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온 겨레 어린이가 함께 보는 옛이야기'는 오랜 옛날부터 우리나라에 전해 오는 많은 이야기들 가운데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으면서 옛사람들의 지혜도 함께 배울 수 있는 것을 가려 뽑아 엮은 그림책입니다.
《정신없는 도깨비》, 《딸랑새》, 《신기한 독》, 《불씨 지킨 새색시》, 《옹고집》, 《생쥐 신랑》, 《호랑이 뱃속 잔치》,《호랑 감투》, 《사람으로 둔갑한 개와 닭》, 《잉어 각시》, 《조막이》, 《재주 많은 일곱 쌍둥이》, 《빨강 부채 파랑 부채》, 《도깨비가 준 선물》, 《토끼와 자라》에 이어 열여섯 번째 책 《흥부 놀부》가 새로 나왔습니다.
《흥부 놀부》는 고전 소설 ‘흥부전’과 판소리 ‘흥부가’로 널리 알려진 옛이야기를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추어 새롭게 꾸민 그림책입니다. 홍영우 선생님만이 그릴 수 있는 힘찬 그림과, 큰 줄기는 그대로 따르면서도 재치 있게 변화를 준 이야기가 어우러진 이 책은, 이미 나온 수많은 《흥부 놀부》 그림책 가운데서도 우리 겨레 정서를 가장 잘 담아냈습니다.
착하게 살아 복을 받은 흥부와
고약한 심보 때문에 벌을 받은 놀부 이야기옛날에 흥부와 놀부 형제가 살았어요.
동생 흥부는 착한데, 형 놀부는 지독한 욕심쟁이였어요.
물려받은 재산을 혼자 차지하고 흥부네를 쫓아냈지요.
어느 날, 흥부는 다리가 부러진 제비를 정성껏 돌봐 주어요.
이듬해 제비가 물어 온 박씨를 심어 큰 부자가 되지요. 그 얘기를 들은 욕심 많은 놀부는 일부러 제비 다리를 부러뜨려 고쳐 주어요. 놀부도 이듬해에 제비가 물어다 준 박씨를 심어 기르지요. 부자가 될 생각에 신이 난 놀부는 박을 갈라 보기 시작해요. 그런데 박 속에서 금은보화는커녕, 무시무시한 것들이 나와 아주 혼쭐을 당하게 된답니다.
“슬근슬근 스르렁 슬근, 어기여차 톱질이야.” 흥부네 식구는 톱질하는 소리에도 즐거움이 가득합니다. 이 박을 켜서 우리 식구 박속이라도 배불리 먹을 수 있다면. 소박한 행복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과 여유가 박 타령에서 느껴집니다. 욕심 없는 마음이야말로 흥부네가 가진 가장 큰 재산이에요. 그런 흥부네이기에 제비를 제 식구처럼 돕고 큰 선물도 받았겠지요.
그런데 놀부는 욕심이 끝이 없습니다. 멀쩡한 제비 다리를 일부러 부러뜨리고는 흥부처럼 큰 복을 받기를 바라니까요. 흠씬 혼쭐이 나고도 끝까지 욕심을 버리지 못하는 놀부의 마지막 모습은 안타깝기보다는 보는 사람에게 속 시원한 웃음을 던져 줍니다.
원형에 맞게 다듬은 이야기와 대담한 그림체《흥부 놀부》 이야기는 누구나 알고 있을 법한 옛이야기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지만 구전된 옛이야기의 원형에 맞게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은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이 책에서는 원본에 담긴 상징들을 그대로 살려 이야기를 갈무리했습니다. 또한 옛이야기는 본디 들려주는 것에 바탕을 둔 것이기에, 입말을 살려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짧은 문장과 쉬운 낱말을 써서 소리 내어 읽으면 이야기를 들려주는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습니다.
그림책을 보는 큰 재미는 바로 그림입니다. 기존에 나와 있는 어떤 책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흥부 놀부의 상이 이 그림책에 담겨 있습니다. 홍영우 선생님은 간결하면서도 대담하게 표현했지만, 담고자 하는 내용은 놓치지 않았기에, 그림에 담긴 분위기는 어린아이라도 쉽게 느낄 수 있습니다. 흥이 넘치면서도 익살과 풍자가 가득 담긴 그림을 보면 누구라도 웃음을 짓게 될 것입니다. 특히 흥부네와 놀부네 박이 터지는 장면에서는 마음이 뻥 뚫리는 통쾌함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홍영우 글 그림
홍영우 선생님은 1939년 일본 아이치 현에서 태어났습니다. 몸이 약해서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해, 그림 그리는 일을 동무 삼아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스물네 살 되던 해 우리말을 처음 배운 뒤, 동포 사회에 이바지하고자 책 만드는 일과 그림 그리는 일을 힘껏 해 왔습니다. 겨레 전통 도감 《전래 놀이》와 《탈춤》에 그림을 그렸고 재일 동포 어린이들을 위해 《홍길동》과 《우리말 도감》을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정신없는 도깨비》를 시작으로 《옹고집》,《생쥐 신랑》등 모두 스무 권으로 엮일 옛이야기 그림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2010년 5월에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 '홍영우 그림책 원화전'을 열었고, 2011년 5월부터 8월까지 파주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서 초대전으로 '홍영우 옛이야기 그림전'을 열었습니다.
'온 겨레 어린이가 함께 보는 옛이야기' 오랜 옛날부터 우리 나라에 전해 오는 많은 이야기들 가운데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으면서 옛사람들의 지혜도 함께 배울 수 있는 것을 가려 뽑아 엮은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