와 논문으로 「망각: 암울한 미래의 전조」 외 다수가 있다.
목차
톨스토이 사망 100주년 기념 문학전집 간행에 부쳐
제5부
제6부
제7부
제8부
작품 해설
작가 연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