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동양과 서양에서 인간의 감성과 상상력을 논해 온 핵심 개념인 ‘이미지image’와 ‘의상意象’을 통하여 동․서양의 미의식을 비교하고, 시문학의 창작을 위한 예술 정신과 미학 이론을 세밀하게 파헤친 전문 미학서이다. 저자는 미와 예술을 주제로 하는 강의 교재로도 활용이 가능하도록 총 12강을 알뜰하게 꾸려 놓았다.
무엇보다도 ‘청완’과 ‘한정’의 체험과 느림의 미덕을 선사하는 것이 읽는 이의 인생에서는 가장 뜻깊은 추억이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바쁜 현대인의 일상에서 시가의 ‘의상’과 ‘이미지’를 통하여 마음을 자유롭게 하고, 손때 묻은 다기와 문방구를 돌아보고 사색에 잠기는 시간, 있는 자리를 멀리 떠나지 않고도 마음이 사물과 더불어 상상의 세계를 노니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면, 미와 예술을 다루는 책이 주는 그보다 더한 미덕이 어디 있겠는가. 책을 읽고 나면, 오래된 필통을 열고, 낡은 연필 하나 찾아서, 다소곳이 깎은 후에 한 줄 시를 써보기를 권한다.
출판사 리뷰
이미지와 의상에 얽힌 이야기로 동서양의 미의식을 논하는 미학서
감응이 오고 감을 알지 못한다. 생각은 바람처럼 일고 말은 샘처럼 흐른다.
곧이곧대로 나열하면 여운이 적고, 곧장 드러내면 감동을 끌어내기 어렵다.
오직 ‘의상意象’을 통하여 곱씹어 생각하고 음미하여 통하게 한다.
- 육기, 『문부』 -
‘이미지image’는 지적이고 정서적인 복합체를 순간에 제시하는 것이다.
이로써 갑작스러운 해방감을 주고, 자유롭게 되는 느낌, 성장의 느낌을 주는 것이다.
- 에즈라파운드, 『시』 -
출판사 서평
『이미지가 의상을 만났을 때』는 동양과 서양에서 인간의 감성과 상상력을 논해 온 핵심 개념인 ‘이미지image’와 ‘의상意象’을 통하여 동․서양의 미의식을 비교하고, 시문학의 창작을 위한 예술 정신과 미학 이론을 세밀하게 파헤친 전문 미학서이다. 필자는 미와 예술을 주제로 하는 강의 교재로도 활용이 가능하도록 총 12강을 알뜰하게 꾸려 놓았다.
이 책에 담긴 내용은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동서가 교차하던 시기에 활동한 왕궈웨이, 주광첸, 쭝바이화와 같은 초기 중국 미학자들의 이론을 소개했다. 아직까지 국내에 이들 이론을 정리한 도서는 드문 편이므로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참조가 될 것이다. 이들은 모두 서구 미학 이론을 수용하면서 자신의 이론을 구축하였기에, 이 책에서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쇼펜하우어, 니체의 미학 이론도 함께 다루었다. 이런 까닭에 동양과 서양의 미학 이론을 비교하는 자료로도 손색이 없다.
둘째는 선진 시기 문헌인 『주역』으로부터 한나라의 『회남자』, 『논형』, 위진 남북조의 『문부』, 『문심조룡』에 이르기까지 외부 세계에 대한 인식을 논하던 ‘의상’이 문학과 예술 창작을 논하는 범주로 성장하는 과정을 순차적으로 살필 수 있다.
셋째는 유가와 도가, 그리고 기화유행설이 융합하여 형성되었던 초기 ‘의상론’과 불학의 전래 이후로 형성된 ‘의경설’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변모해가는 흐름을 살필 수 있다. 특히 불교의 유식론이 전통 유학의 기(氣)일원론과 융합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형이상학적인 불교의 심리와 심신일원의 유가적 사유가 어떤 방식으로 조화를 이루어가는지를 살필 수 있다는 점은 그야말로 이 책의 미덕이다.
넷째는 이책은 전문 미학 이론서로 쓰였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청담(淸淡)과 완상(玩賞), 은일(隱逸)과 한정(閑情)의 사유는 읽는 이에게 차 한 잔과 사소한 경물을 가까이 하고, 시 한 편을 읊는 마음의 여유를 선사한다.
무엇보다도 ‘청완’과 ‘한정’의 체험과 느림의 미덕을 선사하는 것이 읽는 이의 인생에서는 가장 뜻깊은 추억이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바쁜 현대인의 일상에서 시가의 ‘의상’과 ‘이미지’를 통하여 마음을 자유롭게 하고, 손때 묻은 다기와 문방구를 돌아보고 사색에 잠기는 시간, 있는 자리를 멀리 떠나지 않고도 마음이 사물과 더불어 상상의 세계를 노니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면, 미와 예술을 다루는 책이 주는 그보다 더한 미덕이 어디 있겠는가.
책을 읽고 나면, 오래된 필통을 열고, 낡은 연필 하나 찾아서, 다소곳이 깎은 후에 한 줄 시를 써보기를 권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현미
물 맑고 인심 좋은 생태 도시인 청주에서 태어나 대가족의 품에서 성장했다. 청주여자고등학교와 청주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속리산 자락의 종곡초등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서른쯤에 서울로 옮겨 와 종로의 상명부속초등학교에서 오랜 세월 아이들을 가르쳤다.40세에 공부를 재개하여 성균관대학교에서 예술철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동서양 고전을 통하여 미와 예술, 인간 상상력에 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으며, 올바른 인격 형성에 도움이 되는 미학 이론의 설계와 감성 교육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목차
1강. 동서 미학의 만남_image와 意象
A. 상상하는 주체의 세계
B. ‘아이콘icon’과 ‘시뮬라크르simulacre’
C. 쭝바이화와 대우주의 ‘음악-의상’
2강. 왕궈웨이의 경계설
A. 소옹의 ‘의상론’과 ‘관물觀物’ 해석
B. ‘우미優美’와 ‘굉장宏壯’
C. 문인 예술과 ‘고아古雅’
D. 선경(禪境), 한 잔의 차가 여는 풍경
3강. 현대 의상론과 영미 이미지즘
A. 자연을 향한 숭고와 기하학적 예술
B. 베르그송의 생명 철학과 ‘코미디comedy’
C. 에즈라 파운드와 ‘보텍스votex’
D. 시가의 풍격과 ‘의상’
E. 주광첸의 창조적 상상론
4강. 심미 감흥과 예술 심리학
A. 『논어』와 『시경』의 ‘흥興’
B. 한시의 ‘흥’과 무의식의 세계
C. 리쩌허우의 문화심리구조와 ‘진실한 상상’
5강. 『주역』에 실린 공자의 의상론
A. ‘의상’, 성인의 완전한 세계
B. 복희씨의 ‘관觀’과 유목遊目의 문화
C. ‘직관直觀’에 이르는 길
D. 정이의 ‘체화embodiment’와 ‘의상’
6강. 『주역』과 라이프니츠의 ‘직관’
A. 라이프니츠의 ‘상징기호화symbolica’
B. 『역』을 지은 성인의 ‘직관’
C. 성리학의 리기론과 모나드론
D. 서구 유럽의 미학에 깃든 동아시아
7강. 한 제국의 통일과 ‘기화우주’의 ‘의상’
A. 『회남자』의 ‘기화우주氣化宇宙’와 ‘의상’
B. 『황제내경』의 ‘중화中和’과 「본신本神」
C. 『논형』과 왕충의 ‘의상론’
8강. 위진 남북조의 ‘청담’과 ‘의상’의 심미화
A. ‘건안풍골’의 문학적 ‘기상氣象’
B. ‘죽림칠현’과 청의(淸議)들의 한담(閑談)
C. 청완(淸玩), 삶을 기르는 느림의 미학
D. 언부진의(言不盡意)와 ‘언-상-의(言-象-意)’
E. 『문부』와 『문심조룡』: ‘신사神思’의 원리
9강. 불학의 전래와 당시의 ‘의경’
A. 참됨〔眞〕, 기(氣)와 ‘의상’의 만남
B. 묘리(妙理), ‘의상’에서 ‘의경意境’으로
C. 당시의 경계와 취향(趣向)
D. 은일(隱逸)과 한정(閑情), 거주의 미학
10강. 명・청 시기 ‘의상-본체론’
A. 『문심조룡』의 계승과 공예적 ‘의상’
B. 왕정상의 사무(四務)와 삼회(三會)
C. 왕부지의 ‘정경교융(情景交融)’설
D. 현량(現量)과 ‘의상’의 진실성(眞實性)
11강. 의상과 포스트모더니즘 생태 미학
A. 모더니즘과 생태 문화 운동
B. 모더니즘에서 포스트모더니즘으로
C. ‘의상론’과 포스트모더니즘 예술생태주의
12강. AI시대와 ‘의상’의 가치
A. 세계와 ‘나’의 완전한 통일
B. ‘나’라는 가치의 실현
C. 몸으로 실현하는 생명의 기운
D. 예술가의 ‘신명’과 ‘몸’의 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