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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갈매나무 | 청소년 | 2015.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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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갈매나무 청소년문학 시리즈 2권. 평범한 소년이 폭력과 가까워지는 과정을 따라가는 현실적인 성장 소설이다. 주인공 새미에게 폭력은 현재의 괴로운 상황으로부터 탈출하는 비상구가 된다. 내성적이고 자기표현에 서툰 새미는 갑자기 닥쳐 온 변화들에 적응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고립시킨다. 그리고 억눌러 있던 욕구를 해소하고 자존감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폭력을 선택한다.

10대 청소년들은 본격적인 성장기에 들어서면서 환경의 변화, 감정의 변화를 경험하고, 폭력에 노출되기도 하면서 어떤 가치를 따라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이 소설은 그런 고민을 시작하는 청소년들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출판사 리뷰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알았지?”
폭력에 가려져 있는 10대 청소년들의 불안한 속마음


몇 달 전 열여덟 살 김 군이 시리아 국경을 넘어 이슬람 국가(IS)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그런데 놀랍게도 IS에 자발적으로 가담하는 10대 청소년들이 전 세계적으로 2만 5000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노동력과 군사력을 끌어모으려는 IS의 홍보전에 넘어간 것이지만, 누군가는 인생을 ‘리셋(reset)’하고 싶은 막연한 기대감이 그들로 하여금 먼 나라의 비밀 조직을 선택하게 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또래 집단에 적응하지 못한 김 군이 비상구를 찾아 떠난 것처럼, 안타깝게도 잔인한 폭력 집단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찾아보려 했다는 것이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의 주인공 새미에게도 폭력은 현재의 괴로운 상황으로부터 탈출하는 비상구가 된다. 내성적이고 자기표현에 서툰 새미는 갑자기 닥쳐 온 변화들에 적응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고립시킨다. 그리고 억눌러 있던 욕구를 해소하고 자존감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폭력을 선택한다. 10대 청소년들은 본격적인 성장기에 들어서면서 환경의 변화, 감정의 변화를 경험하고, 폭력에 노출되기도 하면서 어떤 가치를 따라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이 소설은 그런 고민을 시작하는 청소년들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알았지?”
폭력에 가려져 있는 10대 청소년들의 불안한 속마음


새미는 세상에 혼자 버려진 것만 같다. 엄마의 재혼으로 갑작스레 생긴 낯선 가족들,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와의 이별, 형제나 다름없던 애완견 찰리의 죽음……. 설상가상으로 유일한 친구 레안더가 자신이 짝사랑하는 카를로타와 사귀자 엄청난 배신감을 느낀다. 모든 것이 버겁다. 외로운 새미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은 불량배로 소문난 라파엘밖에 없다. 새미는 라파엘과 어울리면서 난생처음 자신도 강해질 수 있다는 걸 깨닫고, 폭력과 힘이 안겨 주는 쾌감을 맛본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새미에게 진짜 위로가 될 수 있을까? 새미는 이제 외롭지 않을 수 있을까?

학교와 집, 어디에서도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하고 길거리를 헤매는 새미는 10대 청소년들의 모습을 대변한다. 이제는 어른처럼 면도를 하고 사랑도 하고 싶지만, 때때로 다섯 살 때처럼 엄마 품에 안겨 위로받고 싶은 불안한 성장기의 청소년. 내심 속내를 표현하고 싶고 내 말 좀 들어 달라고 말하고 싶어도 다섯 살 꼬마처럼 떼를 쓸 수는 없다. 각자 나름대로 소통하거나 답답한 마음을 해소할 수 있겠지만, 혼자 힘으로 그 방법을 알아내기란 쉽지 않다. 오직 학교와 집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자라 온 그들에게 주변의 관심이 필요한 이유이다.
새미는 계속해서 소리친다. 왜 아무도 내 말을 안 들어주느냐고, 왜 내 옆에는 아무도 없느냐고. 새미가 다른 친구들을 괴롭히고 주먹을 휘두른 것은 어린아이가 발버둥 치며 떼를 쓰는 것과 다름없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폭력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그러나 작가 야나 프라이는 이 소설에서 새미에 대해 그 어떤 판단도 내리지 않는다. 대신 독자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새미가 자신의 말을 들어 달라고 외쳤던 순간 곁에 있었던 것이 폭력이 아니었다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새미도 다른 아이가 될 수 있었을까? 새미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이 책의 특징]

평범한 소년이 폭력과 가까워지는 과정을 따라가는 현실적인 성장 소설


“아빠가 없었어도 나는 행복했다.”
주인공 새미는 담담한 목소리로 이렇게 이야기한다. 새미의 아빠는 새미가 아직 아기였던 시절 갑작스런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엄마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곁에 있고, 아담한 이층집에서 부족할 것 없이 자랐다. 언제 어디든 함께하는 친구 레안더와 형제나 다름없는 애완견 찰리도 있다. 하지만 새미의 마음에는 자신도 미처 의식하지 못하는 구멍이 있다. 아빠가 어떤 사고를 당했는지 알게 된 다음부터 매일 밤 누군가 불에 타는 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어린’ 새미는 알 필요 없다며 아빠의 죽음에 대해 쉬쉬하는 어른들, 이제 다 옛날 일이라면 아빠에 대해 이야기해 주지 않는 엄마 역시 새미의 마음을 더욱 휑하게 만들 뿐이다.

사춘기 새미가 사랑과 고독에 눈을 뜬 그해 여름, 행복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엄마의 재혼부터 레안더의 배신까지 가장 사랑한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자신에게 등을 돌리는 일이 한꺼번에 벌어지자 위태롭게 자리를 지키던 새미의 행복은 산산조각 난다. 새미는 배신감, 박탈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을 고통스럽게 하는 모든 것들을 거부하기 시작한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혼자가 된다. 그런데 외로움을 달랜다는 핑계로 포르노 DVD를 빌리기 위해 라파엘을 찾아갔다가 그로부터 묘한 위로를 받는다. 자신에게 관심을 보였다는 단순한 이유 때문이다. 그 이후부터 새미는 라파엘과 어울린다. 라파엘과 그의 친구들인 알료샤, 크리스티안에게 인정받기 위해 힘이 센 척, 겁이 없는 척 스스로를 위장시킨다. 그렇게 서서히 폭력에 젖어들게 된다.

폭력은 새미에게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기 위한 수단 이상의 역할을 한다. 도무지 자기 뜻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고 좌절한 순간, 폭력을 통해 생각지도 못한 ‘권력’을 얻는다. 새미는 아이들을 협박하고 물건을 빼앗는 일에서 쾌감을 느낀다. 모든 걸 내 뜻대로 술술 풀리게 만들어 주는 장난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폭력은 새미가 외로움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 포르노 영화처럼 순간적인 쾌락만 맛보게 했을 뿐 새미의 마음속 구멍을 완전히 채워 주지 못한다.
이 소설은 평소 학교 폭력의 피해자를 잘 이해할 수 있는 입장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가해자가 되기로 선택한 주인공 새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로써 폭력은 아주 일상적인 계기에서 비롯될 수 있으며, 청소년기의 고민과 복잡한 감정들을 표현하기 위한 잘못된 수단이 될 수도 있음을 적나라하게 그려낸다. 동시에 이로 인한 문제들은 가족과 친구 등 가까운 이들의 관심을 통해 해소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일상적인 계기로 비롯되는 만큼, 일상 속의 노력만이 폭력을 예방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소설 한 권이 세상을 바꿀 수야 없겠지만 폭력의 민낯이 얼마나 못생기고 흉측한지 보여 줄 수는 있을 것이다. 자신보다 허약하고 가난한 친구를 괴롭히는 장면에 이르면 누구나 마치 내가 괴롭힘을 당하는 듯 살이 떨리고 심장이 두근거릴 테니 말이다. 프란츠의 참담한 심정과 펠릭스의 답답한 마음을 고스란히 느끼면서, 혹은 아무리 주먹을 휘둘러도 결국 행복해지지 못하는 새미의 입장이 되어 보기도 하면서 다들 ‘아, 저건 제대로 사는 게 아니야’라고 깨닫게 될 테니 말이다.
그렇다. 소설 한 권이 인생의 진리를 남김없이 가르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함께 사는 것이, 남을 일으켜 주고 잡아 주며 살아가는 것이 결국 나에게도 행복이란 것을 짐작하게 할 수는 있을 것이다. 참담한 모습으로 돌아온 친구에게 손을 내미는 레안더처럼 우리는 책을 덮으며 어느 결에 주변을 돌아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_장혜경(옮긴이)

학교 폭력을 바라보는 여러 가지 시선

학교 폭력에는 여러 가지 입장이 존재한다. 가해자와 피해자, 방관자, 학부모, 교사 등……. 이 소설은 주인공이자 가해자인 새미뿐만 아니라 그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목소리까지 함께 들려준다. 사건과 연관된 모든 인물의 관점에서 상황을 바라보는 것이다. 새미의 단짝 친구였던 레안더, 새미가 짝사랑했던 카를로타, 새미의 엄마, 담임 선생님,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된 프란츠와 펠릭스까지 다양한 인물들이 저마다 다른 시선으로 학교와 집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런 장치는 독자로 하여금 오로지 새미 한 사람의 입장에만 제한되지 않고 보다 폭넓게 이야기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이렇게 등장인물 각자의 이야기를 듣는 과정을 통해 그들이 서로에게 이야기하지 못했던 진짜 속내가 조금씩 드러난다. 레안더는 왜 새미의 마음을 알면서도 카를로타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 새미의 엄마는 왜 세상을 떠난 아빠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는지 알게 된다. 새미에게 괴롭힘을 당했던 이민자 프란츠와 장애인 펠릭스의 이야기를 들어 보는 과정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독자들이 그들의 참담하고 답답한 심정을 이해하게 될 뿐 아니라, 학교 폭력이 얼마나 잔인한지, 어떻게 한 인간의 존엄을 짓밟는지를 여실히 전달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다양한 입장을 간접 경험해 보는 과정은 무척 중요하다. 단지 ‘학교 폭력’이라는 주제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진정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올바른 소통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새미가 ‘나는 혼자다’라는 생각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주변 사람들과의 소통이 부족했던 탓이 컸다. 소통의 기술이나 능력이 부족했던 탓이 아니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서툴렀고, 그런 새미를 도와줄 사람, 계속해서 손을 내밀어 줄 사람이 곁에 없었기 때문이다.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여러 시선은 새미와 같은 또래 혹은 새미의 엄마나 담임 선생님과 같은 입장에 있는 독자들에게 각자 어떻게 새미에게 다가갈 수 있을지를 담담하게 보여 준다. 소설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불문하고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는 것만으로 혼자라고 생각했던 누군가에게 다가갈 수 있음을 넌지시 일깨워 준다. 손을 잡아 주고 다정한 미소를 보내는 것만으로 냉랭했던 새미의 마음이 얼핏 녹았던 것처럼 말이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고 주인공 새미가 이야기할 때 ‘누구라도 내 이야기를 들어줘’라는 아우성이 웅숭깊이 들려온다. 어느 해 여름, 왕성한 생명력으로 번져 가는 ‘나에게 일어나는 나쁜 일’. 키우던 개 찰리의 부터 엄마의 재혼, 첫사랑의 쓰라림, 친구의 배신, 그리고 단절까지. 그럼에도 내가 이렇게 변해 가고 있다고, 누가 나를 말려 달라고, 나를 포기하지 말아 달라고 하는 소리는 좀처럼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 그렇게 폭력의 가해자가 되어 가는 새미는 스스로에 대한 폭력의 피해자이기도 하다. 나를 알아보는 눈빛, 나를 잡아 주는 손길 하나만으로 언제든 허물어질 수 있는 폭력으로 세운 방어벽. 누군가의 똑똑, 노크 소리에도 어쩌면 무너질 수 있는 그것. 오지 말라고 소리치는 아이들에게 그럼에도 자꾸 다가가야 하는 이유. _민성혜(이대부속중학교 국어교사, 《소설이 묻고 과학이 답하다》 저자)

10대들의 마음자리를 살피는 따뜻한 이야기 구조

이 소설의 작가 야나 프라이는 특히 청소년에 관한 문제에 관심이 많다. 2004년 독일청소년문학상 후보작이었던 《아래쪽으로 비상Hohenflug abwarts》에서는 마약을, 국내에도 출간된 《아침식사로 공기 한 모금Luft zum Fruhstuck》에서는 섭식 장애를 다뤘다. 그 외에도 청소년의 임신, 폭력 등을 다룬 바 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에서는 학교 폭력 외에 10대 청소년들의 다양한 고민거리가 등장한다. 첫사랑부터 성(性) 문제, 친구 문제, 가까운 이의 죽음까지……. 집과 학교가 세상의 전부인 청소년들에게 거의 전부라 할 수 있는 커다란 문제들이다. 책 속에서 등장하는 청소년들은 제각기 성격도 다르고 주어진 상황도 다르지만, 하나같이 이런 고민들을 품고 있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

작가는 소설 속에서 10대들이 갖게 되는 이런저런 문제들을 솔직담백한 문장과 현실적인 감각으로 풀어낸다. 무엇보다 ‘청소년들에게는 무한히 뻗어 나가는 욕구가 있다’는 사실을 가감 없이 보여 준다. 사랑과 관심에 대한 욕구, 이성에 대한 욕구, 소속감에 대한 욕구……. 한창 성장하는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자라는 속도만큼 어마어마한 욕구가 싹트고 있다. 이 책은 다양한 10대 등장인물 구성과 그들 각자의 목소리를 통해 이런 욕구들을 부끄럽다고 숨기기만 하지 않고 드러낸다. 등장인물들이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무엇을 원하는지를 진솔하게 털어놓는 것이다. 작가는 이 책을 읽는 청소년 혹은 부모와 교사에게도 이런 욕구를 똑바로 마주 볼 것을 권한다. 이야기라는 형식을 통해 다 같이 솔직해지는 연습을 해 보는 셈이다.

혼자 끙끙거리다 결국 비뚤어진 방식을 선택하고 만 새미의 이야기는 결코 다른 먼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우리 주변의 청소년들 역시 새미가 그랬던 것처럼 좋아하는 이성에게 입 맞춰 보고 싶고, 포르노 영화가 무슨 내용일지 궁금해한다. 반 친구들이 나에게도 관심을 가져 주길 바란다. 내 자리는 어디인지, 어떻게 찾아야 하는 것인지 알고 싶어 한다. 이 소설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바람, 욕구를 통해 우리는 청소년들의 이런 심리 상태를 엿볼 수 있다. 새미와 같은 10대 청소년들에 대한 진정한 공감과 이해는 그들의 마음을 제대로 아는 순간부터 시작될 수 있다.

‘갈매나무 청소년 문학’ 시리즈

시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온전히 다른 세상을 경험할 기회를 주는 것. 그것이 문학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갈매나무 청소년 문학 시리즈에서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틀에서 벗어나는 사고력과 상상력을 길러 줄 수 있는 작품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세상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 낼 이야기와 메시지로 청소년들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선사하겠습니다.

새미가 들려주는 이야기: 나의 늙은 개
작년 여름 레안더와 나는 둘 다 첫사랑에 빠졌다. 엄마가 콘라트 아저씨와 사귀기 시작한 바로 그 주였다. 그 여름 레안더와 나는 같이 수영장에 다녔다. 내가 동성애자가 아닐까 무척 걱정하던 무렵이었다. 레안더가 너무 좋아서 레안더 없이는 살 수가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레안더와 같이 있으면 너무 좋았다. 우리 둘이서 안 해 본 짓이 없었다. 여장을 하고 얼굴에 화장품을 덕지덕지 바른 후 엄마의 하이힐을 신고 온 집 안을 뛰어다닌 적도 있었다. 모험 소설에서 읽은 대로 횃불을 켜 놓고 칼로 아래팔을 살짝 긁은 후 의형제를 맺겠다고 무슨 의식을 치르기도 했다. 어느 어둡고 추운 겨울밤에 오줌으로 눈밭에다 각자의 이름을 쓰기도 했고, 밤에 손전등을 들고 서로의 그 부위를 자로 재서 누가 더 큰지 비교하기도 했다. 우리는 몇 년 동안 한시도 떨어진 적이 없는 친구 사이였다. 물론 앞서 말했듯 내가 레안더를 너무 좋아해서 살짝 걱정이 되기는 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작년 여름 어느 날 오후, 수영장에서 그런 걱정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날 내가, 아니 우리가 카를로타를 만났기 때문이다.
“레안더, 세상이 노랗게 보여!”
나는 레안더의 귀에 이렇게 속삭이면서 그의 팔을 꼬집었다. 어찌나 세게 꼬집었는지 그가 짜증을 냈다.
“왜 그래? 미쳤냐?”
레안더가 벌컥 화를 내며 자기 팔을 비볐다. 나는 귀에서 이어폰을 빼고 화해를 청하듯 레안더의 옆구리를 툭 치면서 슬쩍 물 쪽을 가리켰다. 어린이용 수영장 바로 옆에 빨간 머리 소녀가 분홍색 비키니 수영복에 얇은 오렌지색 티셔츠를 걸치고 앉아 고개를 든 채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등까지 드리워진 부드러운 긴 머리카락이 구겨진 숄처럼 주근깨투성이 어깨를 스치며 이리저리 날렸다. 작은 꼬마 둘이서 그녀의 발치에서 소리를 지르며 철퍼덕거렸고, 빨간 머리 소녀는 물속에서 시끄럽게 비명을 지르며 놀고 있는 그 아이들을 미소를 지으며 지켜보고 있었다. 나는 레안더를 쳐다보았고 레안더도 나를 보았다.
“난 빨간 머리 여잔 싫어.”
생각에 잠긴 듯 말이 없던 레안더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설명할 수 없는 감정 앞에서 뭐라 할 말이 없었기 때문이다. 갑자기 온몸이 찢어지는 듯한 통증을 느꼈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머리가 어지러웠다.

레안더가 들려주는 이야기: 우정에 대하여
새미가 카를로타에게 첫눈에 반했듯 카를로타는 내게 반했다. 나를 처음 본 순간 마법에 걸린 듯 끌렸다고 했다. 그래서 더욱 이번 만큼은 새미가 원하는 대로 해 줄 수가 없었다. 결국 카를로타와 나는 커플이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새미를 귀찮은 파리처럼 쫓아 버리고 싶었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나는 여전히 새미를 좋아했다. 그러나 새미는 더 이상 나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렇게 오랜 시간 우리를 하나로 묶어 주었던 우정의 끈에 내가 먼저 칼을 댔다는 사실을 그 애는 용서하지 않았다. 칼을 댔지만 끊어 버린 것은 아니었는데도 말이다. 정작 끊어 버린 쪽은 새미였다. 나는 어떻게든 새미와 다시 잘해 보려고 굉장히 노력했지만 나를 바라보는 새미의 얼굴은 둘도 없는 원수라도 보는 것 같았다. 시간이 가면서 그 애는 점점 더 섬뜩해졌다.
그러던 차에 찰리가 죽었다. 그 소식을 듣고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모른다. 착한 개, 늙은 개 찰리. 찰리는 최고의 개였다. 소식을 전해 준 사람은 카를로타였다. 카를로타가 가끔씩 봐 주었던 소피아라는 아이가 알려줬다고 했다. 소피아에겐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아누쉬카라는 언니가 있는데 찰리가 차에 치이는 현장에 그 애도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카를로타는 찰리가 죽었을 때 새미의 반응이 정말 이상했다고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소피아네 언니가 그랬는데 새미가 그냥 어깨만 으쓱하더니 집으로 들어가 버렸대.”
카를로타가 말했다.
“거짓말 아냐?”
나는 믿을 수가 없어 다시 물었다.
“새미가 찰리를 얼마나 좋아했는데.”
그날 카를로타와 그런 대화를 나누고 나서 나는 무척 기분이 언짢았다. 그래서 새 학기가 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새미와 다시 잘 지내봐야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여름 방학이 끝나고 학교에 갔을 때 새미는 혼자가 아니었다. 얼굴에 맴돌던 침통한 표정도 사라졌다. 친구가 생겼기 때문이다. 바로 라파엘이었다.

새미가 들려주는 이야기: 까마귀, 프란츠, 여동생
“벗어, 프란츠. 몸수색이야.”
“안 돼.”
프란츠가 애달픈 목소리로 사정했다.
“돼. 오늘은 널 구해 줄 사람이 아무도 없어.”
알료샤가 이렇게 말하며 프란츠의 재킷을 벗겼다.
“이제부터는 네 손으로 벗어.”
그가 명령했다.
“내 손 더럽히기 싫어.”
프란츠는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슬로 모션처럼 천천히 옷을 벗었다. 이제 팬티만 남았다.
“그것도 마저 벗어야지.”
크리스티안이 환자를 보는 의사처럼 다정하게 말했다.
“싫어.”
프란츠가 절망적인 목소리로 외쳤다.
“벗어.”
나도 모르게 내 입에서 그 말이 버럭 튀어나왔다. 내 목소리에 나도 깜짝 놀랐다. 결국 겁에 질린 프란츠가 팬티를 벗었다. 어찌나 몸을 떨었는지 저러다 균형을 잃고 쓰러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프란츠는 비틀거리면서도 용케 서 있었다.
“그 냄새나는 팬티 입에 넣고 씹어.”
알료샤가 씩 웃으며 말했다. (...)
“내일은 1500유로야. 아침 일찍 주차장에서 주는 거야. 안 그러면 팬티를 모조리 다 씹어 먹어야 할 거야.”
라파엘이 프란츠의 창백한 뺨을 꼬집었다.
“내일까지. 알았지? 러시아 돼지 새끼.”
우리는 기분 좋게 복도를 걸어 계단 앞에서 헤어졌다. 나는 라파엘과 함께 히죽거리면서 교실로 들어갔다. 그날 프란츠는 교실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날 내내 레안더 생각을 했다. 수업이 끝나고 혼자서 집으로 가다가 나란히 시내 방향으로 걸어가는 레안더와 크누트를 보았다. 나는 걸음을 멈추고 두 사람의 뒷모습을 한참 동안 쳐다보았다. 가을비에 온몸이 홀딱 젖을 때까지. 레안더와 크누트의 뒤를 쫓아가 그들에게 미소를 지으면서 나도 같이 가면 안 되냐고, 같이 놀면 안 되냐고 묻고 싶었다.

  작가 소개

저자 : 야나 프라이
1969년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태어났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미국, 뉴질랜드에서 문학과 역사, 예술을 공부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작품을 집필했으며, 특히 마약, 폭력, 섭식 장애 등 10대 청소년과 관련된 문제들을 다뤘다. 《아래쪽으로 비상》으로 2004년 독일청소년문학상 후보에 올랐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아침식사로 공기 한 모금》 등의 청소년 소설을 출간했다.

  목차

새미가 들려주는 이야기
나의 늙은 개

레안더가 들려주는 이야기
우정에 대하여

새미가 들려주는 이야기
학교에서

담임 선생님이 들려주는 이야기
첫 번째 사건

새미가 들려주는 이야기
새로운 친구들

카를로타가 들려주는 이야기
새미와 레안더에 대해

새미가 들려주는 이야기
까마귀, 프란츠, 여동생

새미의 엄마가 들려주는 이야기
새 출발

새미가 들려주는 이야기
그리고 우리는…

프란츠가 들려주는 이야기


담임 선생님이 들려주는 이야기
불편한 시간

새미가 들려주는 이야기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브리타가 들려주는 이야기
새미와 나

펠릭스가 들려주는 이야기
나의 휠체어

새미가 들려주는 이야기
기나긴 길

옮긴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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