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일러스토리아illustoria 시리즈, 열 번째 이야기
‘닭장 속에는 치킨이’현재를 살고 미래를 살아갈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이야기를 일러스트와 함께 풀어냈다!
‘일러스토리아’ (‘illustration’과 역사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storia’를 합성하여 만든 시리즈명)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짧은 호흡으로 구성한 동시에, 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들어 주는 경쾌하고 세련된 일러스트를 곁들여 몰입감을 높였다.
이렇게 탄생한 일러스토리아 시리즈! 앞서 출간한 <셀마 대행진>, <패스트 패션>, <아프리카 쟁탈전>, <핵무기의 모든 것>, <광고의 모든 것>, <지정학의 모든 것>, <실크로드>, <장벽의 모든 것>, <플랜테이션 세계사>에 이은 열 번째 책은 먹히기 위해 태어난 동물들이 어떻게 태어나 어떤 환경을 거쳐 우리 밥상 위에 오는지 잔인한 현실을 들여다보게 해 줄 <닭장 속에는 치킨이>이다.
우리는 (채식주의자가 아니라면) 거의 매일 고기를 먹는다. 하지만 날마다 집는 고기 한 점이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 식탁에 오르는지, 그리고 그것이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 보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고기는 그저 영양이 풍부한 양질의 음식이라는 생각에 그쳐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무관심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런 우리가 한 번쯤 들춰 봐야 할 책이다. <닭장 속에는 치킨이>는 오직 먹히기 위해 태어난 동물들의 현실과 삶을, 인류가 가장 많이 소비하는 ‘닭’을 중심으로 보여 준다.
과거에는 제사상이나 부잣집 밥상에서만 구경할 수 있었던 닭을, ‘1인 1닭’으로 흔하게 접할 수 있게 되기까지, 닭에게는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났길래 우리는 이토록 쉽게 닭고기를 접할 수 있게 된 것일까?
인류가 가장 사랑해서, 가장 고통 받는 동물
닭우리는 이제껏 병아리를 먹어왔다
닭고기는 처음부터 흔한 음식이 아니었다. 하지만 오늘날 닭고기는 전 세계 인류가 가장 많이 소비하는 단백질 공급원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닭은 어떻게 이렇게 만만한 존재가 되었을까?
그 배경에는 닭의 빠른 성장과 닭고기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공장식 축산’이 자리 잡고 있다. 흔히 공장식 축산을 ‘밀집된 공간에서 가축을 사육하는 방식’ 정도로 이해하지만, 경제적 이익과 맞물린 상황에서 닭은, 최소한의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생명이 아닌, 알을 낳거나 고기가 되기 위해 살찌우며 사는 ‘살아있는 기계’로 취급되는 것이 실상이다.
A4 용지 크기만 한 닭장 속에서는 2-3마리의 산란계들이 평생 땅을 밟지도, 날개 한번 펴 보지도 못한 채 살다 도살된다. 심지어 24시간 쉼도 없이 알을 낳고 있는데, 그곳은 마치 알을 찍어 내는 공장에 가깝다.
우리가 치킨으로 먹는 육계의 현실도 만만치 않다. 닭의 평균 수명은 7-13년이지만, 육계의 수명은 고작 30일 남짓. 살아있는 동안 햇볕 한번 쬐지 못한 채 항생제를 넣은 사료를 먹다가 우리의 식탁 위에 오른다. 더욱 놀라운 것은, 우리가 먹는 이 육계는 사실 ‘꼬끼오’ 하며 우는 닭이 아닌 ‘삐약삐약’ 우는 병아리라는 사실이다. 닭이 태어난 지 10주가 되기 전까지는 ‘병아리’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효율성과 경제성만을 따지는 공장식 축산 환경에서, 알을 낳지 못하는 수평아리는 태어나자마자 죽임을 당하기까지 한다.
동물이 동물답게 살아가게 하는 방법,
닭장 속에서 빼내는 일인류는 너무 많은 고기를 먹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루 약 30억 마리의 동물들이 고기가 되기 위해 도살되고 있다.
이 무시무시한 고기 소비량은 공장식 축산을 지속할 수밖에 없게 하는 요인이며, 이 과정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사료를 생산하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아마존 밀림은 파괴되고 있다. 치킨을 좋아하는, 고기반찬을 좋아하는 우리에게 이러한 진실은 불편하고, 불필요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간뿐 아니라 모든 생명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생각하고 공부하는 인류로서 이런 진실들을 외면하고 무시한 채 살아간다면, 더 나은 세상, 다함께 살기 좋은 세상은 결코 오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우리가 고기를 먹는 일이 단순히 개인적인 식습관을 넘어, 동물의 권리와 지구의 미래를 좌우하는 선택임을 직시한다면, 매일 알만 낳다가 죽는 닭, 고작 한 달여 만에 도살되는 병아리,
태어나자마자 죽임을 당하는 수평아리의 숫자는 줄어들 것이다.
동물이 동물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려면...
동물은 인간과 다르다. 본능적으로 행동하며, 인간만큼 이성적으로 사고하지 못한다.
하지만 감각할 줄 알고 느낄 줄 안다. 즉, 동물도 기뻐하고 슬퍼하며 두려워하는 존재라는 건 인간과 똑같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은 (채식주의자가 아니라면) 동물로부터 영양분을 얻으며 살아가는 존재이다. 그렇기에 수많은 인류가 고기를 아예 먹지 않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문제는 너무 많은 고기를 먹는 것이다. 정상적인 축산 방식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양의 고기를 소비하는 것이, 동물이 온갖 고통을 느끼다 죽게 만드는 축산 방식을 지속시키는 요인이다.
우리가 이웃과 서로 배려하며 고통을 주지 않으려 하는 것처럼, 동물에게도 고통을 주지 않으려 조금만 노력한다면, 예컨대, 치킨을 두세 조각 덜 먹거나, 돈을 조금만 더 보태 동물복지형 축산으로 생산한 상품을 구입한다면, 동물도 동물처럼, 기쁠 때 기뻐하고 슬플 때 슬퍼하는 일상적인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누군가는 상상할 것입니다.
‘과거와 같이 닭이 온종일 자유롭게 마당을 오가며, 암탉과 수탉이 사랑을 나누도록 할 수는 없을까?
그렇게 낳은 알을 먹으면서 살아갈 수는 없을까?
가능합니다. 다만, 지금보다 비싼 값을 주고 달걀을 사 먹어야 하죠.
그뿐만이 아닙니다. 지금보다 적은 양의 달걀을 먹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그럴 준비가 되어 있다면 닭들 역시 지금보다 훨씬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먹고 싶을 때 온갖 음식을 먹고, 그렇게 실컷 먹은 후 살을 빼기 위해 노력하는 삶을 반복한다면, 닭들 역시 쉼 없이 사료를 먹고 잠도 자지 않으면서 알을 낳아야 할 것입니다.
시대가 바뀌면서 동물을 바라보는 시각 역시 점차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날 세계 많은 나라에서 사람들은 동물복지, 동물권, 동물 해방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마트에서 ‘동물복지 달걀’, ‘동물복지 닭고기’, ‘동물복지 우유’ 같은 표현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죠. 과거에는 인간에게만 사용하던 복지(福祉)라는 단어를 동물에게 사용하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