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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숲의 왕을 찾아서
흰부리딱따구리와 생태 파수꾼 이야기
돌베개 | 청소년 | 2015.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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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생각하는 돌 시리즈 13권. 한때 미국 남부 저지대의 울창한 숲을 주름잡았던 ‘흰부리딱따구리’가 불과 한 세기 만에 자취를 감추어 버린 ‘멸종의 역사’를 되짚는 책이다. 아울러 흰부리딱따구리를 손에 넣으려고 안절부절못했던 사람들, 혹은 흰부리딱따구리를 멸종 위기에서 구해 내려고 혼신의 힘을 쏟았던 사람들의 삶을 소개하는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 필립 후즈는 산더미 같은 문헌을 뒤지고 전문가와 관련자들을 다방면으로 인터뷰한 뒤 과거와 현재, 스토리와 정보를 엮어서 개성 넘치는 논픽션으로 엮어 내는 데 탁월한 작가다. 이번 책 <사라진 숲의 왕을 찾아서>에서도 필립 후즈는 특유의 부지런한 취재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흰부리딱따구리가 맞닥뜨려야 했던 가혹한 운명을 1809년부터 현재까지 200년에 걸친 풍성한 서사로 재구성해 낸다.

저자는 놀랍도록 매력적이었지만 이제는 사라지고 없는 흰부리딱따구리라는 새를 단순히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 책은 흰부리딱따구리라는 특정종의 사례를 충실히 고증함으로써 인간에 의한 멸종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멸종을 막을 방법은 정녕 없는지 묻는다.

그리고 자연보호 운동, 야생동물 보존 구역, 생태학 등의 개념이 어떻게 등장했는지 알려 주고, 사람들이 그런 깨달음을 얻기 전에 얼마나 자연을 함부로 훼손했는지 보여 준다. 어쩌면 아직도 끝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흰부리딱따구리의 이야기를 통해 멸종의 잔인함과 생명의 존귀함을 일깨우는 감동적인 책이다.

  출판사 리뷰

환경, 생태, 동식물, 새, 미국사,
청소년 인문, 청소년 과학
흰부리딱따구리와 생태 파수꾼 이야기

“우리에게 무슨 권리가 있어서 그들을 멸종시킵니까?”


보스턴 글로브혼북 논픽션 상, 페어런츠 초이스 금상, 플로라 스티글리츠 스트라우스 상, 미국 도서관협회 선정 좋은 청소년 도서 10선, 미국 과학교사협회-어린이책위원회 선정 어린이 과학도서, 워싱턴 포스트 선정 최고의 책, 커쿠스 리뷰 편집자 추천도서

미국에서 가장 귀한 새를 수배합니다
사라져 가는 새와 그 새를 구하기 위해 헌신한 사람들


『사라진 숲의 왕을 찾아서』는 한때 미국 남부 저지대의 울창한 숲을 주름잡았던 ‘흰부리딱따구리’가 불과 한 세기 만에 자취를 감추어 버린 ‘멸종의 역사’를 되짚는 책이다. 아울러 흰부리딱따구리를 손에 넣으려고 안절부절못했던 사람들, 혹은 흰부리딱따구리를 멸종 위기에서 구해 내려고 혼신의 힘을 쏟았던 사람들의 삶을 소개하는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 필립 후즈는 산더미 같은 문헌을 뒤지고 전문가와 관련자들을 다방면으로 인터뷰한 뒤 과거와 현재, 스토리와 정보를 엮어서 개성 넘치는 논픽션으로 엮어 내는 데 탁월한 작가다. 이번 책 『사라진 숲의 왕을 찾아서』에서도 필립 후즈는 특유의 부지런한 취재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흰부리딱따구리가 맞닥뜨려야 했던 가혹한 운명을 1809년부터 현재까지 200년에 걸친 풍성한 서사로 재구성해 낸다. 딱따구리 중에서 가장 컸고 흑백 깃털, 붉은 볏, 강인함이 인상적이었던 흰부리딱따구리는 1800년대 초만 해도 미국 남부에서 흔했다. 그러나 한 세기 만에 개체수가 급감해, 20세기 초에는 멸종 위기종이 되었다. 남북전쟁, 재건, 세계대전, 산업화를 거치면서 서식지인 울창한 원시림이 사라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흰부리딱따구리는 여러 조류학자와 환경운동가들의 헌신에도 불구하고 이미 70년도 더 전에 미국 대륙에서 끝내 자취를 감추었다. 흰부리딱따구리가 겨우 몇 마리만 남았던 1935년, 코넬 대학교의 아서 A. 앨런 교수와 제임스 태너가 방대한 원시 늪지를 헤맨 끝에 촬영한 12초짜리 흑백 영상이 이 새의 살아 움직이는 실체를 포착한 유일한 영상 자료이며, 1944년에 오듀본 협회의 화가 돈 에클베리가 루이지애나에서 흰부리딱따구리 암컷 한 마리를 직접 보고 스케치한 것이 미국에서 이 새가 목격된 마지막 ‘공인’ 사례다. 그 후로도 여러 차례 목격담이 전해져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지만, 흰부리딱따구리의 생존을 입증할 명백한 증거는 끝내 나오지 않았다. 다만 1986년과 1987년 두 해에 걸쳐 쿠바에서 흰부리딱따구리 몇 마리가 탐사대에게 짧게 목격되었으며, 그 후로는 이 세상 어느 곳에서도 이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결국 이 이야기는 일종의 쓰디쓴 실패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실패하고 만’ 사연을 성공적으로 그린 책들이 그렇듯, 이 책은 독자들의 마음속에 작은 거스러미 하나를 만든다. 그럼으로써 거듭 양심을 건드리고, 지난 과오를 반성하게 만들며, 두 번 다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노라 결심하게 부추긴다. 『사라진 숲의 왕을 찾아서』와 『문버드』 등 절멸 위기 동물에 대한 논픽션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는 작가 필립 후즈는 그저 담담하게 사실을 서술하는 방식으로 독자들의 마음속에 큰 파장을 일으킨다. 저자는 놀랍도록 매력적이었지만 이제는 사라지고 없는 흰부리딱따구리라는 새를 단순히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 책은 흰부리딱따구리라는 특정종의 사례를 충실히 고증함으로써 인간에 의한 멸종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멸종을 막을 방법은 정녕 없는지 묻는다. 자연보호 운동, 야생동물 보존 구역, 생태학 등의 개념이 어떻게 등장했는지 알려 주고, 사람들이 그런 깨달음을 얻기 전에 얼마나 자연을 함부로 훼손했는지 보여 준다.
책의 말미에서 필립 후즈는 루이지애나 주립대학의 제임스 반 렘센 박사의 말을 소개하면서 이 세상의 하찮은 생명들조차 존재할 가치가 있음을 강조한다. “이것은 흰부리딱따구리에게만 관련된 일이 아닙니다. 흰부리딱따구리에게 붙어서 살던 진드기는 어떻습니까? 진드기가 누구한테 도움 될 일이야 없었겠지만, 그렇더라도 우리에게 무슨 권리가 있어서 그들을 멸종시킵니까?” 어쩌면 아직도 끝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흰부리딱따구리의 이야기를 통해 멸종의 잔인함과 생명의 존귀함을 일깨우는 감동적인 책이다.

■ 책의 특징

이 책은 한 동물종의 멸종사를 되짚음으로써 인간에 의한 멸종이 얼마나 경솔하고 슬픈 일인지 보여 준다. 저자의 개인적인 의견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그저 꼼꼼하게 역사적 사실을 재구성하고, 19세기 초부터 현재까지 200년의 시공을 발 빠르게 이동하면서 흰부리딱따구리와 인간들이 엮어 내는 드라마틱한 사연 속으로 독자들을 끌어들인다. 그렇게 많던 흰부리딱따구리가 도대체 어쩌다가 세상에서 밀려나게 되었을까? 먼 세상 어디엔가 아직 살아남은 흰부리딱따구리 가족이 조용히 종의 생명을 이어가고 있지는 않을까? 독자들은 여러 물음을 던지면서 마지막까지 긴장한 채 흰부리딱따구리의 운명에 몰입하게 된다.
책을 펼치면, ‘어느 종의 모든 구성원이 깡그리 죽어 버리는 것’을 뜻하는 ‘멸종’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그리고 흰부리딱따구리가 어쩌다가 이처럼 난폭한 물결에 휩쓸리게 되었는지 간명하게 소개하는 ‘서문’이 나오고, 이제 이야기는 1809년 2월, 노스캐롤라이나 주 윌밍턴의 늪지대로 곧장 날아간다. 미국에 사는 모든 새를 그리겠다는 야심을 품은 화가 알렉산더 윌슨이 권총과 소총, 화약으로 단단히 무장한 채 풀숲에 몸을 숨기고 있다. 알렉산더 윌슨이 노리는 것은 새다. 크기는 수탉만 하고, 햇빛 아래에서 상아처럼 반짝이는 큼직한 부리를 가진, 야성적인 새, 바로 이 책의 주인공 흰부리딱따구리다. 필립 후즈는 알렉산더 윌슨에게 산 채로 붙잡힌 흰부리딱따구리가 마지막 순간까지 사람의 손아귀에서 탈출하기 위해 불굴의 의지로 펄떡이며 호텔방을 초토화시키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서술하면서 처음부터 단숨에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이후에도 새의 깃털을 놓고 벌어지는 살인 사건, 찾아 헤매던 사람이 지쳐 포기할 즈음에 유령처럼 출몰하는 흰부리딱따구리의 신비로운 면모, 늪지대를 배경으로 은은히 펼쳐지는 조류학자 제임스 태너와 낸시 태너의 러브스토리 등을 비롯해, 자연 속으로 몸을 숨기려는 흰부리딱따구리와 기어이 인간 세상으로 끌어내기 위해 흰부리딱따구리를 필사적으로 뒤쫓는 사람, 그리고 흰부리딱따구리의 멸종을 막기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에 얽힌 이야기를 멋들어진 추리소설이나 모험소설처럼 흥미롭게 펼쳐 나간다. 독자는 책을 읽는 동안 흰부리딱따구리라는 특정종의 사연을 통해 멸종이 피치 못할 현상인지 자연스럽게 의문을 던지게 되며, 이 새를 찾아내고 보존하려고 백방으로 뛰었던 이들에게 공감하게 된다.
이 책의 주제는 분명 자연보호이지만, 공평한 시각에서 문제를 이해하도록 돕는 배경 정보도 풍성하다. 가령 사냥꾼이나 표본 수집가들의 탐욕을 날카롭게 지적하면서도 그들을 오로지 지각없는 인간으로만 묘사하지도 않는다. 그들이 당시에는 자연을 가장 사랑하는 자연주의자이기도 했음을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임업회사에 고용되어 무자비하게 숲을 베었던 노동자들의 빈궁한 삶을 묘사하여, 그들이 피도 눈물도 없는 악당이 아니었음을 보여 준다.
이 책에는 화가, 표본 수집가, 깃털 사냥꾼, 목재상, 코넬 대학의 아서 A. 앨런 교수와 제임스 태너 등, 이 새를 세상에서 몰아냈거나 지키려고 했던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들의 전기는 하나같이 매력적이다. 주인공들이 쏘다니는 숲과 늪지에 대한 묘사는 대단히 감각적이고 생생하여, 자연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들게 만든다. 이 책에서 가장 비중 있는 인물인 제임스 태너의 부인 낸시 태너 등이 제공한 풍성한 사진은 이제는 사라져 버린 시간과 공간을 눈에 선하게 보여 준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미국의 근현대 풍경을 흥미진진하게 보여 주는 예상 못한 재미를 안겨 준다. 남북전쟁과 재건시대, 양차대전 시기 미국인들의 삶이 책 속에 생생하게 담겨 있다. 예컨대 2차 세계대전 때 미국 본토로 이송된 독일군 포로들이 대규모 벌목 현장에서 노역하는 모습 등은 다른 책에서 쉽게 만나기 힘든 이채롭고도 인상적인 명장면이다.

■ 책의 내용

서문 여섯 번째 멸종의 물결에 휩쓸린 새

흰부리딱따구리는 그 아름다움과 강인함을 본 사람들이 ‘하느님 맙소사’라고 절로 탄식한다고 해서 ‘Lord God Bird’라고 불렸다. 그러나 이 새는 1944년 이후 미국 대륙에서 목격되지 않은 멸종 위기종이다. 인간에 의한 여섯 번째 대멸종의 시대인 오늘날, 흰부리딱따구리의 사연은 우리가 동식물을 보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하는 좋은 사례다.

프롤로그 볼모로 잡힌 새 (1809년 2월)
미국의 모든 새를 스케치하겠다는 야심을 지녔던 알렉산더 윌슨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흰부리딱따구리를 만난다. 당시에는 새를 관찰하려면 엽총으로 쏴 죽이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총에 맞은 흰부리딱따구리는 호텔방 나무 벽을 뚫고 탈출하려고 할 정도로 강인했다. 당시 흰부리딱따구리는 그렇게 쉽게 만날 수 있는 새였다.

1장 표본 60803호 (2002년 2월)
루이지애나 주립대학 박물관 표본 60803호. 길이가 60센티미터에 달하는 당당한 흰부리딱따구리 수컷의 박제이다. 까만 몸통에 난 흰 줄, 새빨간 볏, 갈퀴 같은 발가락, 나무껍질을 뜯어내는 강인한 부리. 표본은 이 아름다운 새의 생태에 대해 많은 상상을 하게 만든다. 이 표본은 1899년에 한 생물학자가 루이지애나에서 잡은 7마리 중 하나로, 당시 박물관에 진열되어 관람객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윌슨이 쉽게 이 새를 만났던 1809년으로부터 겨우 90년이 지난 1899년에 이미 흰부리딱따구리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새가 되었던 것이다. 그 동안에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2장 흰부리딱따구리 서식지로 간 오듀본 (1820~1835년)
미국 조류학의 아버지라 여겨지는 존 제임스 오듀본은 알렉산더 윌슨처럼 미국의 모든 새를 그림으로 남기겠다는 야심을 품고 전국을 여행했다. 그는 새를 살아 있는 상태처럼 보이게 만들고 화려한 색깔을 입힌 점에서 윌슨보다 훨씬 뛰어났다. 오듀본은 1820년에 아칸소와 미시시피 접경 늪에서 잡은 흰부리딱따구리를 박제한 뒤 멋진 그림을 그렸다. 오듀본은 화가를 넘어서 생태계를 염려하는 사람으로서, 원주민이나 백인 가릴 것 없이 흰부리딱따구리의 부리에 영험함이 있다며 마구 잡아 버리는 실태를 걱정했다. 그러나 19세기 초에 남부에는 이 새가 충분히 많은 것 같았고, 당시에는 누구도 이 새가 몇 마리나 남았는지, 멸종이 무엇인지 인식하지 못했다.

3장 “풍요로 가는 길은 남부를 통과한다” (1865~1900년)
남북전쟁 이후, 남부는 가난에 허덕였다. 한편 북부는 목재 기근에 시달렸다. 한때는 북부도 울창한 삼림으로 뒤덮였으나, 유럽 정착민들이 골드러시와 전쟁을 겪으며 모조리 잘라 쓰는 바람에 공급이 달렸다. 부유한 북부인들은 남부의 삼림지를 거저나 다름없는 가격에 사들였다. 그들은 철도를 놓았고, 새로 개발된 벌목 기계들과 노동력을 동원하여 나무를 베기 시작했다. 남부의 야생동식물은 북부와 마찬가지로 빠르게 사라져 갔다. 한때 남부 전역에 분포했던 흰부리딱따구리는 1900년대에는 이미 미시시피와 앨라배마 일부로 서식지가 축소되었다.

4장 두 수집가 (1892~1894년)
벌목으로 인한 서식지 축소 외에, 인간의 사냥도 흰부리딱따구리의 멸종을 재촉한 원인이었다. 특히 플로리다의 스와니 강 일대에서는 누가 그랬는지도 밝혀져 있다. 새 사냥꾼 아서 웨인이 무려 44마리를 쏴 죽인 뒤 개체군이 현저히 감소했다는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웨인은 윌리엄 브루스터라는 부유한 표본 수집가를 위해 사냥을 했는데, 브루스터는 웨인 외에도 여러 사냥꾼으로부터 흰부리딱따구리 표본을 자그마치 61개나 사들였다. 당시 사람들은 왜 표본을 수집했을까? 당시에는 동물을 가까이 관찰하려면 죽여서 표본을 만드는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표본이 많을수록 그 동물의 다양성이나 생태에 대해 많은 단서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괴짜나 악당이 아니라 나름대로 동물학에 기여했지만, 멸종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 새가 희귀해진다는 것을 알아도, 그렇기에 더욱 귀한 표본을 갖고 싶어 했다.

5장 깃털 전쟁 (1870~1920년)
1880년대, 여성들의 유행은 모자에 진짜 새의 깃털을 잔뜩 얹는 것이었다. 부리, 발톱, 다리까지 아예 새의 절반을 얹는 경우도 있었다. 그 때문에 수집가들의 박제용이 아니라 깃털을 노린 사냥이 성행했고, 인기가 좋았던 백로 등의 서식지는 끔찍하게 약탈당했다. 이에 분개한 여성들과 학자들이 ‘오듀본 협회’를 꾸려 깃털 모자에 반대하고 나섰고, 각 지방의 협회들은 곧 전국을 아우르는 하나의 조직으로 뭉쳐 각 주에 조류보호법을 로비하기 시작했다. 사냥을 감시하도록 고용된 관리인이 밀렵꾼들에게 살해당하는 등, 이것은 정말로 ‘전쟁’이었다. 그러나 오듀본 협회가 소식지를 통해서 어린이들에게 새를 관찰하고 사랑하는 법을 가르치자 상황은 바뀌기 시작했다. 『휴대용 새 도감』은 불티나게 팔렸다. 한편 1924년, 코넬 대학의 조류학자 아서 앨런은 멸종한 줄 알았던 흰부리딱따구리가 플로리다에 살아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갔다. 그는 운 좋게 둥지에서 새끼를 키우는 흰부리딱따구리 한 쌍을 발견했고, 7,000장의 사진을 찍었다. 이것은 흰부리딱따구리를 총이 아니라 카메라로 ‘사냥’한 최초의 사례였다.

6장 새처럼 생각하는 법을 배우다 (1914~1934년)
세상에서 누구보다 흰부리딱따구리를 잘 알았고, 평생 그 새를 찾아다녔고, 영원히 그 새와 함께 이름이 기억될 생물학자는 제임스 태너다. 그는 자연과 새에 반한 소년이었고, 집에서 가까운 코넬 대학에 세계적인 조류학자 앨런 교수가 있다는 것을 알고는 주저 없이 진로를 정했다. 한편 앨런 교수는 안식년을 맞아 6개월간 미국 전역의 새소리를 녹음한다는 대단한 계획을 세웠다. 당시 막 개발되기 시작한 소리 녹음 카메라를 써서 사라져 가는 희귀한 새들의 자취를 기록하겠다는 것이었다. 특히 그는 10년 전에 카메라로 만난 바 있는 흰부리딱따구리를 다시 한 번 만나 그 소리를 기록하고 싶었다. 교수는 소규모 탐사대를 꾸렸고, 태너는 그 막내 일원이 되었다.

7장 마이크로 찍다 (1935년)
1935년 2월, 코넬 대학 조류 탐사대는 큰 트럭에 캠핑 장비를, 작은 트럭에 녹음 장비를 싣고 떠났다. 그들은 남부 여러 주를 누비며 많은 새의 소리를 녹음했지만 좀처럼 흰부리딱따구리는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4월에 기회가 왔다. 텐사스 강 늪지에서 흰부리딱따구리를 봤다는 신빙성 있는 목격자를 만난 것이다. 그 일대는 ‘싱어 보호구역’이라 불리는 곳으로서, 재봉틀로 유명한 싱어 사가 목재를 확보할 요량으로 사들여 루이지애나 주에 보전을 위탁한 곳이었다. 덕분에 개간 광풍에서 비껴나, 수천 년 전 원시림의 모양을 간직하고 있는 흔치 않은 장소였다. 그들은 그곳의 삼림관리인 J. J. 쿤과 함께 한참 헤맨 끝에, 둥지에서 새끼를 키우는 흰부리딱따구리 부부를 발견했다.

8장 캠프 에필루스 (1935년)
코넬 대학 탐사팀은 흰부리딱따구리의 둥지 앞에 진을 치고 닷새 동안 해가 있을 때면 계속 새를 관찰했다. 평생 한 배우자와 함께 살며 함께 새끼를 키우는 흰부리딱따구리가 어떤 패턴으로 알을 품고 먹이를 찾는지, 최초로 생태를 관찰했다. 그들이 그때 찍은 12초짜리 짧은 영상과 울음소리 녹음은 역사상 전무후무한 흰부리딱따구리의 영상이자 녹음이다. 그러나 그들이 다른 새들을 녹음하기 위해 한 달간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와 보니, 둥지는 사라지고 새끼가 알을 깬 흔적마저 없었다. 다른 곳에서 발견한 다른 빈 둥지도 사정이 마찬가지였다. 흰부리딱따구리는 왜 그렇게 자주 둥지를 옮겼을까? 왜 새끼가 알을 깬 흔적이 없을까? 개체군이 줄다 보니 근친교배가 성행하여 유전적 결함이 생긴 걸까?

9장 미국에서 가장 귀한 새를 수배합니다 (1937~1939년)
1934년에 오듀본 협회의 회장이 된 존 베이커는 생태학이라는 말이 없던 시대에 생태의 중요성을 믿은 사람이었다. 그는 흰부리딱따구리가 존재한다는 코넬 대학 탐사대의 보고를 받고서, 그 종을 보존하는 데 나서기로 결심했다. 오듀본 협회는 연구 기금을 조성했고, 3년짜리 탐사 및 연구를 의뢰하기로 했다. 그 적임자는 물론 제임스 태너였다. 태너는 흰부리딱따구리의 과거 분포, 현재 분포, 생태, 보전 방안을 알아내는 과업을 맡았다. 그리하여 1937년부터 홀로 야생을 누비는 엄청난 모험에 나섰다. 그는 플로리다 일대에서 유력한 서식지를 몇 군데 발견했지만, 실제 새는 보지 못했다. 많은 주민들이 예전에는 새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보지 못했다고 답했고, 흰부리딱따구리와 아주 헷갈리는 도가머리딱따구리를 착각하여 정보를 주는 예가 허다했다. 태너는 이번에도 싱어 보호구역에서만 살아 있는 흰머리딱따구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10장 미국에서 가장 귀한 새를 수배합니다 (1937년 12월~1938년 10월)
태너는 싱어 보호구역에서 쿤과 함께 흰부리딱따구리를 더 조사하기로 했다. 두 사람은 숲을 샅샅이 누비면서 예닐곱 마리의 흰부리딱따구리를 관찰했다. 새끼가 처음 나는 것도 보았고, 새가 어떤 나무에 구멍을 파는지, 어떤 먹이를 먹는지, 얼마나 넓은 영역을 필요로 하는지를 알았다. 새를 이해하고 보존하기 위해서는 서식지인 숲을 완벽하게 알아야 한다는 것을 깨우쳤다. 1937년 봄에는 행운도 만났다. 새끼 한 마리가 둥지에서 떨어져, 쿤의 어깨와 머리로 기어올랐던 것이다. 태너는 흰부리딱따구리가 사람과 함께 있는 유일한 사진을 찍었다. 태너가 오듀본 협회에 보고한 결론은 다음과 같았다. 흰부리딱따구리는 기존의 짐작보다 훨씬 넓은 서식지를 필요로 한다. 죽어가는 나무의 굼벵이만을 먹는데, 숲이 충분히 넓어야만 언제든 충분한 수의 늙은 나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의 멸종 제1 원인은 벌목으로 인한 서식지 축소다. 따라서 싱어 보호구역은 반드시 보존되어야 한다. 하지만 어떻게?

11장 흰부리딱따구리를 구하려는 경주 (1941~1943년)
시간이 많지 않았다. 왜냐하면 싱어 보호구역의 주인이었던 싱어 사가 1939년에 땅을 시카고 제재 및 목재 회사에 팔았기 때문이다. 시카고 제재 회사는 숲에 철도를 놓았고, 흑인 노동자들을 동원해 텐사스 강 서부부터 벌목하기 시작했다. 오듀본 협회는 루이지애나 주에 ‘텐사스 늪 국립공원’ 법률을 제정하라며 로비를 벌였고, 시카고 제재 회사에게는 그 땅을 팔라고 요청했다. 그러던 중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되었다. 이제 아무도 남부의 늪지 따위에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희망은 있었다. 남부의 흑인 노동자들이 모조리 북부로 올라가 군수산업에 종사하게 되자 시카고 제재 회사는 나무를 베어낼 노동력이 달렸던 것이다. 결국 시카고 제재 회사는 서식지 16제곱킬로미터를 20만 달러에 팔 용의가 있다며 태도를 바꾸었다. 루이지애나 주지사가 돈을 모아 왔고, 회사와 협회는 1943년 12월에 협상을 벌이기로 약속했다.

12장 영원과 만나다 (1943~1944년)
그러나 운명은 또 바뀌었다. 1943년 가을부터 시카고 제재 회사가 새로운 노동력을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북아프리카에서 연합군에게 잡힌 독일 포로들이었다. 미국이 독일 포로 일부를 받아들여, 여러 일터에 값싼 노동력으로 공급했던 것이다. 시카고 제재 회사는 다시 한 번 싱어 보호구역의 원시림을 신나게 베어냈고, 상자를 만들어 전쟁 물자로 내다 팔았으며, 폐허가 된 땅은 주민들에게 팔았다. 결국 협상은 결렬되었다. 회사는 “자기들은 돈밖에 모르며, 당신들처럼 윤리적 문제를 고민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오듀본 협회에서 흰부리딱따구리 보호를 위해 뛰었던 사람들은 불치병에 걸린 친구의 병상을 찾듯이 하나 둘 마지막으로 그 숲을 방문했다. 돈 에클베리가 1944년 4월에 그곳에서 목격한 암컷 한 마리가 미국에서 목격된 최후의 흰부리딱따구리다.

13장 카르핀테로 레알, 과학과 마법 사이에 사는 새 (1985~1987년)
미국 흰부리딱따구리의 가장 가까운 친척은 쿠바에서 ‘카르핀테로 레알’이라고 불리는 쿠바 흰부리딱따구리다. 둘은 같은 종으로 여겨진다. 쿠바에서도 흰부리딱따구리는 희귀종이다. 1985년 이래 흰부리딱따구리가 목격된 사례는 고작 9건이었고, 사진은 없다. 그러나 가장 끈질기게 탐사단을 이끌었던 쿠바 생물학자 히랄도 알라욘은 분명 그 새를 보았다. 그것도 놀랍게도 1986년 3월 16일에 처음 본 뒤, 정확히 1년 뒤인 1987년 3월 16일에 또 다시 보았다. 알라욘은 아직 그 새가 쿠바에 살고 있다고 믿는다.

14장 유령새의 귀환? (1986~2002년)
테네시 대학 생태학 교수가 된 제임스 태너에게는 이후에도 계속 흰부리딱따구리에 대한 제보가 쏟아졌다. 그러나 그 제보들은 도가머리딱따구리를 착각한 것일 가능성이 높았다. 태너가 죽은 뒤 제보는 루이지애나 주립대학으로 쏟아졌다. 역시 대부분 신빙성이 없었지만, 그 대학 산림학과 학생의 1999년 제보는 달랐다. 그는 정말로 뉴올리언스 근처에서 그 새 한 쌍을 본 것 같았다. 소식이 언론에 알려졌고, 난리통이 벌어졌다. 사람들이 벌떼처럼 습지로 몰려와 새를 찾겠다며 헤집고 다녔던 것이다. 결국 쌍안경 제조업체인 차이스의 후원으로 코넬 대학이 공식적인 탐사대를 꾸렸고, 그들은 앨런과 태너가 최초이자 최후의 영상을 기록했던 때로부터 66년이나 지난 2002년에 두 번째 탐사에 나섰다. 그러나 한 달여의 탐색에도 소득은 없었다. 요즘도 많은 사람이 흰부리딱따구리를 찾으려고 나서며 심심찮게 제보를 해 오지만, 새의 존재는 오리무중이다. 그러나 흰부리딱따구리를 보존하기 위한 과정은 모두에게 교훈이 되었다. 동물을 죽이지 않고도 조사할 수 있다는 것, 종은 서식지 전체를 보호해야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사우스캐롤라이나와 쿠바의 삼림이 이 새의 존재 가능성 때문에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다. 오듀본 협회를 비롯한 많은 단체들의 보호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어쩌면 이 새는 미국의 상징인 대머리독수리보다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에필로그 희망과 노력, 그리고 베티라는 이름의 까마귀 (21세기와 미래)
20세기는 희망의 시기이기도 했다. 1980년대부터 미국에서는 평화로운 새 관찰이 국민적 취미로 자리 잡았다. 『침묵의 봄』 덕분에 살충제 사용이 금지되어 많은 새가 목숨을 건졌다. 1973년에는 멸종 위기종 법이 제정되었다. 송골매처럼 멸종 위기종이 된 새가 과학자들의 노력으로 인공 번식된 사례도 있었다. 20년 넘는 노력 끝에 송골매는 1999년에 멸종 위기종 목록에서 빠졌다. 우리가 서식지와 종 보호에 힘쓰면 멸종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예다.














멸종은 자연에서 가장 비극적인 일이다. 멸종은 어느 종의 모든 구성원이 깡그리 죽어 버리는 것을 뜻한다. 유전적으로 한 가족에 해당하는 모든 개체가 영영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조류학자 윌리엄 비비의 말을 빌려서 이렇게 이야기할 수도 있다. “어느 생물 종족에서 최후의 개체가 더 이상 숨 쉬지 않게 되면, 천지가 한 번 바뀌어야만 다시 그런 존재가 나타날 것이다.” (……)
이 책은 여섯 번째 멸종의 물결에 휩쓸린 어느 종의 이야기이다. 한때 깊은 숲 속에 살았으며 어쩌면 지금도 살고 있을지 모르는 어느 새의 이야기이다. 캄페필루스 프린키팔리스(Campephilus principalis), 흔히 흰부리딱따구리라고 불리는 이 새는 햇살 가득한 숲 천장에서 보란 듯이 잘 살아가다가 겨우 100년 만에 멸종의 그늘에 가려 주변부로 밀려났다. 그 100년 동안 물론 다른 종도 많이 사라졌다. 그러나 흰부리딱따구리는 그 서식지를 파괴하고 팔아넘긴 사람들과 서식지를 보존하여 종을 구하려고 애썼던 새로운 종류의 과학자 및 자연보호 운동가가 줄다리기를 벌인 대상이었다는 점에서 독특했다. 오늘날 우리가 위기에 처한 동식물을 구할 때 쓰는 기법 중 몇 가지가 그때 흰부리딱따구리를 구하려는 과정에서 개발되었다는 점에서, 이 근사한 새는 현대의 첫 멸종 위기종이었다고 봐도 좋을지 모른다.
- 서문. 여섯 번째 멸종의 물결에 휩쓸린 새

윌슨이 20킬로미터를 달려 윌밍턴 시내까지 가는 동안, 새는 내내 비명을 질렀다. 기진맥진한 박물학자, 눈알이 퉁방울이 된 말, 울부짖는 딱따구리라는 요상한 삼인조가 윌밍턴 거리를 지나가자 마을 사람들이 깜짝 놀라서 문간이며 창가로 나와 내다보았다. 다들 무슨 일인가 의아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
윌슨은 스케치북을 쥐고 그리기 시작했다. 방이라도 남아 있을 때 그려야 했다. 그는 새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갈 때마다 피의 대가를 치렀다. 나중에 그는 흰부리딱따구리에 대해서 이렇게 썼다. “[내가 그림을 그릴 때] 새는 내게 여러 군데 상처를 입혔다. 새는 늘 품위가 있었고 불굴의 기상을 보여 주었다. 그래서 나는 새를 고향 숲으로 돌려보내고 싶다는 유혹에 쉴 새 없이 시달렸다. 새는 사흘 가까이 나와 함께 살았지만 일체의 먹이를 거부했다. 나는 후회스런 심정으로 새의 죽음을 지켜보았다.”
- 프롤로그. 볼모로 잡힌 새

  작가 소개

저자 : 필립 후즈
인디애나 주 사우스벤드에서 태어났다. 예일 대학교 산림환경대학원을 졸업했고, 1977년부터 국제자연보호협회 활동가로 일하고 있다. 메인 주 포틀랜드에서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고 있으며, 특히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청소년의 사회참여와 절멸 위기 동물에 대한 논픽션으로 유명하다. 로버트 F. 시버트 아너상과 보스턴 글로브혼북 상을 수상하고 미국도서관협회(ALA) 논픽션 상 후보에도 오른 『소년은 침묵하지 않는다』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덴마크를 점령한 나치 독일에 맞선 소년 레지스탕스 이야기를 생생하게 다루고 있다. 『열다섯 살의 용기』로 전미도서상과 뉴베리 아너상을, 『문버드』로 로버트 F. 시버트 아너상과 페어런츠 초이스 금상을, 『사라진 숲의 왕을 찾아서』로 보스턴 글로브혼북 상과 플로라 스티글리츠 스트라우스 상 등을 받았다. 그 밖에도 『안녕, 꼬마 개미』『우리도 거기 있었어요!』 『우리 세상이기도 해요!』 등을 썼다.www.philliphoose.com

  목차

서문 여섯 번째 멸종의 물결에 휩쓸린 새 8
프롤로그 볼모로 잡힌 새 13
1장 표본 60803호 19
2장 흰부리딱따구리 서식지로 간 오듀본 31
3장 “풍요로 가는 길은 남부를 통과한다” 43
4장 두 수집가 53
5장 깃털 전쟁 69
6장 새처럼 생각하는 법을 배우다 85
7장 마이크로 찍다 99
8장 캠프 에필루스 115
9장 미국에서 가장 귀한 새를 수배합니다 131
10장 최후의 흰부리딱따구리 숲 149
11장 흰부리딱따구리를 구하려는 경주 167
12장 영원과 만나다 181
13장 카르핀테로 레알, 과학과 마법 사이에 사는 새 195
14장 유령 새의 귀환? 211
지도 무너지는 숲: 흰부리딱따구리 서식지는 어떻게 사라졌나? 226
에필로그 희망과 노력, 그리고 베티라는 이름의 까마귀 229

연대표 237
용어 설명 242
참고 자료 246
감사의 말 267
추천의 말 윤신영 「과학동아」 편집장 272
사진 출처 278
찾아보기 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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