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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소녀
우리같이 | 청소년 | 201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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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우리같이 청소년문고 시리즈 14권. 세상을 잘라 버릴 수 없어서,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잘라 내버릴 수 없어서 제 머리칼만 되는대로 잘라 낼 수밖에 없는 아이 위소의 이야기이다. 위소가 자신과 결코 다르지 않은 현실을 함께 살아가고 있는 또래들과 갈등을 겪고 위기를 맞는 가운데 깨닫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출판사 리뷰

세상을 잘라 버릴 수 없어서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잘라 내버릴 수 없어서
제 머리칼만 되는대로 잘라 낼 수밖에 없는 나를 사람들은 ‘위소’라 부른다.

그래, 똥이고 고작, 위소다!


언제부터 시작된 건지는 모른다. 알고 싶지도 않다. 시도 때도 없이 가위를 잡는 나를 보고 ‘가위소녀’나 떠올리고 ‘위소’라 줄여 부르는 것 따위는. 웬만한 사내아이보다 더 짧고 우스꽝스러운 머리 꼴이어도 상관없다. 머리통에 대고 가위질하는 순간만큼은 돌아버릴 것 같은 내 머릿속을 견딜 만하니까. 삼촌 때문에 엄마 때문에 새빨간 낮도깨비가 된 할머니가 공연히 내 밑바닥 성적이나 트집 잡을 때도 핑계 따윈 대고 싶지 않다. 삼촌이 싸 놓은 똥이나 치우고 다니느라, ‘정리’에 빠져든 엄마를 지켜보느라 지쳤다고 참다못한 내 입에서 구질구질한 변명이 새 나올까, 가위부터 찾을 밖이다.

복잡한 머릿속대신 머리칼만 삐쭉빼쭉 잘라 내고 마는 나를 드러내고 싶지 않다. 가능한 한 또래들한테서 멀리 떨어졌다.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선 누구에게든 관심을 갖지 않는 게 최선이었다. 중학생이 돼서도 그 방법을 고수했지만 내 뜻대로 되는 건 아무것도 없다. 나는 위소였고, 나는 위소니까.

문제는 무지다, 너무 높아서 좁아진 세상처럼!

내가 위소인 이유는 간단명료해 보일 수도 있다. 자폐 엄마와 자폐 삼촌과 아빠의 부재로 인해 빚어진 문제아로 취급한다면. 그렇지만 세상만사가 어디 그리 간단한가. 무엇보다 부모 탓이나 할 만큼 내가 그렇게 단순하지도 않고 철없지도 않다. 내 문제를 결손가정 탓으로 돌리기엔 할머니 할아버지가 부모(역할)로서 별 손색없다.

대부분의 문제는 무지에서 발생한다. 내 존재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동시에 내게 모든 걸 걸겠다는 할머니의 맹목. 나를 핑계 대고 너무 높아서 좁아진 세상으로 이사해 놓고는 ‘드넓은 세상으로 나왔다’며 혼자 감격하는 할머니가 사는(살고 싶어 하는) 세상을 내가 얼마나 재미없어하는지 짐작조차 못하는 할머니. ‘이 땅에 사는 한 모두를 위한 교육 같은 건 없다’고 확언하는 할머니지만, 선택받은 초고층아파트 주민들 사이에서 갈수록 초라해 보이는 할머니가 저 높은 곳에서 내려올 생각을 못 하는 게 누구 때문인지도 모르지 않는 나는…… 무슨 말이라도 내보내야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은데도 목구멍 저 깊숙이 주먹을 욱여넣을 뿐이다. 너무 높아서 좁은 세상에 갇혀 버린 내가 하루하루 견뎌 내고 있는 세상은 얼마나 더 자폐적인가. 되는대로 가위질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야기는 삶을 먹고 삶을 낳지, 상상력은 삶을 바꾸고!

세월호 참사를 목격하고 작가는 해묵은 <가위소녀>를 버렸다고 한다. 수년 전에 제목을 정하고 내용을 바꿔 가며 여러 번 고쳐 쓴 원고를 통째 삭제해 버렸다는 얘기다. 이유는 자명하다. 4월 16일 이전의 세계를 반복할 수는 없었기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는 뜻이다. 관성화된, 고착화된 문체를 벗어나야 했고 김빠진 언어를 쓸어버렸다는 뜻이기도 하다. 위소가 위소인 것은 ‘자신의 말’을 제대로 할 수 없었기 때문이므로.

자신의 말을 할 수 없어서 아무렇게나 함부로 제 머리를 잘라 내는 순간, 위소의 머릿속으로 쳐들어와 전류처럼 반응을 일으키고 사라지려고 하는 말. 그 말을 잡아채고 장악해서 위소에게 돌려주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위소가 보고 듣는 인물들이 펄펄 살아 있어야 했다. 그리고 위소가 그 인물들을 자신의 말에 담을 때, 이물감을 느껴야 했다. 그냥 술술 넘어가지 않아서, 자꾸만 눈에 거슬리고 목구멍에 걸려서, 사유의 계기가 될 수 있어야 했다.

그리하여 그냥 산 같아서 ‘산할머니’라고 부르는 산할머니가 다시는 무너지지 않기 위해 선택한 삶이 구체성을, 설득력을 얻으면서 진짜 산 같아진다. 또한 마법의 수학 수업을 펼치는 ‘마샘’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숫자를 가지고 세상이 그 이전과 같을 수 없음을 보여 주려는 것을 두고두고 알아가게 된다. 고작 그것밖에 안 되더라도 할머니 할아버지로서는 매번 죽을힘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보고, “어허, 고놈 참…” 하는 증조할아버지와 소통하는 가운데 결국 자기 자신을 대면하기에 이른다.

이 모든 것은 위소가 자신과 결코 다르지 않은 현실을 함께 살아가고 있는 또래들과 갈등을 겪고 위기를 맞는 가운데 깨닫게 된다. 고릴라 아빠든 뭐든 있는 그대로의 가족을 아무렇지도 않게 꺼내 보이고 당연한 듯이 불평불만을 일삼는 ‘외계인’들의 언어며, 성적에 눈 먼 ‘성적스’들을 제치고 새로운 가능성으로 떠오른 ‘유생각’의 ‘고백’을 받아들이게 되기까지, 위소에게 필요한 건 ‘가능성의 시공간’을 포기하지 않는 상상력이다. 있는 현실을 딛고, 있어야 하는 현실을 꿈꾸는 상상력. 그래서 삶을 먹고 삶을 바꾸는 상상력이 위소로 하여금 자신의 가위질을 돌아보게 하는 것이다.

위소가 자신의 말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작가가 한시도 잊지 않았던 것 하나는 청소년문학의 특수성이다. 모쪼록 『가위소녀』를 만나는 일은 즐거워야 하고, 재미와 감동이 넘쳐흘러 자기 안에 꼭꼭 스며들어야, 자기 자신을, 가족을, 친구를, 학교를 그리하여 세상을 돌아보게 될 일이기에.

그러니까 똥 때문이 아니다. 삼촌 때문도 아니고 엄마 때문도 아니다.
다름 아닌 내 존재 때문에 할머니 자신이 새빨간 낮도깨비가 돼버리고 말았다는 소리다.
(……) 할머니 억지 총알에 상처 따윈 받고 싶지 않아 부랴부랴 암호라는 처방을 했는데, 웃다가 눈물이 터지는 부작용이 따르는 경우가 있다면 바로 이런 때다.
화장실 거울 속에 있는 내 머리는 더 자를 게 없다. 중도 제 머리는 못 깎는다는데, 이번 봄방학이 끝나면 중2가 되는 주제에 제 머리를 잘도 자르는 나는, 오른쪽 귀 위의 머리칼을 쓱, 잘라 낸다. 이 순간 내가 정말로 잘라 내고 싶어 하는 게 무엇인지 모르지 않는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내 머리밖에 없다는 사실 또한 모르지 않는 나는, 벼린 가위 날로 왼쪽 귀 위쪽 머리칼을 쓱, 스칠 뿐이다.
나를 좀 아는 사람들은 나를 ‘위소’라고 부른다. 언제부터 시작된 건지는 모른다. 알고 싶지도 않다. 시도 때도 없이 가위를 잡는 나를 보고 ‘가위 소녀’나 떠올리고 또 그것을 줄여서 위소라 부르는 것 따위는. 그래, 고작 위소다. 쓸쓸하기 짝이 없는 별명이다.

우리가 앞으로 겪게 될 대부분의 문제는 무지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담임으로서 내가 처음 할 일은, 여러분이 무지하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거다. 앞서 나 역시 여러분에 대해 무지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여러분을 하나하나 알아 나가는 일부터 시작할까 하는데…….
개학하고 처음 맞는 조회 시간, 또박또박 이어지는 담임 말은 알아들을 듯 말 듯 하다.
내 앞에 앉아 있는 검고 기다란 뒤통수들은 담임에게 집중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 한마디로 말해 우리를 단무지로 보겠다는 얘기 아냐? 공부만 잘하면 남 생각이나 감정 따윈 문제 되지 않는다며? 우리가 단무지덩어리라는 사실부터 일깨워 주겠다니 뭔 수로? 검고 기다란 뒤통수들이 터트리는 비명 같은 한숨마다 물음표를 매달고 있다.
봄방학 전날, 마자연 반으로 배정받은 아이들은 흥분한 것처럼 보였다. 마자연에 대해 모르는 게 없는 것처럼 굴었다. 담임과목인 수학에 대해서도. 남다른 수업 방식에 대해서도.
(……) 저희들끼리 앞 다퉈 꺼내놓는 말마다 달라붙는 ‘마수’는 끝내 신경이 쓰였다.
말끝마다 느낌표를 매달고 있는 저 ‘마수’가 대체 뭐라는 거야? 감질이 났지만 아이들에게 다가가거나 물어보지 않았다. 그건 내 방식이 아니었다.

  작가 소개

저자 : 이정옥
연세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박태원 소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하버드대학 옌칭연구소에서 객원연구원을 지내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다가 장편소설 『숨은 시간』을 썼다. (주)우리같이 대표를 맡아 <우리같이청소년문고> 출판에 힘쓰면서 『소년과 바다』를 번역했고 『대통령님, 어디 계세요?』를 비롯한 문학작품을 기획, 편집했다. 지금은 늘 바라던 대로 소설 창작에 몰두하고 있다.

  목차

1. 그래, 똥
2. 아아, 일등
3. 뚝, 무지
4. 잠깐, 꽃
5. 얼싸, 생각
6. 똑바로, 봄
7. 그냥, 아직은
8. 와, 씨뿌리기
9. 휴, 옮겨심기
10. 그래도, 고백
11. 브라보, 라이프
12. 제발, 제발
13. 두고,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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