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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부르는 소녀 바리
단비 | 청소년 | 2014.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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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단비 청소년 문학 42.195 시리즈 5권. 시인 김선우의 첫 청소년 소설로, <바리공주>를 작가가 우리 청소년들에게 전하는 간절한 메시지를 담아 원고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새롭게 매만졌다. 버려진 존재인 바리가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하며 성장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존재 이유와 가치를 깨달아 여린 목숨을 보살피는 무조신이 되는 과정을 청소년들과 함께 하기 위해 눈높이를 낮추고, ‘재미’를 덧붙였다.

생(生)과 죽음, 사랑이라는 삶의 커다란 주제를 소녀 ‘바리’의 눈으로 들여다보고, 궁구하고, 천착하며 아이들 호흡으로 고민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주력했고, 신화가 가지는 판타지성을 극대화해 청소년들의 곁으로 성큼 다가서는 ‘바리공주’를 재창조해냈다. 더불어 소설의 말미에 덧붙인 ‘작가의 말’에서는 ‘바리공주’ 신화에 대한 인문학적 해석과 친절한 설명을 곁들여 바리공주 신화를 더욱더 깊이 있고 다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출판사 리뷰

시인 김선우의 첫 청소년 소설

11년 만에 새 옷을 입은 김선우 시인의 ‘바리공주’

김선우 시인의 ‘바리공주’가 도서출판 단비에서 새롭게 다시 출간되었다. 단순히 절판본을 되살리는 ‘재출간’의 의미가 아닌, 작가가 우리 청소년들에게 전하는 간절한 메시지를 담아 원고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새롭게 매만졌다.
버려진 존재인 바리가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하며 성장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존재 이유와 가치를 깨달아 여린 목숨을 보살피는 무조신이 되는 과정을 청소년 아이들과 함께 하기 위해 눈높이를 낮추고, ‘재미’를 덧붙였다. 생(生)과 죽음, 사랑이라는 삶의 커다란 주제를 소녀 ‘바리’의 눈으로 들여다보고, 궁구하고, 천착하며 아이들 호흡으로 고민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주력했고, 신화가 가지는 판타지성을 극대화해 ‘서천서역국’과 ‘지옥’, 무장승이 사는 약수변 등 신화 공간의 육체성을 풍부하게 살려내 청소년 아이들의 곁으로 성큼 다가서는 ‘바리공주’를 재창조해낸 것이다. 더구나 소설의 말미에 덧붙인 ‘작가의 말’에서는 ‘바리공주’ 신화에 대한 인문학적 해석과 친절한 설명을 곁들여 바리공주 신화를 더욱더 깊이 있고 다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한국 신화의 ‘왕언니’ 바리공주
우리의 전통적인 망자 천도굿인 지노귀굿과 오구굿에서 구송되어온 ‘바리공주’신화는 더 이상 일반 독자들에게 낯설거나 새로운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여자’라는 이름으로 버려졌으나 지극한 효심으로 온갖 고난을 감수하며 생명수를 구해 와 부모를 구원하고 여신이 된 존재. 우리가 알고 있는 바리공주다. 그러나 신화를 표면적으로만 이해하고 해석하면 그 식상함과 단조로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신화의 의미를 되새기기가 어렵게 된다. 작가가 말하는 바리공주의 가장 큰 특징은 서양 신화에 등장하는 여신들과 다른 ‘단독성’이다. 서양의 여신들처럼 남신들의 마음에 들기 위해 시기 질투하고 싸우며 경쟁하고 복수하는 여신이 아닌, 자기 자신의 천한 운명에서 출발해 자기 삶을 스스로 개척하며 성장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존재 이유와 가치를 깨달아 여신이 되는 존재. 기득권을 위한 경쟁이나 복수를 통해서가 아니라 단독자로서의 자신에 대한 긍정과 성찰을 통해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존재, 그로 인해 스스로 강해지는 존재이다. 서양의 여신들처럼 그들의 남편이나 아버지인 남신에 종속되지 않고, 신체만 여성일 뿐 ‘여성의 참된 특성’이 발현되지 못한 채 가부장적 질서에 길들여진 ‘남신 같은 여신’이 아닌 ‘여성’으로서 바로 선, 여성의 참된 특성이 발현된 ‘어머니’와 같은 여신이 바로 ‘바리’인 것이다.

버려진 존재를 살리는 ‘사랑’의 힘
어머니, 아버지에게서 한 번 버려진 바리를 살린 것은 수미산에 깃들어 사는 비럭공덕할멈 내외의 보살핌이었다. 부모로부터 버려진 존재였으나, 비천한 처지에 매몰되지 않고 어엿한 성인으로 자랄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의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다. 친부의 부름을 받고 불나국으로 가는 길에, 부모에게 버림받지 않고도 끔찍한 고통을 당하는 이들을 목격하는 바리공주는 통째로 버려진 것만 같은 수미산 바깥의 세상에 크게 동요한다. 그는 ‘공감’과 ‘연민’의 커다란 출렁임으로 ‘버려진’ 존재에 화답한다. 그것은 불나국의 국왕인 아버지를 살림으로써, 지옥 같은 삶을 사는 불나국 백성을 구원하는 것으로 수렴되는 것이다.
그렇게 아버지의 약수를 구하러 간 바리공주는 서천서역국에서의 모든 시험을 통과하고 지옥에서도 살아남아 약수변에 도착하나 마지막 관문인 ‘신목’이 바리공주를 허용하지 않는다. 약수를 짓기에는 아직 준비가 덜 된 것이다.
신목 앞에서 3일 밤낮을 기도하여 바리공주가 얻은 마지막 과제는 바로 “사랑”을 배우는 것. 불완전한 자신을 ‘사랑’의 힘으로 치유하고 완성해야만 타인을 치유하고 살리는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바리공주는 무장승과 혼인을 하고 몸과 마음의 사랑을 통해 자신을 치유하고 바로 세워 약수를 구해 아버지를 살리게 된다.

“어머니. 소녀는 … 버려져서 원한을 품게 되면 재앙신이 되어 스스로를 심화지옥에 가둘 것이로되, 버려졌더라도 끝끝내 사랑을 품으면 자유에 이를 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먼저 깨달은 자의 소명으로 소녀는 버려져서 아파하는 여리고 어린 목숨들을 보살피는 이가 되고자 하옵니다.”
-본문 중에서

이렇게 ‘버려진 천한 아이’라는 이름을 가진 바리데기는 그녀 스스로 자신의 소명을 선택하여 죽은 혼령을 저승으로 인도하는 일을 하게 된다. ‘사랑’의 힘으로 다시 태어난 바리가 그 ‘사랑’의 힘으로 “처처에 가득한 슬픔을 위로하고 억울한 혼령들을 쓰다듬어 씻기는 만신의 인로왕”이 되는 것이다.

바리공주 신화를 통해 읽어낸 오늘의 ‘꿈’
바리공주의 서사구조는 “딸이 많은 집에 태어났기 때문에 버려진 딸이 죽을병에 걸린 부모를 살리기 위해 약수를 구해온다는 것”이다. “이 메인스토리를 표면적으로만 읽자면, 자기를 버렸지만 부모이기에 온갖 고난을 감수하며 생명수를 구해와 부모를 살리는 효성 지극한 장한 딸 이야기” 정도가 되지만 이야기의 겉으로 드러나는 “효(孝)사상은 일종의 장치”이다. 작가는 구비 전승되는 바리공주의 이야기에 “효라는 관습적이고 안전한 윤리에 편승하여 생명력을 이어가는 동시에 제도와 관습의 한계를 전복하고자 꿈틀거리는 이면의 꿈”들이 존재한다고 강조한다. “이 마찰면의 틈새에서 자라나는 민간의 꿈들을 읽어내고 새로이 해석하여 재창조하는 일이 신화를 읽는 인문학적 사유의 몫”이 아닐까.
그렇다면 김선우가 새로이 해석하고 재창조한 인물인 ‘바리’가 파생하는 오늘의 ‘꿈’은 무엇일까? “버려진 존재에서 여신이 되는 바리가 온몸으로 보여주듯이 사랑하는 자, 자신의 행복에 깨어있는 자, 자신이 무슨 일을 할 때 가장 충만한지 깨닫고 자신의 목소리를 따라가는 자, 두려움 없이 자신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감행하는 자, 이런 사람들이 많아질 때 희망은 자연스럽게 우리 내부에 스며들게 될 것”이라는 작가의 언급을 따라가 보자면 그것은 ‘희망’이다. ‘죽음’과 ‘거짓’이 팽배한 어두운 시대에 ‘희망’을 부르는 ‘바리’ 이야기. 절망과 좌절 속에서 헤매고 있을 청소년들에게 손 내밀어, 단단히 붙들어 줄 수 있는 귀한 문학작품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작가 소개

저자 : 김선우
강릉에서 태어났다. 강원도 시골아이로 자란 것을 생의 축복이라 여긴다. 여자들이 많은 대가족에서 시끌벅적하게 자랐다. 작가로 살아가는 에너지의 밑바탕에 당당하고 자유로운 여성이 있다고 믿는다. 이십대에 시로 등단했다. 시가 여전히 아름다움에의 기록 의지라고 믿는다. 삼십대에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소설은 당대 사회에 적극적으로 말거는 소통 의지라고 믿는다. 자기소개를 해달라고 청해오면, ‘쓰는 자이고 사랑하는 자’라고 답한다. ‘쓰기’와 ‘사랑하기’의 정확하고 생생한 합일을 꿈꾼다.‘생명력과 관능’ ‘긍정의 여성성’ ‘서정의 본진’까지 시, 소설, 에세이를 넘나드는 김선우를 수식하는 말들은 많다. “김선우의 글은 날카롭고 담대하면서도 섬세하고 따뜻하다. 정면을 통과하면서도 조곤조곤 사람의 마음을 바닥까지 파고드는 힘을 가졌다.” 한국 시의 풍요한 한 개성을 이루는 김선우의 시집으로 『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도화 아래 잠들다』『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 『녹턴』이 있다. 2008년 첫 장편소설 『나는 춤이다』를 기점으로 촛불집회 이야기를 담은 『캔들 플라워』, 4대강 사업을 비판하며 생명과 사랑의 힘을 묘파한 『물의 연인들』, 소외와 차별 없는 세상을 꿈꾸는 진정한 민주주의에 대해 역사의 모티브로 질문하는 『발원―요석 그리고 원효 1,2』, 버려진 존재였지만 자기 삶의 주인으로 운명을 개척해가는 청소년소설 『희망을 부르는 소녀, 바리』에 이르기까지 2년에 한 권 꼴로 장편소설을 내고 있다. ‘에세이 장르의 풍성한 교본’이라 일컬어지는 『김선우의 사물들』을 비롯해 『물 밑에 달이 열릴 때』 『우리 말고 또 누가 이 밥그릇에 누웠을까』 『어디 아픈 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가장 최근의 『부상당한 천사에게』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에세이 작업을 하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 6
버려도 버릴 것이고 던져도 던질 것이니 17
바리공주 태어나다 20
옥함을 짜다 28
살을 맞은 짐승처럼 35
버려지다 43
너희가 무엇이 공덕인 줄 아는가 50
바리공주를 살리다 55
내 아버님 어마님은 어디 계시오 62
첫꽃의 혈흔 속 67
병든 대왕, 바리공주를 찾다 81
할미, 곧 돌아올게 85
목숨 얻은 것들의 슬픔 91
생명수를 찾아 떠나다 100
흰 빨래 검은 빨래 106
금주령과 낭화 세 가지 113
무장승의 기다림 120
지옥을 건너다 123
만남 136
휘여, 아프구나 145
부디 깨끗한 물길을 보여주소서 152
신목 앞에 엎드리다 160
신성, 사랑 속의 166
생명수와 꽃을 구하다 175
죽으소서, 아비여 184
씻김 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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