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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용국전 / 어득강전 / 조충의전
지만지한국문학 | 부모님 | 2026.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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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조선 후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는 한국의 고전 소설 세 작품을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여성의 화장 문화, 중세적 신분 질서의 풍자, 군신 간의 친교 등 각기 다른 방면에서 당시의 사회·문화상을 잘 드러내고 있어, 여러 계층의 사람들의 생활상을 알 수 있다. 또한 해학적인 인물 묘사, 풍자적인 주제 제시 등 한국 고소설의 특징들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출판사 리뷰

《여용국전/어득강전/조충의전》은 그동안 많이 소개되지 않았던 한국의 고전 소설들을 모은 책이다. 서민들에 의해 널리 전승되던 조선 후기의 소설 작품들 중 재미있고 문학성도 우수한 작품 세 개를 가려 실었다.
〈여용국전〉은 여성의 화장 도구와 얼굴을 의인화한 가전체 소설이다. 〈조침문〉 등의 여성문학 작품들과 유사하며, 사물을 의인화했다는 점에서 〈화왕계〉를 비롯한 가전체 문학 작품의 계보를 잇고 있다. 화장하는 일에 게을러진 효장황제(曉粧皇帝: 여인)의 나라[女容國]에 얼굴 때, 이, 이똥 등 적당(賊黨)이 침범해 나라가 위태로운 지경이 되었을 때 화장품, 화장 도구, 세숫물 등 신하들이 나서서 적당과 싸움을 벌여 물리치고 다시 나라를 회복한다는 내용이 주가 된다. 작품에서 화장 도구와 화장품 등이 열여덟 신하들로 등장하는데, 이러한 화장 도구의 종류와 사용법 제시는 어느 사료(史料)에도 보이지 않는 것이라 자료적 가치가 크며, 조선 시대 여성들의 화장 문화를 엿보기에 좋은 자료가 된다.
〈어득강전〉은 기존의 전통적인 가치관과 권위를 부정하고 신분 질서를 넘어서고자 하는 발상이 어득강(魚得江)이라는 실존 인물에 녹아들어 있다. 이 작품에서 어득강은 관서 지방인 삼화의 부사로 부임한다. 이때 자신을 속이기 위해 오는 비장들과 방백, 암행어사를 모두 재치 있게 속여 넘기고, 결국 임금 앞에까지 불려가서도 기지와 재담으로 임금을 즐겁게 한다. 이를 기특하게 여긴 임금에 의해 어득강은 결국 높은 벼슬을 하사받게 된다. 중세적 신분 질서를 넘어설 수 있는 개인의 지적 능력이 중세적 관료 체제와 신분 질서보다 우위에 있음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조선 후기의 사회상을 잘 반영하고 있는 작품이다.
〈조충의전〉은 봉림대군(鳳林大君)이 세자궁(世子宮)에 머물게 된 때로부터 왕위(王位)에 올라서 승하(昇遐)할 때까지의 사적(事跡)을 조 충의라는 인물을 등장시켜 다룬 작품이다. 지례 고을에 살던 조 충의는 양자를 들이기 위해 서울에 올라갔다가 우연히 봉림대군을 만나 우정을 나누면서 원하는 것을 다 이루고, 벼슬까지 하게 되며 후일에는 훌륭한 현감으로서 고을을 다스리게 되었다. 신분을 뛰어넘는 왕과의 친교와 신뢰라는 내용을 우스꽝스러운 대화와 상황 설정으로 적절히 엮어 내고 있다. 특히 해학적 표현과 재기 발랄한 어휘 및 어투 구사는 이 작품이 가진 매력이다.
이처럼 세 작품이 각각 다른 듯 비슷한 의식을 담고 있다. 작품이 창작된 그 시기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조선 후기의 사회상과 문화를 새롭게 볼 수 있다. 세 작품이 이전까지 널리 알려졌던 것은 아니지만, 모두 조선 후기 문학의 특징인 해학성과 재미를 잘 드러내고 있어 누구나 즐겁고 편한 마음으로 접할 수 있는 책이다. 각각의 작품마다 원문을 함께 실어 독자들의 더 깊이 있는 이해를 돕고 있다.

나라 안이 크게 어지러워져 도적의 무리가 여기저기서 들고일어났다. 이때 도적의 우두머리는 구니공(垢泥公 : 얼굴의 때)이었다. 먼저 광이산(廣耳山 : 귀밑)을 차지하고 스스로 ‘흑면대왕(黑面大王)’이라 칭했다. 검은 두건을 두른 군사들이 검은 깃발을 세우고 점점 침범해 그 일대를 점령하니 며칠이 못 되어 오악산(五嶽山 : 코, 이마, 양 볼, 턱)이 모두 도적의 소굴이 되어 버렸다.

_〈여용국전〉 중에서

그러고는 급히 똥물을 들여오라 명했다. 다급해진 진사 역시 망극한 나머지 똥물을 떠 오라 하여 황황(遑遑)히 받아먹는데 한 사발을 모두 다 들이켰다. 그러자 구린내가 코를 찔러 진정치 못하는데 어득강이 “내게도 바삐 가져오라” 하니 하인이 이미 준비해 놓은 꿀물[蜜水]을 가져왔다. 어득강이 오래 마시다가 남은 것을 진사에게 주며,

“그대가 많이 마셨지만, 그래도 좀 더 먹겠소?”

하니 진사가 사양하지 않고 받아먹었다. 그런데 이것이 꿀물인 줄 알고서야 비로소 자신이 득강에게 속은 사실을 깨달았다.

_〈어득강전〉 중에서

숙배를 겨우 마치자, 왕은 가까운 시종에게 명해 얼굴을 들어 용안(龍顔)을 보도록 했다. 충의가 죽을 둥 살 둥 하며 겨우 머리를 들어 용안을 우러러보는데, 부지불식간(不知不識間)에 벌떡 일어나서 손뼉 치고 하하 웃으며 말하기를,

“아따, 너로구나. 이것 봐라, 네가 나를 속였구나.”

하니 좌우에 있던 신하들이 영문을 몰라 깜짝 놀랐지만, 조 충의의 무례한 언행을 청죄(請罪)하는 음성과 위의(威儀)는 눈서리같이 매섭고 날카로웠다. 이에 충의가 왕을 보고 반가워하던 흥은 싹 사라져 버렸다. 그 대신 쪼그라든 눈을 겁먹은 듯이 뜨고 얼굴빛은 똥 색깔처럼 바뀌었는데 어수룩하니 좌우를 돌아보며 어찌할 줄을 몰라 했다. 이때 충의의 거동은 마치 천둥 번개 소리에 놀라 땅에 떨어진 누에 같았다.

_〈조충의전〉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작자미상

  목차

여용국전
어득강전
조충의전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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