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시 읽는 가족 시리즈 17권. 초등학교 3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에 실린 동시 「형과 목욕탕 다녀오기」의 이혜용 시인이 들려주는 '새봄' 같은 동시들을 수록했다. 이혜용 시인이 사소한 일상 속에서 건져 올린 설렘과 감동이 잔잔히 녹아들어간 동시집이다. 이 동시집을 만나는 독자들은 얼굴에 비친 환한 봄 햇살이 그대로 마음까지 전해지는 것처럼 따뜻한 감동을 한껏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리뷰
▶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 수록 시인이 들려주는 '새봄' 같은 동시들!봄의 설렘을 노래하는 시들은 참 많다. 아이들에게 봄은 그냥 첫 번째 계절만이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기에 동시에선 더 특별하다. 아이들에게 봄은 1년을 함께 동고동락할 새로운 선생님과 새 친구들을 만나는 시간이며, 새로운 반 또는 새로운 학교에서 자신이 우뚝 설 자리를 찾고, 나이테를 하나 더 보태는 나무들처럼 왠지 모르게 성큼 커져야만 할 것 같은 시간이다. 그래서 봄은 아이들에게 더욱더 눈부시고 설레는 계절이다. 2015년 봄, 이러한 아이들의 마음을 알아챈 시인이 있다.
겨울잠에서 깬 개구리보다/더 반가운 봄 소식은?//4학년 3반에서/와글와글 떠드는 우리 반 새 친구들이지.//그럼, 봄이 가장 좋았을 땐 언제야?//그건, 우리 학교에서 제일 인기 많은 선생님/숙제도 제일 쬐금, 제일로 안 무서운 이나영 선생님이/우리 반 선생님이 되었을 때지. -「우리가 봄을 느낄 때」 중에서
‘시 읽는 가족’ 시리즈의 열일곱 번째 책 『그땐 나도 우주를 헤엄칠 거야』의 저자 이혜용은 초등학교 3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에 실린 동시 「형과 목욕탕 다녀오기」로 이미 아이들에게는 친숙하게 느껴지는 시인이다. 이 동시가 실린 국어 교과서 단원의 이름은 ‘감동을 느껴 보아요.’ 이다. 이는 이혜용 시인이 사소한 일상 속에서 건져 올린 설렘과 감동이 잔잔히 녹아들어간 동시집 『그땐 나도 우주를 헤엄칠 거야』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특징이기도 하다. 이 동시집을 만나는 독자들은 얼굴에 비친 환한 봄 햇살이 그대로 마음까지 전해지는 것처럼 따뜻한 감동을 한껏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아이들의 ‘곱고 순한 마음결'이 고스란히 담긴 동시집‘타자를 불쌍하게 여기는 타고난 착한 마음’을 뜻하는 측은지심(惻隱之心)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비단 사람들 사이에서만이 아니라 내가 아닌 다른 존재에게 차마 나쁜 일을 하지 못하는 인간의 타고난 성품을 뜻하는 것이다. 우리는 자주 이런 마음을 아이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다. 이혜용 시인은 아이들의 마음속에서 자신과 가족 그리고 타인을 넘어서 사람이 아닌 모든 존재에게까지 널리널리 퍼져 가는 이 따스한 온기를 발견하는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
아이들은 밤새 얘기할 친구도 없이 혼자 서 있을 전봇대가 걱정이고 (「깜깜한 밤, 전봇대도 외로울까?」), 신나게 낚시를 하다가도 무언가 말하려는 듯한 자리돔의 젖은 눈빛에 가슴이 따끔거리고 (「자리돔 낚시」), 답답한 통 속에서 갇힌 고등어가 먼 훗날 우주를 여행하는 꿈을 꾼다. (「통조림 고등어의 꿈」)
이처럼 동시집 『그땐 나도 우주를 헤엄칠 거야』는 호들갑스럽지 않게 아이들의 ‘착한 마음’ 이곳저곳을 자유롭게 유영하고 탐색한다. 그 결과 일상생활에서 우리 마음을 간질이거나 움찔거리게 만드는, 사소한 듯하지만 결코 작지 않은 마음의 파장을 담아냈다. 목욕탕에 가는 내내 다투다가도 형이 말없이 내 등을 밀어주는 순간 스르륵 풀려나기 시작한 마음은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면 마침내 바람처럼 가벼워지고 (「형과 목욕탕 다녀오기」), 엄마를 속이고 오락실 갔다 집에 돌아오면 엘리베이터가 네모난 감옥으로 느껴지고 (「엘리베이터에서 쓰는 반성문」), 아무리 꽃이 예뻐도 할머니 산소 곁에 핀 할미꽃 한 송이는 결코 꺾지 못하는 것 (「꺾을 수 없는 꽃」)이 바로 이 동시집에 담긴 아이들의 곱고 순한 마음결이다.
그 아인 모를 거예요./내 가방 속에 있는 우산을./우리는 우산 한 개를 쓰고/집에 옵니다. -「비야, 내일도 오렴」중에서
비오는 날 우산이 있는데도 시치미를 떼고 함께 집으로 돌아와서는 “내일은 내가 씌워 줄게.” 하고 말하며 아이가 수줍게 내밀어 보이는 마음은 이 동시집을 아이들에게 건네는 시인의 마음과 꼭 닮았다. 그렇게『그땐 나도 우주를 헤엄칠 거야』에 담긴 수줍고 말간 동심은 독자들의 마음에 잔잔하지만 오래도록 기억될 물무늬를 새길 것이다.

받아쓰기할 때
선생님은 쏜살같이 달려가는
토끼 같아요.
“자, 1번 문제 다 썼지?
그럼, 2번 문제…….”
나는 느릿느릿 거북이.
‘어젯밤 공부했던 글자가 뭐더라?’
썼다, 지웠다
머리도 긁어 보고,
잘근잘근 연필 꼭지도 씹어 보고,
고개를 쭉 빼고 짝꿍 공책도 슬쩍
‘벌써 마지막 문제인데…….’
나는 땀만 뻘뻘 흘려요.
토끼 선생님,
선생님은
낮잠 안 주무시나요?
-「받아쓰기 시간에」전문그 아인 모를 거예요.
내 가방 속에 있는 우산을.
우리는 우산 한 개를 쓰고
집에 옵니다.
주룩주룩 빗소리를 따라
찰방찰방 물장구를 치고
신발과 옷이 다 젖어서야
우리 집 앞에 왔지요.
나는 그때
빗소리보다 더 작은 소리로
“내일은 내가 씌워 줄게.” 하고는
후닥닥
집으로 돌아옵니다.
-「비야, 내일도 오렴」전문
작가 소개
저자 : 이혜용
경기도 김포에서 태어나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아동문학교육을 공부했다. 199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불장난한 날」이 당선되었고, 이듬해 새벗문학상을 수상했다.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동시 「형과 목욕탕 다녀오기」가 실렸으며, 지금은 작가 모임 '분홍고래'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글을 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 『안녕, 쓰레기마을!』, 『따라가면 안 돼요!』, 『방귀 며느리』, 『그땐 나도 우주를 헤엄칠 거야』 등이 있다.
목차
제1부 깜깜한 밤, 전봇대도 외로울까?
비밀의 문│깜깜한 밤, 전봇대도 외로울까?│꽃 꺾는 아이에게│형과 목욕탕 다녀오기│자리돔 낚시│불장난한 날│빵집 앞을 그냥 지나갈까?│엘리베이터에서 쓰는 반성문│말할까? 말까?│엄마는 귀이개로 살살│받아쓰기 시간에│가을 하늘과 악수하기
제2부 우리가 봄을 느낄 때
통조림 고등어의 꿈│새끼손가락의 고민│금붕어야, 부럽다│냉장고와 아이│까만 지붕 아래 콩나물│소나기 온 날│참외와 배꼽│신문 돌리는 아이│우리가 봄을 느낄 때│비야, 내일도 오렴│외할머니표 과자│눈물
제3부 바람아, 그만 화 풀어
독도│방귀 뀌는 등대│별들이 모여 사는 이유│꺾을 수 없는 꽃│우리 동네에는 반딧불이가 살아요│밤 따기│봉숭아 꽃물│분꽃 귀걸이│감나무 밑에 잠든 땡감│개미│바람아, 그만 화 풀어│우리 가족 봄나들이 간 날
제4부 내 동생 눈물은 동그래
연필로 글자를 쓰면│도토리묵│할머니 반지│내 동생 눈물은 동그래│왜 손톱을 기르냐고요?│대머리 아빠│꽃님이의 그림일기│동식이네 슈퍼│공중전화에 잔돈이 남았을 때│아빠의 금연 운동│할머니 돋보기를 보면│고추가 매운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