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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어떻게 뉴스가 될까
커뮤니케이션으로서의 뉴스
돌베개 | 청소년 | 2014.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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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생각하는 돌 시리즈 6권. ‘나’로부터 ‘사회’로 관심을 확장하기 시작하는 청소년들에게 ‘뉴스’에 대해 다각도로 생각해 보도록 권하는 책이다. 신문과 TV 뉴스, 시사 고발 프로그램, 대안언론, 인터넷을 아우르며 ‘뉴스’와 ‘세상’의 관계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은 “뉴스를 아는 것은 뉴스가 전하는 사회를 아는 것”이며, 뉴스는 “확장된 커뮤니케이션 사이에서 나와 너 그리고 공동체의 가교 역할”을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킨다.

비판적 미디어.문화 연구의 성과를 바탕으로 여러 개념과 사례들을 엮어서 유용한 도구 상자를 제공한다는 점, 뉴스 제작 현장뿐만 아니라 한국의 언론을 둘러싼 다양한 사회적.역사적 이슈들을 펼쳐 놓는다는 점 또한 이 책의 미덕이다. 미디어가 담지 않는 뉴스 이면의 이야기는 뉴스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워 줄 것이며, 언론인을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실용적인 직업 탐색의 기회도 제공할 것이다.

  출판사 리뷰

뉴스로 정말 세상을 알 수 있을까? 왜 나의 이야기는 뉴스가 될 수 없을까?
미디어가 담지 않는 본격 뉴스 이야기


각자 보고 싶은 뉴스만 보는 인터넷·모바일 시대, 혹은 포토샵과 동영상 편집의 시대에 뉴스를 어떻게 보고 읽을 것인가. ‘나’로부터 ‘사회’로 관심을 확장하기 시작하는 청소년들에게 ‘뉴스’에 대해 다각도로 생각해 보도록 권하는 책. 『세상은 어떻게 뉴스가 될까: 커뮤니케이션으로서의 뉴스』는 신문과 TV 뉴스, 시사 고발 프로그램, 대안언론, 인터넷을 아우르며 ‘뉴스’와 ‘세상’의 관계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은 “뉴스를 아는 것은 뉴스가 전하는 사회를 아는 것”이며, 뉴스는 “확장된 커뮤니케이션 사이에서 나와 너 그리고 공동체의 가교 역할”을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킨다. 비판적 미디어.문화 연구의 성과를 바탕으로 여러 개념과 사례들을 엮어서 유용한 도구 상자를 제공한다는 점, 뉴스 제작 현장뿐만 아니라 한국의 언론을 둘러싼 다양한 사회적·역사적 이슈들을 펼쳐 놓는다는 점 또한 이 책의 미덕이다. 미디어가 담지 않는 뉴스 이면의 이야기는 뉴스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워 줄 것이며, 언론인을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실용적인 직업 탐색의 기회도 제공할 것이다. 돌베개 청소년 교양서 시리즈 ‘생각하는돌’ 여섯 번째 책으로, 젊은 문화연구자이자 미디어 비평가인 홍성일의 사려 깊은 글과 일러스트 작가 어진선의 재기 넘치는 그림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각자 보고 싶은 뉴스만 보는 인터넷.모바일 시대의 뉴스 읽기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어떻게 체감하고 인식할까? 아마도 ‘뉴스’는 우리가 세상을 받아들이는 방식을 결정하는 가장 힘 있는 틀일 것이다. 우리는 신문과 TV, 인터넷에서 뉴스를 일상적으로 접하고, 뉴스에서 다루는 소재에 대해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뉴스를 판단하는 기준에 맞춰 세상을 평가한다. 시사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정치인과 연예인의 행보, 주가와 날씨를 이야기하며, 보도 사실의 진위에 촉각을 세운다. 우리가 체감하는 현실은 우리가 무심코, 또는 의식적으로 보고 읽는 ‘뉴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물정 모르는 사람에게 던지는 말 중 하나가 뉴스 좀 보고 살라는 핀잔이다.
하지만 “뉴스를 아는 것은 뉴스가 전하는 사회를 아는 것”이라는 통념은 인터넷.모바일 시대에 그 힘을 상실한 것처럼 보인다. 사람들은 “사회 전체를 조망하는 뉴스보다는 즉각적으로 웃거나 놀라거나 분노할 만한 뉴스를 더 자주 찾는다. 연예.문화.라이프스타일 등의 말랑말랑하고 아기자기하고 부드러운 뉴스가, 정치.경제 등의 심각하고 날 서고 딱딱한 뉴스를 압도한다.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보다는 나의 문제, 나의 관심과 흥미, 나의 이익과 재미에 몰두한다.”(196쪽) 이러한 경향은 인터넷과 휴대폰에 친숙한 청소년들에게 두드러진다. 청소년들에게 기존 뉴스는 자신과 상관없는 따분한 이야기이거나, 대입 논술을 위해 ‘시사 상식’을 늘리고 ‘사회 비판’적인 시각을 키우기 위해 학습해야 하는 것이다. 한편, 인터넷은 ‘클릭’을 통해 각자 원하는 뉴스를 골라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간단하게 ‘악플’을 날릴 수도 있는 공간이다. 과연 우리는 뉴스로 세상(사회)을 알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젊은 문화연구자이자 미디어 비평가로 활동 중인 홍성일은, 그럼에도 “뉴스와 언론이 필요한 것은 ‘너’를 알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198쪽)이라고 생각한다. ‘나’와 ‘너’의 개인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넘어, 사회 전체로 확장된 커뮤니케이션으로서 뉴스를 바라보자고 제안한다.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의 어원이 ‘함께’(com) ‘하나 됨’(unify)임을 상기시키며, ‘하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디까지를 ‘하나’로 묶을 수 있을지, 새로운 ‘하나 됨’을 만들 수는 없을지 뉴스를 통해 살펴보자고 부추긴다. 새로운 매체의 등장과 함께 커뮤니케이션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보다 좋은 공동체를 만들 수 있는 기회와 잠재성 또한 늘어났기 때문이다. 뉴스는 “‘나’에게서 ‘너’로 넘어가는 거름 장치”(198쪽)이며 “개인적 문제를 사회적으로, 공식적으로, 일상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공공의 광장이기에 여전히 중요”(205쪽)하다. 신문과 TV 뉴스, 시사 고발 프로그램, 대안언론, 인터넷을 아우르며 뉴스와 세상(사회/공동체)의 관계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세상은 어떻게 뉴스가 될까: 커뮤니케이션으로서의 뉴스』(돌베개, 2014)는 이러한 문제의식의 결과물이다. 이 책은 뉴스를 어떻게 보고 읽을 것인가에 관해 다층적인 접근의 뉴스 읽기를 시도한다.

오늘날 뉴스는 이 확장된 커뮤니케이션 사이에서 나와 너 그리고 공동체의 가교 역할을 맡습니다. 뉴스는 단지 저 멀리서 우리를 관찰하고 내려다보며 기록하는 제3자의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어떻게 뉴스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뉴스 또한 달라집니다. 좋은 뉴스가 좋은 공동체를 만들고 그 사이에 우리가 있습니다. 언제나 그리고 항상, 뉴스에 대한 관심은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한 관심과 일치하였습니다. 남은 과제는 여러분의 일상과 현실 속에서 보다 꼼꼼히 뉴스를 살피고 또 기회가 된다면 여러분 각자가 세상을 기록하는 자, 저널리스트가 되는 일이겠지요. 강조한 바대로 뉴스는 그럴 만한 가치가 충분합니다. 뉴스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계속되다 보면 어느 순간 우리 주변의 공동체가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냥 뉴스를 흘려보내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럴 경우 뉴스가 여러분을 무심하게 흘려보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공동체로부터 우리 스스로가 멀어져 그 어느 때보다도 고립되고 소외될 수가 있습니다. 뉴스의 흐름 속에 여러분 자신을 흠뻑 적시길, 이를 통해 좋은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_205~206쪽

‘개념’과 ‘사례’를 통해 사유의 힘을 기르는 뉴스 읽기

『세상은 어떻게 뉴스가 될까』는 비판적 미디어.문화 연구의 성과를 바탕으로 여러 개념과 사례를 엮어 뉴스뿐만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큰 그림과 유용한 도구 상자를 제공한다. ‘상상의 공동체’, ‘재현’ 등의 개념이 처음에는 어렵고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독자들은 ‘오장풍 교사’, ‘연평도 피격’, ‘구제역 파동’ 등 이 책에 언급된 풍부한 사례들을 통해 개념이 의미하는 바를 파악할 수 있고, 개념을 통해서는 모호하거나 서로 연관이 없다고 느꼈던 사건들을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는 언어적 자원을 얻을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사건들을 통합적으로 사유할 수 있는 개념의 힘, 세상에 대한 의문을 푸는 열쇠로 작동하는 개념의 효과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이 책은 뉴스에 대한 우리의 통념들을 조목조목 살펴보며, 뉴스에 접근하는 저자 나름의 열쇠말을 제시하는 작업에서 출발한다. 특히, ‘뉴스는 사실에 관한 것’이라는 통념에 강한 의문을 표한다. 저자는 ‘오장풍 교사’ 사건 보도에 사용된 어휘들을 분석하고 ‘재현’ 개념을 엮어서 우리는 사실이 아니라 사실에 관한 해석을 받아들인다고 이야기한다. 저녁 뉴스에, 학생을 때리는 교사를 동영상으로 찍은 장면이 방송되었다. 그렇다면 이것은 사실이지만, 이 사건을 ‘체벌’, ‘구타’, ‘손찌검’이 아니라 “도를 지나친 폭행”이라고 부르는 것은 기자의 해석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덧붙인다. “뉴스는 사실의 다시-나타남, 재현입니다. 물론 기자는 사실을 최대한 충실히 담으려 하겠지만 앞서 예에서 보듯 사실을 완전히, 똑같이 재현하고 전달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언제나 해석을 해야 하기 때문이겠지요.”(24쪽) 그리고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다음 장에서는 연평도 피격 뉴스에서 각 신문이 다른 사진을 내보낸 사건으로 주의를 환기하며, 세 가지 ‘익숙함’과 ‘이데올로기’라는 개념을 고리로 해서 사회와 뉴스가 함께 맞물리는 지점을 본격적으로 탐색한다.

많은 언론이 파업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도합니다. 대중교통 파업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파업으로 수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노동자들은 이미 고임금을 받고 있다 등등은 우리가 자주 접하는 봄의 뉴스입니다. 이들 뉴스들이 담고 있는 이데올로기는 ‘작은 이익을 위해 큰 이익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이것은 누구에게 유리한 이데올로기인가요? 현실에서 보다 많은 권력을 갖는 기업인의 이데올로기일 것입니다. 더군다나 기업인은 자신의 이데올로기를 더 잘 알리기 위해 더 자주 언론과 만납니다. 『매일경제』와『한국경제』와 같은 경제 전문 신문은 기업과 보다 가깝습니다. 성공한 기업인들은 더 자주 뉴스에 노출됩니다. 기업인은 큰돈을 들여 법률 회사로부터 법적 자문도 받고 자신에게 유리한 광고를 미디어에 더 많이 내보낼 수 있습니다. 심지어 기업인들의 모임인 전국경제인연합은 중고등학교 교과서『경제』를 만들어 자신들에게 유리한 내용을 미래의 시민, 미래의 노동자들에게 오래전부터 가르쳐 왔고요.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이기에 앞서 이미 여론은 노동자들에게 불리하게 조성되고 있습니다. _59~60쪽

‘생산’과 ‘유통’과 ‘수용’을 아우르는 뉴스 읽기

『세상은 어떻게 뉴스가 될까』는 신문 기사를 통해 사회적 이슈나 사건을 이해하는 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뉴스 생산자와 소비자를 균형 있게 바라보면서, 뉴스 자체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이야기되는지 그 생산과 유통, 수용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어떻게 기자들이 사건을 취재하는지, 어떻게 현실의 수많은 사건 중에서 특정한 일들이 미디어에 의해 선택되어 ‘뉴스’로 가공되는지, 어떻게 뉴스에 그것을 만드는 사람들의 생각이 반영되는지, 뉴스가 우리 손에 닿기까지의 과정을 입체적으로 살펴본다. 또한 더 좋은 뉴스를 원하는 독자와 시청자들을 위해 구조 안팎의 해법과 개인의 문제를 들여다본다. 대의제 저널리즘, 언론고시, 폴리널리스트, 광고, 방송국 파업 등을 중심으로 기자의 직업윤리가 작동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공영방송 제도와 편집국장 직선제 같은 제도 개혁의 움직임을 돌아보며, 대안언론을 중심으로 직접적인 뉴스 생산의 가능성도 타진해 본다.
특히, 이 책에서 2010년 말에 발생한 ‘구제역 파동’을 뉴스 제작 시스템의 한계, 즉 “언론의 과도한 출입처 의존 관행, 게이트키핑과 의제설정의 경직성, 대중매체의 한계를 집약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106쪽)로 파악하며, 그 보도 과정을 분석하는 부분은 각별한 주목을 요한다. 기자 저널리즘과 구별되는 PD 저널리즘의 특징을 살펴보고, 1970년대 이후 언론 통제와 언론 개혁 시민운동의 역사를 핵심만 간추려 설명하는 부분도 인상적이다. 이처럼 『세상은 어떻게 뉴스가 될까』는 뉴스 제작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 기자와 PD들의 세계의 실질적인 속살을 담아낼 뿐만 아니라 한국의 언론(미디어)을 둘러싼 다양한 사회적·역사적 이슈들을 펼쳐 놓는다. 이 책은 완성된 뉴스의 이면에 관한 다양한 궁금증을 해결해 줄 것이며, 나아가 언론인을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실용적인 직업 탐색의 기회도 제공할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이 기간에 구제역을 대신한 뉴스는 동물원을 탈출한 곰 ‘꼬마’였습니다. 당시 ‘꼬마’는 동물원의 구조 손길을 피해 신출귀몰한 도피 행각을 벌여 큰 화제가 되었는데요. 언론사는 여기에 더 큰 뉴스가치를 부여했습니다. 사람들에게 화제가 되리라 생각했던 것인데, 이는 언론사가 현장의 목소리가 아니라 책상(desk)으로부터 뉴스를 판단했기에 벌어진 일입니다. 구제역으로 인한 현장의 고통이 생생하게 데스크까지 전해졌다면, 언론사의 조직 구조가 조금만 더 유연했다면, ‘꼬마’가 구제역 파동보다 더 각광받거나 구제역 파동이 오랫동안 수면 아래에서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구제역 관련 소식은 데스크까지 오르는 여러 관문에서 걸러졌고, 그 결과 구제역이 발발한 한 달 후인 12월 22일이 되어서야 첫 뉴스로 다루어집니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그때까지 얼마나 구제역이 심각하게 번졌고, 그로 인해 얼마나 새까맣게 농심이 타들어 갔으며, 산 동물들이 어떻게 무참히 살처분되는지를 제대로 알 수가 없었습니다. 무려 한 달 가까이 우리 국토 전역을 뒤흔든 사투의 본모습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셈입니다. _112쪽

‘포토샵’과 ‘동영상’ 편집의 시대, 다음 세대를 위한 뉴스 읽기

『세상은 어떻게 뉴스가 될까』는 글뿐만 아니라 뉴스에 실린 사진 이미지, 시사 고발 프로그램의 제작 방식과 영상 언어를 사려 깊게 살펴본다. ‘포토샵’이 널리 퍼지면서 원본 이미지의 변형이 일반화되고, 휴대폰 카메라로 누구나 사건 현장을 기록할 수 있으며, 인쇄 매체보다 영상.인터넷 매체가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시대다. 특히, 황우석 사건(2005), 한미 FTA 사건(2006), 광우병 사건(2008) 등 최근 몇 년간 한국 사회를 뒤흔들었던 핵심 의제가 TV 방송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을 환기한다면 『추적 60분』『PD수첩』『그것이 알고 싶다』로 대표되는 PD 저널리즘에 관한 이해는 필수적이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를 들려줄 때,『부산일보』 신춘문예 영화평론에 당선된 바 있으며 SBS 『열린TV 시청자 세상』에서 시청자 평가원으로 활동했던 저자의 이력은 빛을 발한다.
저자는 ‘연평도 피격’ 사건 보도를 분석하면서 주요 신문들이 같은 사진을 다르게 보도한 사실에 주목한다. 하지만 이것을 “‘사실’과 ‘사실과 아닌 것’이라는 아주 단순한 OX 퀴즈”(39쪽), 또는 ‘사진 조작’의 문제로 봐서는 안 되는데, 사진 또한 해석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사진 속에 조작 불가능한 진실이 있다는 믿음은 낡은 것이 되었으며, 이미지의 해석은 눈, 생각, 상상의 익숙함에 따라 달라진다. 각 신문은 ‘어딘가에 불이 나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는 것에 대한 우리의 경험, 북한에 대한 생각, ‘전쟁’ 하면 “하늘은 검은색 연기와 오렌지색 화염으로 휘감겨 있고 바다는 포격의 현장을 묵묵히 반사하는 이미지”(41쪽) 따위를 떠올리는 관습에 비추어 사진을 해석해 냈다.
한편, 기존 뉴스를 보완하거나 아예 넘어서는 의제를 생산하는 PD 저널리즘은 같은 영상 매체라도 TV 뉴스와 그 성격이 다르다. PD 저널리즘 프로그램은 “편집을 어떻게 하느냐, 어떤 음악을 배경으로 덧입히느냐, 내레이션의 호흡을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최종 결과물이 달라”(119쪽)지는데, 이는 기자와 달리 출입처가 없고 덜 수직적인 PD 조직 문화의 결과물이다. 저자는 구체적인 프로그램 사례로 미국의 ‘점령하라’ 운동을 다룬 『PD수첩』「99%의 분노, 저항하라!」 편을 분석하며, 방송의 입장을 뚜렷하게 밝히는 것이 PD 저널리즘의 장점이지만 선동의 위험 또한 존재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금융위기로 집을 잃고 거리로 내쫓긴] 존슨 씨의 사연이 끝나자마자 경찰이 시위에 나온 시민을 주먹으로 구타하는 장면이 뒤따릅니다. 그것도 같은 장면을 한 번은 정상 속도로, 이어서 다시 슬로우 비디오로 두 번 보여 주고요. 여기에 갑작스런 경찰의 폭행에 소스라치게 놀라는 시민들의 괴성이 길게 이어집니다. 위기감을 불러일으키는 배경음악까지 더합니다. 이를 통해 시청자들은 손쉽게, 무고한 존슨 씨 혹은 시민들과 그들을 무력으로 진압하는 나쁜 행정 당국이라는 선악 구조에 빠지게 되지요. _124쪽










  작가 소개

저자 : 홍성일
서강대학교 언론문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이다.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운영위원이다. 저서로는 <세상은 어떻게 뉴스가 될까>, <PD 저널리즘>(공저), <글로벌 시대 미디어 문화의 다양성>(공저) 등이 있다. 역서로는 <비디오 게임>(공역)이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문화 연구 및 문화 정책, 저널리즘, 언론 운동이다.

  목차

들어가며 고개를 들어 세상 바라보기

1장 뉴스의 여러 얼굴들

뉴스는 전문 기자가 쓰는 것이다? | 세상을 알려면 뉴스를 봐야 한다? | 뉴스는 사실에 관한 것이다? | 뉴스가 현실을 바꿀 수 있을까 | 우리는 뉴스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알바 잔혹사, 십 년째 똑같은…
* 상상의 공동체 * 재현

2장 뉴스는 우리의 해석보다 느리다

1 여섯 개의 세계
연평도 피격 사진을 보시겠습니다 | 처음엔 같은 사진이었는데… | 무엇이 이렇게 다르게 만들었을까 | 뉴스를 담는 ‘익숙함’의 틀
광화문에 왜 하필 이순신 장군이?
* 연평도 피격 사건

2 우리가 세상을 보는 틀
이데올로기 비판, 상식의 허점을 찾아라 | 이데올로기 없이 살 수 있을까 | 이데올로기는 거짓이 아니다 | 이데올로기는 권력과 뗄 수 없다
* 상식 * 이데올로기와 신화 * 권력과 지배 이데올로기

3 뉴스와 사회를 잇는 끈
언론사는 저마다 독특한 입장이 있다 | 우리는 뉴스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 좋은 이데올로기, 좋은 뉴스

3장 뉴스는 우리가 보는 것보다 깊다

1 언론사는 기자보다 힘이 세다
“MBS 아무개 기자입니다”| 기자가 이름보다 방송사를 먼저 말하는 이유 | 뉴스를 대량으로 만드는 조직
* 미디어화와 미디어 논리

2 시끌벅적 뉴스 제작 현장
왜 이것은 뉴스지만 저것은 뉴스가 아닐까 | 가치와 권력이 만날 때 | ‘출입처’에서 뉴스를 확보하자 | 데스크, 뉴스를 문단속하다 | 뉴스의 운명, ‘1면’과 ‘킬’사이 | 뉴스를 엮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보도자료
* 가치와 체계

3 뉴스 제작 시스템이 가져온 비극
언론사 뉴스의 한계 | 구제역 확산에 언론의 책임이? | 뉴스에 구제역 이야기는 없었다 | 왜 현장의 목소리를 몰랐을까

4 PD 저널리즘
PD도 뉴스를 만든다 | 출입처가 없는 저널리스트 | 그 프로그램은 위험하다!? | 99%의 분노, 저항하라!

4장 불량 뉴스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1 언론과 권력의 부당 거래
언론, 신뢰가 안 가는 감시견 | 왜 김 기자는 주 검사와 술을 마셨을까 | 기자 윤리강령과 구조적 불량품

2 불량 기자 만드는 구조
기자가 우리의 알 권리를 대표한다는 믿음 | 아무나 기자를 할 수 없다? | 뉴스의 권력, 기자의 권력 | 정부의 언론 길들이기 | 광고주 눈치 보기
* 지식, 권력, 뉴스 * 기자들의 임금 격차

3 제도를 개혁하고 감시하자
공영방송 제도를 운영하자 | 경영권과 편집권을 나누자 | 언론 보리 밟기 | 일상 속 작고 소박한 실천들
닭싸움 결과는 24주 후에

4 직접 뉴스를 만들자
1인 미디어의 시대| ‘할 수 있는 것’과 ‘하는 것’ | 그 많던 VJ들은 어디로 갔나 | 대안언론의 앞날을 응원하며
퍼스널 저널리스트 김진숙

5장 좋은 뉴스가 만드는 좋은 공동체

인터넷의 나, 오프라인의 나 | 내가 원하는 뉴스만 볼 수 있다면 | ‘너’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것 | 공통된 목소리 | 뉴스, 우리 각자가 기록하는 세상
* 언론과 공공의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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