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돌아온 자리에서 다시 시작되는 신앙의 기록을 담은 산문집이다. 로마에서 고린도, 메테오라와 갑바도기아까지 바울의 흔적을 따라 걸으며 만난 믿음과 침묵의 시간을 기록했다. 성지의 풍경보다 그 길 위에서 흔들리고 다시 깊어지는 내면의 변화를 비춘다.
권서연의 이번 산문집은 안내서가 아닌 순례자의 고백에 가깝다. 로마의 돌길, 바울의 감옥과 참수터, 라오디게아와 파묵칼레에서 마주한 질문을 통해 ‘지금 당신의 믿음은 어디에 서 있는가’를 묻는다. 여행 이후에도 이어지는 신앙의 길을 사유하게 하는 기록이다.
출판사 리뷰
돌아온 자리에서 다시 시작되는 신앙의 기록
로마에서 고린도까지, 메테오라에서 갑바도기아까지
역사의 길 위에서 만난 믿음과 침묵의 기록!
흔들림마저 길의 일부였고,
돌길 위의 침묵은 내 안의 믿음을 다시 걷게 했다.
길은 떠나는 곳이 아니라, 돌아온 자리에서 시작된다.
바울의 흔적 위에서 배우는 ‘흔들리며 깊어지는 신앙’
흔들리는 길 위의 순례를 통과한 순례자의 산문집
길은 우리가 선택해 들어가는 통로가 아니라, 어느 순간 조용히 우리를 불러 세우는 부름이다.
새벽의 공기처럼 솔직한 시간, 로마의 돌길 위에 남은 침묵, 바울의 감옥과 참수터에 깃든 무언의 무게, 그리고 바다 위에서 잦아드는 마음의 파동들.
권서연 산문집은 성지 순례의 안내서가 아니라, 한 사람이 ‘걷는 동안’ 믿음이 어떻게 흔들리고, 다시 단단해지는지를 기록한 내면의 여행이다.
나폴리의 바람 앞에서, 라오디게아의 경고 앞에서, 파묵칼레의 은은한 온기 앞에서 저자는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않는다.
그 솔직함이 오히려 순례를 더 깊게 만든다. 여행은 끝나도, 길은 끝나지 않는다.
돌과 바람 사이를 지나온 문장들이 오늘의 당신에게도 조용히 묻는다.
‘지금, 당신의 믿음은 어디쯤 서 있는가?’
첫 번째 감옥, 산 피올로 알라 레골라.
테베레강 물결처럼 은은한 그곳은
바울이 셋집에 머물며 글을 남기던 자리였다.
가택 연금이었지만, 감금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더 넓은 곳으로,
더 먼 곳으로 복음의 바람을 띄우고 있었다.
강단의 모자이크 속 바울은 쇠사슬에 매어 있었지만,
눈빛만은 자유인의 그것이었다.
노점상 앞에서 오가는
굵은 억양의 이탈리아 말,
생선을 손질하던 노인의 손끝,
빵 반죽에 온기를 불어넣던 여인의 눈빛마다
그들의 하루가 고스란히 묻어 있었다.
신앙은 예배당에서 울려 퍼지는 찬양만이 아니라,
이런 남루하고도 숭고한 반복 속에서
천천히 몸에 배어 가는 것은 아닐까.
잊고 있던 질문 하나를
조심스레 다시 더듬어 보았다.
바다는 잔잔했다.
햇빛이 한발 물러서 있던 그날,
비를 머금은 안개와 운무가 절벽을 감싸며
수도원과 하늘 사이에
묘한 그늘을 만들고 있었다.
먼 곳에서 바라본 성 스테파노 수도원은
붉은 지붕이 아니라
희미한 윤곽만 남은 실루엣처럼
낮게 숨을 고르고 있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권서연
본명 권괴순. 충북 산척에서 유년기를 보냈고, 지금은 청주에 머물고 있다. 가족상담을 전공한 심리상담사로 사람의 마음 곁에 머물며 시와 수필을 쓴다. 문학석사이자 등단 시인으로 시집 한 권을 펴냈으며, 현재 국제PEN 한국본부, 새한국문학회, 충북시인협회, 청주시문학협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목차
길의 시작
1. 로마 – 길의 시작, 빛의 침묵
2. 바울의 참수터 – 마침표 뒤에 시작된 숨표
3. 나폴리 – 길 위의 바람, 흔들리는 믿음
4. 바다 위의 순례 – 잦아듦과 비상의 사이
5. 파 트라 – 닿음의 항구, 바다의 끝에서
6. 고린도 – 긴 시간의 잔향
하늘과 땅 사이에서
7. 메테오라 – 하늘에 닿은 기도
8. 빌립보 – 흘러가지만 머무는
9. 에베소 – 세속의 중심에서
10. 드로아에서 앗소로 가는 옛길 – 이미 걸어본 길처럼
11. 두아디라, 애비아 섬 — 가느다란 연결 앞에서
내면의 순례
12. 라오디게아 – 깨어 있으라
13. 파묵칼레 – 물살의 변주
14. 데린쿠유 – 가장 깊은 곳의 시작
15. 괴레메 – 보이지 않는 불빛
16. 길 위의 아침 - 돌아온 자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