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작은숲 청소년 시리즈 9권. 평생 글쓰기 교육으로 아이들과 함께 살아온 배창환 교사가 엮은 경주여고 산문집이다. 졸업 기념으로 내는 학교 문집 정도가 아니라, 수년 동안 학생들과 함께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살아온 한 국어교사의 깊이가 글에 잘 녹아 있다.
배창환 교사가 이처럼 질 높은 학생 글을 빚어낼 수 있었던 것은 그만의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부터 저는 2년씩 연이어 가르쳐 왔어요. 1년이란 시간은 아이들과 교감을 나누고, 서로가 마음을 열고, 소통하게 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죠. 2년째 만나면 무엇보다 연속성을 갖고 조금씩 차원을 높여서 수업을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라고 말하는 그의 눈이 빛난다.
“힘든 적이 없었냐?”는 질문에 그는 “처음엔 문학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이런 정도의 글쓰기를 해서 내보내야 한다는 의무감이 컸지만, 더 큰 이유는 사실 아이들의 글을 읽는 기쁨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였다고 고백한다.
지금은 경주여고를 떠나 포항 장성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그가 어느 학교에서 어떤 학생들을 만나든 글쓰기 교육 현장에 있는 이유에 공감이 간다. 그를 설레게 하는 그 기쁨의 실체가 무엇일지 이 책을 통해 만나보는 것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또 다른 기쁨일 것이다.
출판사 리뷰
평생 글쓰기 교육으로 아이들과 함께 살아온
어느 국어교사가 보내는 따뜻한 졸업 선물
학교를 떠나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졸업생들에게 주는 따뜻한 선물 하나
“나는 아이들에게서 참 많은 것을 배웠고, 많은 것을 빚졌다. 올해 먼저 떠난 학교지만, 우리 아이들마저 이 학교를 떠나기 전에 예쁜 책으로 꾸며서 아이들의 졸업 선물로 주고 싶은 마음 때문에 기다리는 동안 많이 초조했다.”
졸업 시즌이다. 매년 반복되는, 어쩌면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졸업식 풍경은 이제 큰 뉴스거리도 아니다. 검은색 교복에 밀가루 세례를 퍼붓고 그것도 모자라 교복을 찢는 퍼포먼스도 옛날 풍경이 되어 버렸다. 멋과 감동마저 사라져 버린 요즘, 수년 동안 글쓰기를 가르쳐 온 국어 교사가 그 제자들에게 주는 따뜻한 책 선물이 있어 화제다. 그 주인공은 바로 작년까지 경주여고 국어교사였던 배창환 교사.
그는 오래 전에 이미 학생 수필집 ≪어느 아마추어 천문가처럼≫을 낸 적이 있다. 그 후 경주여고로 학교를 옮긴 지 5년 만에 다시 학생 수필집을 냈다. 학생 글을 자비출판이 아니라 상업출판으로 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 시대에 ‘작은숲’의 '작은숲청소년' 시리즈로 정식 출판되었다고 하는 것 자체가 화제일 정도로 요즘 출판 경기는 불황 그 자체이다. 그 배경에는 학생 글의 수준이 예사롭지 않다는 데 있다. 졸업 기념으로 내는 학교 문집 정도가 아니라, 수년 동안 학생들과 함께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살아온 한 국어교사의 깊이가 글에 잘 녹아 있기 때문이다.
글쓰기의 진수를 보여주는 학생 글들
≪눈물은 내친구≫(출판문화산업진흥원 청소년 권장도서)라는 중학생 산문집을 엮기도 했던 조재도 시인은 이 책에 대해 “53편의 학생 글을 통해 글이 일차적인 자기표현의 영역을 넘어 자기 삶의 준거점을 제시하고 세계관을 드러내는 일임을 다시 느꼈다”고 말했다. 글쓰기라는 게 원래 “글을 통해 자기 삶을 확인하고 전망을 내오는 작업”인데, 글쓰기의 목적을 잘 드러내 주는 작업이었다는 평가에 다름 아니다. 수년 동안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과 함께해 온 글쓰기 교육의 깊이와 그 성과에 대한 최고의 찬사다.
배창환 교사가 이처럼 질 높은 학생 글을 빚어낼 수 있었던 것은 그만의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부터 저는 2년씩 연이어 가르쳐 왔어요. 1년이란 시간은 아이들과 교감을 나누고, 서로가 마음을 열고, 소통하게 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죠. 2년째 만나면 무엇보다 연속성을 갖고 조금씩 차원을 높여서 수업을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라고 말하는 그의 눈이 빛난다. “힘든 적이 없었냐?”는 질문에 그는 “처음엔 문학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이런 정도의 글쓰기를 해서 내보내야 한다는 의무감이 컸지만, 더 큰 이유는 사실 아이들의 글을 읽는 기쁨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였다고 고백한다. 지금은 경주여고를 떠나 포항 장성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그가 어느 학교에서 어떤 학생들을 만나든 글쓰기 교육 현장에 있는 이유에 공감이 간다. 그를 설레게 하는 그 기쁨의 실체가 무엇일지 이 책을 통해 만나보는 것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또 다른 기쁨일 것이다.
글은 왜, 어떻게 써야 하는가?
처음 원고를 접한 느낌은 “누가 썼지? 잘 썼네!” 정도였다. 학생 글이라고 하기에는 매끄럽고 정교했다. 단순히 자신의 감정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것에서 나아가 삶에 대한 주관이 제시된 글들이 꽤 많았다. 대학생들이나 어른들도 자아내지 못할 실력이라는 느낌이 대번 들었다. ‘경주여고 산문집’이라는 부제 없이 이 글을 본다면 어느 누구도 고등학생의 글이라는 생각을 단 번에 해내기 쉽지 않을 것이다.
인간은 성장한다. 어느 한 순간도 성장을 멈추지 않는다. 그것이 육체적 성장이든 정신적 성장이든, 성장을 멈춘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 성장이 바른 성장이기 위해서는 멘토가 필요하다. 멘토가 없더라도 알아서 잘 크는 아이들이 있지만, 훌륭한 멘토가 있다면 그 성장이 튼튼하게 될 것이며, 잠시 삐뚤어지게 크더라도 나중에는 바르게 되는 게 가능해질 것이다.
그러나 성장에는 고통이 수반된다. 고통 없는 성장이란 없다. 그 성장의 버팀목이 되고 밑거름이 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글쓰기’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 책 ‘경주여고 산문집’ ≪채식주의자라는 이름으로≫만 보아도 그렇다. 이 책에 실린 53편의 글 하나 하나에는 자신과 가족, 학교를 넘어 사회와 자연 그리고 생명과 현실, 일상, 사랑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뚜렷한 자기 확신과 근거가 제시된 글들이 정교한 글의 구조 위에 서 있다. 작가의 글이라도 해도 될 정도의 수작들이 자주 눈에 띤다.
이런 잘 다듬어진 생각과 그 표현들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글쓰기 교육의 과정에 책에 드러나지 않았지만, 학생들의 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성장과정에서 겪었을 ‘고통’의 깊이를 가늠해볼 수는 있을 것 같다. 이런 세련된 글들이 탄생하기에는 배창환 선생님의 노고가 작지 않았을 것이나, 글쓰기 과정을 통해서 자신도 모르게 한층 성장해 있을 학생들을 생각하면 마음 한 켠에 묵직한 기쁨과 감동이 드리워진다.
자신의 변변치 못한(?) 글이 활자화되어 독자들에게 알려질 것에 뿌듯해하면서도 한편 두려워할 경주여고 학생들에게, 앞으로도 성장을 위한 글쓰기를 멈추지 말 것을 요청하고 싶다. 글은 자신과의 대화이며, 또한 세상과의 대화이고, 나아가 세상을 변화시키고 자신을 변화시키는 아주 훌륭한 도구임을 깨달아, 그들의 글이 이 험난한 시대를 밝혀주는 등불이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그들이 앞으로 자아낼 훌륭한 글들에서 작가와 독자들이 함께 행복한 경험으로 다시 만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 작은숲 대표 강봉구
[머리말]
그동안 아이들과 수필 쓰기 수업을 함께한 소중한 열매인 셈인데, 많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일이어서 마냥 쉽지만은 않았다. 힘들었던 것은 300명 가까운 아이들의 글을 한 번 읽어보는 데도 눈이 아프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해마다 신학기 초만 되면 이렇게 힘 드는 일을 꼭 해야만 되나 싶은 생각도 슬그머니 고개를 들곤 하지만, 그 마음을 누르고 다그치면서 이 일을 계속하게 된 것은, 문학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이런 정도의 글쓰기는 해서 내보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의무감도 있었지만, 더 큰 이유는 아이들의 글을 읽는 기쁨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였다.(중략)
몇 년 전부터 나는 아이들을 2년씩 연이어 가르쳐 왔다. 1년이란 시간은 아이들을 알고, 교감을 나누고, 서로가 마음을 열고, 소통하게 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다. 신학기에 새로운 아이들을 만나는 기쁨도 기쁨이지만, 2년째 만나면 낯을 새로 익힐 필요가 없고, 무엇보다 연속성을 갖고 조금씩 차원을 높여서 수업을 할 수가 있어서 좋았다. 2년씩 시와 수필을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소재를 넓혀서 다양한 글들을 얻을 수가 있었다. 글을 통해서 읽게 되는 아이들의 성장 속도는 실로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폭이 컸다. 그만큼 뿌듯한 느낌도 드는 것이어서 속으로 감탄하면서 몇 번이고 읽어보곤 하는 것이다.(중략)
글은 늘 자신의 세계를 드러내기 마련이다. 세상이 갈수록 탁해지고 앞이 안 보이는 지경으로 치닫고 있는 요즘에도 아이들의 마음에는 거울 같은 눈이 하나씩 달려 있어서, 그들이 몸 부딪고 살아야 할 이 세상과, 거기 살아가는 있는 자신을, 그 빛과 어둠을, 비교적 솔직하게 비춘다. 살고 있는 세상, 살아야 할 세상과 살아남아야 할 세상…… 그 혼돈 속에서 길을 찾고 또 길을 잃은 아이들…… 아이들은 스스로 상처 속에서 길을 발견하고 작은 생명들 속에서 큰 생명을 발견하고 위안을 찾기도 한다는 것을, 아이들의 글을 통해서 늘 확인해 왔다. (중략)
나는 이 아이들이 우리 세대가 살아 온 세상보다 좀 더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조장된 경쟁과 부풀려진 욕망을 넘어 화해와 나눔으로, 흙과 땀을 알고 예술을 알고 소박하고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나의 아이들에게서 참 많은 것을 배웠고, 많은 것을 빚졌다. 올해 먼저 떠난 학교지만, 우리 아이들마저 이 학교를 떠나기 전에 예쁜 책으로 꾸며서 아이들의 졸업 선물로 주고 싶은 마음 때문에 기다리는 동안 많이 초조했다.(중략) 이 책이 있어서 흘러간 시간이 우리 곁에 따뜻이 머물게 되고, 이미 졸업하여 소식이 뜸해진 아이들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이 책의 가치는 우리 모두에게 날이 갈수록 더 커질 것이라 믿는다. 꼭 그러길 바란다.
채식주의자라는 이름으로(장정은)
……처음엔 굉장히 혼란스러웠었다. 다들 내가 잘못됐다 손가락질하니 가끔은 정말 내가 잘못된 건가 하는 의구심이 들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 나는, 채식주의자는, 잘못되거나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성격, 생김새, 웃음소리마저 각각 다르듯이……
어머니의 뱃살(전은영)
……내 말에 장난치지 말라고 하면서도 미소를 지으시는 어머니의 모습에 나도 절로 웃게 된다. 남들에게는 단지 쓸데없는 살뿐이지만, 나에게는‘어머니의 마음’이라는 고마운 것이 담긴 소중한 의미이다. 어머니의 품안에 안기면 느껴지는 따뜻한 체온과 포근함 같은 사랑을 그녀의 통통한 살에서 찾을 수 있다.
대학에 안 가면 살 수 없나요?(권경민)
……분명 마음속으로는 대학을 가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수백 가지도 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아직 어린 한 여고생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사회가 정해 놓은 틀을 과감히 깨버리기에는 힘이 부족하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나를 비롯한 학생들은 매일 입시전쟁에 시달리며 대학을 바라보고 무작정 달릴 것이다.
목차
1부. 화려하지 않아도 괜찮아 - 나, 성장, 명상
화려하지 않아도 괜찮아 - 김소정
나를 사랑하기 - 최미정
나는 누구니? - 최혜진
채식주의자라는 이름으로 - 장정은
일상 속의 작은 행복 - 이경선
괴로운 행복 - 윤수진
‘오늘’은 신이 주신 가장 큰 행복이다 - 이혜지
머리에 새겨진 자극의 흔적 - 김예진
여백의 미 - 장미소
목소리 - 김윤경
번호표 없는 너 - 이윤정
2부. 어머니의 뱃살 - 가족, 이웃, 고향
계란죽 - 오엄지
어머니의 뱃살 - 전은영
제발 우리 동네 그만 좀 내버려두세요 - 김미현
나의 두 번째 고향 - 윤지현
자연이 준 선물 - 이유정
시골의 비 오는 날 - 최주연
끝동천에 산다는 것 - 장지연
우리 집 마당 - 김성은
3부. 벽을 넘어서는 용기 - 학교, 친구들
벽을 넘어서는 용기 - 김유현
설렘이 사라져 가는 사회 - 손지수
대학 안 가면 살 수 없나요? - 권경민
생각할 시간 좀 주세요 - 주연희
이불 냄새 - 이향임
외계인 지구인 - 송영은
불면증에 걸린 물고기 - 서하영
4부. 0과 1로 만든 마약 - 일상, 사회, 현실
내가 만난 시장의 모습 - 전은영
책임을 삭제하시겠습니까? - 윤소예
Money is Everything? - 최한샘
0과 1로 만든 마약 - 이해인
개성의 아름다움 - 이은경
천 원의 행복 - 최하림
칼로 낸 상처보다, 말로 낸 상처보다 - 김유진
평범에 관하여 - 이경선
똑같지요 - 최예은
5부. 참새들의 회의 - 자연, 생태, 생명
방울이 - 안나현
참새들의 회의 - 정은애
도시 농부 - 이나영
감정은 사람에게만 있는 것? - 손선경
아무도 모르는 희생에 대해서 - 한소운
산과 외할머니 - 전소영
옥상 위의 푸른 정원, 나만의 안식처 - 이미지
불구덩이 속에서 후회해봤자 뜨거울 뿐이다 - 김은지
누렁이를 위하여 - 임소현
끝없는 영원한 여행 - 옥차형
6부.널 좋아해 - 예술, 문화
수학과 음악 - 정유정
널 좋아해 - 최소라
내가 화가인지 화가가 나인지 - 최윤지
L?P와 턴테이블 - 차가영
비가 오면 생각나는 노래 - 신뉴빈
알고 보자, 예술 - 정아영
일회용 음악 - 원지수
눈이 아닌 가슴으로 느끼기 위해 - 김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