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스탠 바이 미》는 ‘마라탕 가게, 코인 노래방, 분식집’. 십 대 청소년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간을 배경으로, 그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고 있을 ‘사랑, 우정, 진로’를 다룬 소설집이다.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단단히 구축해 온 김하율, 조영주, 정진영 작가가 내공 깊은 시선으로 청소년의 현재를 포착하고 그려 냄으로써, 아픔과 절망을 겪으며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낸다.
가장 익숙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바로 지금’의 고민들을 담은 세 편의 이야기는 청소년 독자에게 공감과 재미를 선사한다. 짝사랑을 하면서 진짜 내 모습을 알아 가고, 마음을 나누는 친구를 만나고, 좌충우돌하며 내 길을 찾아가는 작품 속 인물들의 이야기에 푹 빠지다 보면 어느새 한 뼘 더 성장한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리뷰
내일은 다르게 살고 싶은 십 대를 위한 3인 3색 성장 소설
바로 지금,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에서 펼쳐지는 가장 가까운 이야기
《스탠 바이 미》는 ‘마라탕 가게, 코인 노래방, 분식집’. 십 대 청소년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간을 배경으로, 그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고 있을 ‘사랑, 우정, 진로’를 다룬 소설집이다.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단단히 구축해 온 김하율, 조영주, 정진영 작가가 내공 깊은 시선으로 청소년의 현재를 포착하고 그려 냄으로써, 아픔과 절망을 겪으며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낸다.
가장 익숙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바로 지금’의 고민들을 담은 세 편의 이야기는 청소년 독자에게 공감과 재미를 선사한다. 짝사랑을 하면서 진짜 내 모습을 알아 가고, 마음을 나누는 친구를 만나고, 좌충우돌하며 내 길을 찾아가는 작품 속 인물들의 이야기에 푹 빠지다 보면 어느새 한 뼘 더 성장한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김하율 〈마라탕후루집 딸을 좋아해〉
“내가 그런 것처럼 너도 그랬구나.”
일진들에게는 린치를 당하고, 평범한 아이들에게는 투명 인간 취급을 당하는 ‘짐스러운 짐.’ 짐에게는 짝사랑하는 소녀가 있다. 누구에게나 상냥한 반장 이나. 짐은 새로 생긴 마라탕후루 가게에서 나오는 이나를 보고 마라탕을 사 먹었다가, 그 다음 날 설사 때문에 일진들을 피해 도망치는 와중 갑자기 진짜 투명 인간이 되어 버린다. 죽을 것처럼 절박하고 괴로운 순간을 맞닥뜨려 능력이 발현한 것이다. 게다가 알고 보니 이나도 능력자였다! 이나는 어쩌다 능력을 가지게 되었을까? 그리고 짐의 짝사랑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난 내가 살아남았다고 생각해.”
이나가 아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아파트, 상가 건물, 자동차, 그리고 그 사이를 걷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숨기고 살고 있을까. 얼마나 많은 구원들이 스스로를 일으키고 있을까. (38쪽)
조영주 〈스탠 바이 미〉
“또라인가? 노래방에서 무슨 공부야?”
다이어트에 성공한 윤혜는 아이돌을 닮은 아이로 통하며 많은 친구가 생긴다. 쿨한 척을 하며 학교를 다니지만, 사실 따돌림이 다시 시작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늘 불안하다. 윤혜는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하면 따돌림당할까 봐 두려워 혼자 연습을 하기 위해 노래방에 갔다가 리라를 만난다. 리라는 아이돌을 그만둔 뒤 등교 거부를 하며 매일 노래방에 가는 아이다. 두 사람은 함께 노래를 부르고 공부를 하면서 우정을 쌓아 간다. 어느 날, 리라를 싫어하는 윤혜의 친구가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을 목격한다. 윤혜는 미움받기 싫은 마음에 리라에게 협박받고 있다고 거짓말을 하게 되는데…….
아이들에게 힐난을 받았을 때 몹시 두려웠다. 다시 따돌림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빠져서 집 밖으로 나가지도 못할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윤혜와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는 리라의 선언은 그에 비할 바가 못 되었다. 훨씬 더 가슴이 아팠다.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그런데도 윤혜는 리라를 잡지 못했다. (67쪽)
정진영 〈소거법〉
“무엇 때문에 돈을 벌고 싶은 거죠?”
특성화고등학교에 다니던 민준은 공기업이나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이 힘들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마자 자퇴를 한다. 대학에 가겠다며 부모님을 설득했지만, 수능 기출 문제를 한번 풀어 본 뒤 바로 수능을 포기하고 돈을 벌 궁리를 한다. 민준이 찾은 사업 아이템은 바로 떡볶이다. 인기가 많아 대기하는 사람도 많고, 품절이 되어서 일찍 문을 닫는 날이 잦은 ‘친친분식’의 특별한 떡볶이. 민준은 친친분식의 떡볶이라면 무조건 성공해서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며 친친분식의 주인에게 레시피를 알려 달라고 한다. 특이한 이력의 분식집 주인이 던지는 뜻밖의 질문에 민준은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는데…….
다소 묽어 보이는 떡볶이가 만들어졌다. 친친분식 떡볶이와 완전히 다른 심심한 맛이었지만 바로 전에 만든 것 보다 더 맛이 좋았다. 내가 만든 떡볶이 중에서 가장 맛있었고, 어디에서도 먹어 보지 못한 맛이었다. (113~114쪽)
◆ 마라탕후루집 딸을 좋아해
짐은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불룩 나온 뱃살이 보이지 않았다. 발은 뱃살에 가려져서 원래도 보이지 않았지만.
“뭐야, 나 지금 투명 인간 된 거야?”
당황과 황당 사이의 감정에 빠진 채 뺨을 때려 보았다.
짝-
소리가 날 뿐 아니라 아프기까지 했다. 그런데 보이지는 않았다. 통통한 볼도, 통통한 손가락도. 그저 발밑으로 물이 뚝뚝 떨어질 뿐이었다. 몸이 부르르 떨렸다. 물을 뒤집어썼더니 여름인데도 한기가 들었다. 짐은 방금 전의 상황을 떠올렸다.
몰래 왔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일진 패거리가 토끼몰이를 한 격이었다. 화장실에 숨었다가 물벼락을 맞았다. 짐은 두 손으로 머리카락을 움켜쥐었다. 여전히 손도, 머리도 보이지 않았다. 세상에, 투명 인간이라니. 심장이 튀어나올 것처럼 빠르게 뛰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머릿속으로 시간을 되돌리고 되돌렸다. 그 끝에 마라탕이 있었다.
◆ 스탠 바이 미
“역시 리라는 자신감이 넘치는구나. 너무 멋져. 나도 그러고 싶어.”
리라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난감했다. 남들의 눈이 두려워 학교에 못 간다고, 연습생도 그만뒀다고, 노래방으로 도망쳤다고, 말하는 게 두려워서 이러고 있을 뿐이라고…….
이 모든 걸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표현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냥 이렇게 말할 뿐이었다.
“넌 멋져. 내 친구, 민윤혜.”
내가 친구라니.
윤혜는 리라의 말, 특히 내 친구라는 말이 무척 기뻤다. 하지만 자신이 멋질 리 없었다. 윤혜는 가짜였다. 민드라미라는 별명으로 통하는, 어떻게든 따돌림당하지 않으려고 아등바등하는 가짜.
◆ 소거법
열심히 하면 나도 한국전력공사 같은 공기업이나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에 취직해 어깨를 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착각이었다. 선배들을 보니 죄다 지방에 있는 중소기업에서 2교대나 3교대로 일하며 개고생하거나 전공과 상관없는 콜센터 같은 곳에서 최저 임금을 받으며 일했다. 다가올 미래가 뻔한데 굳이 학 교에 머무를 이유가 있을까. 하루라도 일찍 학교에서 벗어나 돈을 벌 궁리를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날을 잡아 엄마와 아빠 앞에서 웅변하듯 준비한 말을 쏟아 냈다.
“특성화고 졸업해도 공기업이나 대기업에 취직하기 어려워. 그리고 운이 좋아 취직해도 별 볼 일 없어. 학교에서 플래카드를 걸어 공기업이나 대기업 취업에 성공한 선배들을 자랑하는데, 며칠 전에 뉴스 봤지? 그 선배들이 연봉이나 승진에서 대학 나온 사람보다 차별받고 있다잖아. 그런 대접 받을 거라면 빨리 자퇴하는 게 나을 것 같아.”
엄마는 답답한지 입을 닫은 채 나를 외면했다. 아빠는 미간을 찡그리며 내게 물었다.
“그래서! 자퇴하면 뭐 할 건데? 계획은 있어? 아무런 계획도 없이 자퇴하면 죽도 밥도 안 된다, 이 녀석아! 세상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아!”
나는 온 힘을 다해 진지하게 거짓말했다.
“나, 대학 갈 거야.”
작가 소개
지은이 : 정진영
장편 소설 《침묵주의보》, 《젠가》,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 《왓 어 원더풀 월드》, 소설집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등을 썼다. 월급사실주의 동인 소속이다.
지은이 : 조영주
소설가. 『십자가의 괴이』 『마티스×스릴러』 『처음이라는 도파민』 등을 비롯해 다양한 앤솔러지를 기획 및 출간했다. 세계문학상, KBS김승옥문학상 신인상을 받았고,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 예스24, 카카오페이지 공모전 등에서 수상했다.
지은이 : 김하율
2013년 단편 소설 〈바통〉으로 실천문학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 소설 《나를 구독해 줘》, 《어쩌다 노산》, 소설집 《어쩌다 가족》이 있다. 장편 소설 《이 별이 마음에 들어》로 2023년 제 11회 수림문학상을 수상했다.
목차
마라탕후루집 딸을 좋아해 / 김하율
스탠 바이 미 / 조영주
소거법 / 정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