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이웃과 더불어 사는 즐거움을 알려 주는 그림 동화차 조심, 사람 조심, 특히나 이웃 조심!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우리 주위에는 위험한 사람이 많다며 늘 조심하라고 말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뉴스만 봐도 세상은 정말 무섭고 험한 곳이니까요.
그런데 무조건 이웃을 멀리하고 경계하라고 주의를 주는 것만이 옳은 일일까요?
여기 이웃을 바라보는 두 아이의 서로 다른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그동안 잊고 지냈지만 누구나 꼭 되찾고 싶어 하는
‘이웃사촌’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라진 동생 태오를 찾아라!
흥미로운 추리형식으로 담아낸 우리 동네 이웃들 이야기엄마의 잔소리가 힘들 때도 있지만 세상이 험하니 엄마 말이 맞다고 생각하는 은오. 조심성 있고 책임감 강한 은오는 어느 날 사라진 천방지축 동생 태오를 찾아 온 동네를 누빕니다. 은오는 그동안 모르고 지냈던 이웃들을 만나게 되면서 태오가 동네에서 무엇을 하고 다니고 누구와 친하게 지냈는지를 알게 되지만 엄마의 말에 따르면 그들은 다 의심스럽기만 합니다.
<우리 동네 위험인물 1호, 2호>는 형 은오가 동생 태오를 찾는 과정을 통해 이웃과의 ‘소통’과 ‘관계’, ‘교류’에 관해 생각해 보는 이야기이며, 이를 흥미로운 추리 형식을 빌려 풀어낸 창작동화입니다.
과연 내 이웃은 위험인물일까? 아이들을 지켜봐 주는 위인일까? 사라진 동생을 찾아 나선 은오는 그동안 동생이 친하게 지내온 동네 이웃들을 만나게 되고, 수상한 장면들을 목격하게 됩니다. 학교 앞에서는 몇몇 어른들이 모여 자기들끼리 웅성거리는 것을 보게 되고, 모자를 쓴 아저씨가 골목길에서 어떤 아이를 어디론가 끌고 가는 것을 보게 되는 것이죠. 그뿐인가요. 문방구 누나도 어딘지 모를 이상한 말을 하고, 수의사 아저씨도 괴상한 소리를 내며 웃기만 합니다. 은오에게 그들은 모두가 동생 태오를 해코지한 위험인물 같고 점점 더 겁이 납니다. 그런데 어쩌자고 동생 태오는 이런 이웃들과 그동안 가깝게 지내 온 걸까요? 은오에게 ‘이웃’은 모르는 사람 즉, ‘낮선 사람’일 뿐입니다. 그렇다면 동생 태오에게 이웃은 어떤 사람들이었을까요? 태오는 등굣길에 만나는 이웃들에게 매일 같이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합니다. 때문에 동네 사람들은 태오를 잘 알고 있습니다. 은오가 태오의 형이라는 것도 태오를 통해 이미 알고 있으며, 오늘 태오가 무얼 입었는지, 또 태오가 무얼 좋아하고 무얼 잘 하는지, 어디를 다녀갔는지도 말입니다. 이처럼 태오를 잘 알고 관심을 가져 준 이웃들은 과연 은오의 생각처럼 위험인물일까요? 아니면 태호를 지켜 준 ‘위인’일까요?
이제 우리 아이들에게 마음껏 누비며 뛰놀 ‘동네’와 정다운 ‘이웃’을 돌려주세요!“사실은 나도 밖에 나가서 신 나게 놀고 싶다…….
하지만 엄마는 ‘특별한’ 일이 아니면 절대 나가지 말라고 한다.”
-본문 중
<우리 동네 위인 1호, 2호> 속 은오는 늘 망설입니다. 밖에 나가서 신 나게 놀고 싶지만 그러면 안 된다고 다잡습니다. 현실 속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아파트에 거주하는 국민의 비율이 전체 세대의 50%를 넘었다고 합니다. 아파트의 구조를 생각해 볼 때 우리는 옛날보다 더 많은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셈입니다. 이웃은 더 많아졌을지 모르지만 정작 옆집에 누가 사는 지는 잘 모릅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아파트 간 아이들 놀이터 문제, 층간 소음 문제, 경비원이나 택배 기사를 향한 갑질 논란 등 이웃 간의 다툼은 끊이질 않습니다. ‘가까운 이웃이 먼 친척보다 낫다’는 속담은 그야말로 옛말이 되었습니다. 이웃 간의 신뢰는 이기심에 무너져 갔고, 핵가족에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혼자가 된 아이들은 학교와 학원, 집을 오가는 무료하고 단조로운 일상에 익숙해져 버렸습니다.
<우리 동네 위험인물 1호, 2호>에서는 그동안 우리가 잊고 지낸 중요한 가치 ‘이웃’에 대해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해 보고, 이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이웃사촌’이라는 정서적 공동체가 가지는 의미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골목을 가득 채우던 아이들의 웃음소리, 함께 동네를 누비며 뛰놀던 친구, 기쁜 일은 더불어 축하하고 슬픈 일은 한마음으로 나누던 이웃, 그 온기. 더불어 사는 즐거움 말입니다. 예전 이웃의 아이도 내 아이처럼 귀하게 여기던 그 시절 어른들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위인’이 아닐까요? 먼저 건넨 “안녕하세요!” 인사 한마디면 우리 아이들에게 멋진 이웃사촌을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낮선 어른들을 무조건 경계하라고 이르기보다는 먼저 이웃과 소통하고 아이들과 함께 서로 왕래하며 그 벽을 허문다면 우리 아이들이 마을에서, 동네에서 좀 더 자유롭게 뛰놀며 더불어 사는 즐거움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이웃과 더불어 사는 즐거움이 되살아난다면, 우리 아이들이 <우리 동네 위험인물 1호, 2호>의 은오와 같이 이웃을 위험인물로 보고 무조건 경계하고 두려워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이웃과 더불어 산다는 건, 어쩌면 그렇게 ‘특별한’ 일이 아닐지 모릅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아이가 잘 자라려면 부모의 사랑과 보살핌뿐만 아니라 이웃의 관심과 사랑도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우리 동네 위험인물 1호, 2호>처럼 우리 주변에는 우리 아이들을 지켜보며 관심을 가지고 돌봐 주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때로는 그 분이 동네 분식집 아주머니가 될 수도, 늘 아이들 가까이 있는 문방구 누나가 될 수도, 동네 아저씨, 아주머니, 할머니, 할아버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 마을, 우리 동네에서 이웃끼리 관심을 갖고 신뢰를 회복하고 소통한다면 우리 아이들은 어디에서나 안전할 것이며, 우리 이웃은 언제나 아이들에게 ‘위인’이 될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저, 지금 학교 가요.”
“오냐, 뛰지 말고 천천히 가거라.”
태오가 정문을 지나며 인사하자 경비 아저씨가 웃으며 대답했다.
‘어휴, 창피해. 누가 학교 가는 줄 모르나?’
태오랑 나란히 가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다. 엄마가 창밖으로 내다볼 게 분명하다.
“안녕하세요?”
“고 녀석 참. 예의 바르네.”
슈퍼 아저씨가 배를 긁던 손으로 태오 머리를 쓰다듬었다. 인사한다고 머리를 쓰다듬어? 모르는 아이를? 엄마는 나쁜 사람은 언제나 주변에 있다고 했다. 지나치게 친절한 사람, 우리 가족을 아는 척하는 사람, 공짜로 뭔가를 주는 사람. 이런 사람들은 위험인물이니 조심해야 한다고 말이다.
태오는 아무런 의심도 없이 눈이 마주치는 어른마다 큰 소리로 인사를 했다. 나는 태오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빨리 가자고 눈치를 주었다.
- 1장 <할머니 대신>에서
학교 정문이 보이는 큰길로 막 들어섰을 때였다. 정문 바로 앞, 골목 입구에 사람들이 모여 웅성거리고 있었다.
“‘끼익’ 소리에 놀라서 나와 봤더니…… 쯧쯧.”
몸서리를 치며 말하는 사람은 앞치마를 두른 분식집 아주머니였다. 등을 보인 채 쪼그려 앉은 사람은 “또 이런 일이 생기면 저를 부르세요.” 하면서 부지런히 팔을 움직였다. 팔짱을 끼고 서서 구경만 하는 사람도 있었다. 교복을 입은 형들은 그 앞을 지나다 슬쩍 넘어다보았다. 얼굴을 찡그린 채 허리를 반쯤 구부리고 있는 사람은 문방구 누나였다.
“빨리! 저기 어린애가 온다. 어서!”
누군가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 나는 우뚝 섰다. 되돌아가고 싶었다. 뭔가 끔찍한 걸 보는 얼굴들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태오가 거기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만일 태오가 사고를 당한 거라면, 나쁜 사람들이 태오를 납치하는 거라면……! 둥둥둥 가슴에서 북소리가 들렸다.
- 3장 <수상한 사람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