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 ‘발명품’을 사용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철로 이동하고, 칫솔로 이를 닦고, 포크와 나이프로 식사를 하며, 술잔을 기울인다. 그러나 그 물건들이 언제, 어떤 이유로 탄생했고, 어떻게 우리의 삶을 바꾸어 왔는지는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 『거의 모든 일상의 역사』는 역사책의 중심에서 늘 비켜 서 있던 일상의 물건들을 전면에 세운다. 이 책이 다루는 것은 위대한 전쟁이나 영웅의 업적이 아니라, 도시를 수직으로 성장시킨 엘리베이터, 터널 속에서 도시의 구조를 바꾼 지하철, 가축의 소변에서 불소치약으로 진화한 칫솔과 치약 같은 생활의 도구들이다.저자는 사소해 보이는 물건 하나하나가 인간의 불편함과 욕망, 시행착오와 선택을 통해 지금의 형태에 이르렀음을 차분하게 추적한다. 이를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 온 일상이 사실은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된 문명의 결과임을 보여 준다. 이 책은 독자에게 새로운 지식을 나열하기보다, 익숙한 세계를 다시 보게 만드는 시선을 제안한다. 우리가 기대어 살아온 것들의 역사를 따라가다 보면, 오늘의 삶을 구성하는 조건들이 자연스럽게 모습을 드러난다.

파리 대학(University of Paris)의 기록에 따르면, 13세기 중반 라틴어 성경 한 권 가격은 말 한 필, 또는 작은 집 한 채와 맞먹었다. 영국의 옥스퍼드에서도 책 한 권을 빌리려면 “보증금으로 은식기나 땅문서를 맡겨야” 했다. 책은 문자 그대로 ‘사슬로 묶인 보물’이었다. 실제로 중세 도서관에서는 책의 도난을 막기 위해 쇠사슬로 책장을 고정해 두었고, 이를 ‘사슬에 묶인 도서관(chained library)’이라 불렀다. _<인류의 정신을 담은 그릇_책> 중에서
11세기 초 비잔틴 제국의 공주 테오도라 두카스(Theodora Doukas)가 베네치아 귀족과 결혼하면서 혼수품으로 가져온 ‘황금 포크’에 관한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다. 당시 그녀는 손가락 대신 포크로 음식을 찍어 먹었고, 이 모습은 이탈리아 귀족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베네치아 교회는 “신이 준 손가락을 거부하고 이교도의 도구를 사용하는 것은 죄”라며 포크 사용을 신성 모독이라고 비난했다. 포크는 그 후로도 오랜 세월 동안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도구, 심지어 악마의 발톱 같은 이미지로 인식되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주요 무기가 삼지창이었으니, 포크를 보면 이교도의 신 포세이돈이 생각났을 법도 하다. _<식탁 위의 혁명_포크와 나이프>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박태호
대학에서는 공학을 전공하고 국내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에서 오랫동안 엔지니어로 일해 왔다. 체코와 독일에서의 해외 근무를 포함해 30여 년간 국내외 현장을 오가며 쌓은 경험은 그의 생각과 글의 근간을 이룬다.학생 시절부터 역사·철학·문학 등 인문 분야의 책을 즐겨 읽었고, 직장인이 된 뒤에는 텃밭을 가꾸며 자연을 가까이에서 만나는 삶을 지속해 왔다. 평일에는 회사원으로, 주말에는 도시 농부로 살아온 시간은 그의 사유를 한층 넓혀 주었다. 오랜 직장 생활과 폭넓은 독서를 통해 축적한 통찰, 그리고 자연 속에서의 성찰을 바탕으로 삶과 세계를 차분히 바라보는 글을 써 왔다. 그의 글에는 생명을 대하는 태도,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삶을 긍정하려는 마음이 담백하게 스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