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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의 농도
청소년 테마 소설
문학동네 | 청소년 | 2015.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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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청소년 테마 소설'은 청소년문학의 비약적인 성장을 이끌어온 대표 작가들, 신선한 발상과 진솔한 화법으로 청소년문학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신예 작가들, 그리고 그동안 문학동네 아동청소년 도서 기획위원으로서, 청소년문학의 태동부터 팽창까지 최전선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해온 비평가 유영진이 자기 삶의 주체로서의 청소년에 대해 함께 고민한 결과물이다.

'중독'은 어떤 순간, 특정한 상태, 상징적인 대상에 대한 기이한 집착으로 해석할 수 있다. 치명적인 일탈의 달콤함과 위태로움을 오가는 다양한 양상의 '중독'은 그 심연에 결핍과 공허를 감추고 있다. 김민령, 김봉래, 김학찬, 송미경, 오문세, 장은선, 전삼혜가 꾸린 <중독의 농도>는 강렬하고 실험적인 서사로 청소년 독자들에게 색다른 독서 경험을 선사할 단편들로 채워져 있다.

  출판사 리뷰

청소년들의 불안과 고민을 구성하는 몇 가지 원소들에 대한 탐구
‘청소년 테마 소설’


문학동네는 청소년들의 불안과 고민을 구성하는 주요 화두를 중심으로 ‘청소년 테마 소설’ 세 권을 엮어 지난해 출간한 바 있다. ‘청소년 테마 소설’은 청소년문학의 비약적인 성장을 이끌어온 대표 작가들, 신선한 발상과 진솔한 화법으로 청소년문학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신예 작가들, 그리고 청소년문학을 향한 무한한 애정을 양분삼아 10년간 활발히 현장비평을 해온 비평가 유영진이 자기 삶의 주체로서의 청소년에 대해 함께 고민한 결과물이다. “도대체 걘 나한테 왜 그러지?” “어쩌자고 난 이렇게 생겨 먹었을까?” “오늘 학원 빠지고 싶은데 무슨 핑계거리 없나?” 하는 일상의 고민부터 더 넓은 세계로 나가는 문턱에서 찾아드는 묵직한 질문들에 이르기까지, ‘관계’ ‘미래’ ‘콤플렉스’를 주제로 한 『관계의 온도』 『내일의 무게』 『콤플렉스의 밀도』는 누구도 정답을 제시하지 못하는 질문들에 닿고자 한 소설적 교감의 시도로써 독자의 마음을 두드리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번에 새롭게 주목한 열쇳말은 ‘정체성’과 ‘중독’이다. 『존재의 아우성』 『중독의 농도』에 실린 다양한 색채의 단편들은 예민한 감각으로 독자들과 교감하며 우리 청소년문학의 스펙트럼을 한결 풍성하게 할 것이다.

‘청소년 테마 소설’의 작품들은 청소년 여러분에게 무언가를 요구하거나 교훈을 전해 주려 하지 않습니다. 다만 여러분이 고민하고 있거나 앞으로 마주하게 될 문제들이 우리 삶에서 어떤 모습으로 드러나는지 세심히 짚고, 과연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진지하게 묻고 있습니다. 다양한 작품을 여러분의 삶, 여러분이 겪지 않은 삶에 대한 이야기라 생각하고 즐겁게 읽어 주면 좋겠습니다.
_유영진(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 중독

사람은 누구나 무언가에 조금씩 중독되어 있다. 정도나 양상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흔히 무언가에 중독되었다고 하면 비정상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특히 청소년들이 학습이나 진학에 관계없는 무언가에 눈길을 두면 각종 규제와 금지의 잣대를 들이밀고 본다. 통제 속에 갇힌 청소년들은 경험 그 자체를 즐겨볼 기회를 잃어가고 있고 자연히 스스로를 언제 어떻게 통제해야 하는지 알기 힘들다. 일탈과 쾌락의 포로가 되기 쉬운 청소년기, 중독이란 무엇이고 중독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제대로 들려줄 문학작품이 필요하다.
김민령 김봉래 김학찬 송미경 오문세 장은선 전삼혜가 꾸린 『중독의 농도』는 강렬하고 실험적인 서사로 청소년 독자들에게 색다른 독서 경험을 선사할 단편들로 채워져 있다. 일곱 명의 작가들은 중독이라는 공통테마에 머리를 맞대되, 깊은 주제의식을 가지고 다양한 군상을 제시함으로써 청소년 독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저마다의 돌파구를 냈다. 독자들은 이들이 낸 길을 따라 자기를 반추함으로써 스스로를 불안하게 하거나 의지를 약하게 하는 어떤 것을 가려내고 짚어낼 수 있게 될 것이다.

중독은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슬픈 숙명이 아니라 통제하고 조절하며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에너지원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인간은 쉽게 중독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냉정하게 인식하고, 자신을 즐겁게 하는 대상이나 행동과 나 자신 사이에 적절한 거리와 균형을 유지하는 거지요.
_유영진(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수록 작품 소개]

「7」
김봉래 : 휴대폰의 전파 수신 막대는 신호 없음으로 표시되고 와이파이도 불통이다. 영화 티켓을 예매하려면 극장에 가서 줄을 서야 하고 할 말이 있으면 집으로 전화를 걸거나 찾아가야 한다. 불현듯 시작된 통신 장애는 7일간이나 계속되고, 그사이 민수는 여자친구 정화와 기념일을 맞아 고대해온 데이트를 하게 된다. 하지만 정화는 마음이 다른 어딘가에 가 있는 듯 무표정한 얼굴. 정화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는 민수의 머릿속은 복잡하기만 하다. 네트워크를 타고 거미줄처럼 빈틈없이 우리들 사이를 메웠던 말들, 그것이 없다면 우리의 알량한 관계는 한순간 와르르 무너져 버리고 말까? 통신 장애로 말미암은 불편함은 우리네 관계에 대한 불안과 집착을 보여준다.

「①②③④⑤」 김학찬 : 주인공 ‘나’의 취미는 시험, 특기도 시험이다. 공부하는 것은 싫지만 시험은 좋다. 아니 즐겁고 짜릿하기까지 하다. 친구들의 답이 없는 싸움보다는 ‘나’는 확실한 답을 가진 객관식의 세계를 사랑한다. ①번이 답이라면 ②번은 답이 아니고, ①번과 ②번이 답이 아니라면 답은 ③, ④, ⑤번 중 하나인 세계. ‘나’의 강박적이고 파편적인 내면이 독특한 구성과 작가 특유의 날렵한 문체로 전개되고, 충격적인 반전을 안은 아픈 결말로 매듭된다. 점수와 석차와 등급에서만 자기 자신을 확인받을 수 있는 이 시대 청소년들의 그림자가 안타깝다.

「노래가 시작되고」 송미경 : 새엄마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유나. 그런 유나를 라미는 모른 척할 수가 없다. 유나의 말이라면 서슴없이 라미는 체육복과 교복을 빌려주고 시험 날에는 자기 컴퓨터용 사인펜도 내어준다. 새벽에 걸려오는 유나의 전화를 받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하기도 하는 라미는 내가 아니면 유나에게는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던 어느 날 유나가 놓고 온 준비물을 챙기러 유나의 집으로 향한 라미에게 강력한 두통처럼 기습적인 반전이 찾아드는데. 상대에게 언제나 구원자로 남길 바라는 인물의 심리를 치밀하게 따라가다보면, 내적 허기와 욕망에 갉아 먹힌 존재에 대한 서늘한 노래가 들린다.

「공기 중독자들」 오문세 : 유리 돔으로 둘러싸인 도시 안은 정부가 만들어내는 인공 공기로 채워져 있다. 사람들은 기업이 출시하는 공기 신상품을 사들이며 열광하기도 한다. 무색무취의 바깥 공기는 오염됐고 그 공기에 중독되면 폐인이 된다고 정부는 주장한다. 그러던 어느 날, 도시의 경계를 따라 걷다가 투명하고 단단한 유리에 생긴 금을 발견한 주인공 ‘나’의 세계에도 작은 균열이 시작된다. 소설의 참신한 설정과 상징적인 장치들이, 익숙하고 당연시해온 중독을 둘러싼 가치와 인식에 물음표를 던진다.

「별것도 아닌 일」 김민령 : 로미는 우연히 낯선 동네에서 같은 반 친구 은석을 마주치고, 그 일은 로미에게 특별하게 다가온다. 하나뿐인 친구, 소중한 친구, 나만의 친구 은석이를 위해 로미는 날마다 은석에게 커피, 생수, 샤프, 문제집,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준다. 별것도 아닌데, 받지 않겠다는 은석이를 로미는 이해할 수 없다. 한편 그런 로미에게 양희가 다가서서 두툼한 카디건처럼 따뜻하게 말을 건다. 달콤해서 끝을 모르고 먹게 되는 캐러멜처럼 미묘하고도 복잡다단한 관계의 성질을 감각적인 심리 묘사와 문장으로 풀어낸 작품.

「지킬의 비극」 장은선 : 붙어 다니던 친구들과의 관계가 뒤틀리고 난 후, 지희에게 심각하고 현실적인 문제가 들이닥쳤다. 바로 점심시간. 혼자서 밥 먹는 외로움보다 더 두려운 것은 다른 아이들의 시선이다. 결국 지희는 관심조차 없던 존재감 제로의 하연에게 다가가 말을 건다. 어딘가 미심쩍고 수상한 군데가 있지만 하연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매력적이고, 지희는 귀를 기울이다 점점 빠져들게 된다. 거짓에 취해 스스로를 궁지로 몰고 가는 인물들의 이야기.

「Run, Run Away」 전삼혜 : 초등학교 3학년 때 달리기에 두각을 보여 육상부에 들었지만 발이 점점 느려지고 뒤처지게 된 주인공. 땅을 박차고 나가 남들을 앞지르는 순간,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는 순간, 뒤를 돌아보는 것도 허락되지 않는 그 순간을 사랑한 그 아이는 달리기를 관두고부터 물건을 하나씩 훔친다. 온몸이 터질 듯한 쿵쾅거림은 앞만 보고 달릴 때의 그것과 같다. 몰두하고 몰입할 무언가에 손을 뻗고 발버둥 치던 아이는 무분별한 열망과 집착에 물든 스스로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다시 한번 도약한다.

삶을 작동하는 매혹적인 힘 ‘중독’ 이야기

중독은 위험하고도 아름답다. 그 농도가 짙든, 묽든 중독은 사람에게 ‘살아 있다는 느낌’을 준다는 건 분명하다. 그 정도가 자신과 타인에게 악영향을 미치거나 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중독은 삶을 향한 열정으로 치환될 수 있다. 무언가에 빠져서 즐거움을 느껴본 경험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나아가 더 나은 존재, 더 아름다운 삶을 향해 분투하며 살아가게끔 하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중독의 농도』는 나를 즐겁게 하는 대상과 나 자신 사이에 적절한 거리와 균형을 유지하게 하고, 주체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하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이 책은 중독을 무조건적으로 부정하고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응축된 삶의 에너지를 자기의 것으로 끌고 갈 수 있도록 조력자가 돼 줄 것이다. 또한 위험한 중독에 빠지지 않기 위해 혹은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서로 교류하며 즐거움을 느낄 다른 대상이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일깨운다. 치명적인 일탈의 달콤함과 위태로움을 오가는 다양한 양상의 중독 이야기는 당신도 누군가와 연결되어, 따뜻한 보살핌과 관심을 받고나 주고 싶어 하는 존재라는 걸, 그러니 중독을 두려워하거나 슬퍼하지 말고 세상 속으로 나아가라고 당신에게 보내는 따뜻한 격려의 메시지이다.

  작가 소개

저자 : 김민령
197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하였고, 2006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당선하며 등단하였다. 지은 책으로 《나의 사촌 세라》가 있고, 《달려라 바퀴》, 《관계의 온도》, 《존재의 아우성》, 《중독의 농도》 등의 책에 작품을 수록하였다.

저자 : 장은선
중앙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웹툰 편집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일본 소설 《어쩌다 중학생 같은 걸 하고 있을까》 등을 번역했으며, 《노빈손 슈퍼영웅이 되다》 등을 집필했습니 다. 2014년 《밀레니얼 칠드런》으로 제8회 블루픽션상을 수상했습니다.

저자 : 송미경
<학교 가기 싫은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로 2008년 웅진주니어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고, <어떤 아이가>로 제54회 한국출판문화상을, <돌 씹어 먹는 아이>로 제5회 창원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가정 통신문 소동> <통조림 학원> <나의 진주 드레스> <바느질 소녀> <복수의 여신> <우리 집에 놀러 오세요> 등의 동화와 청소년 소설 <광인 수술 보고서>를 썼다.

저자 : 전삼혜
『날짜변경선』과 『소년소녀 진화론』을 먼저 썼다. 미소년이 되고 싶은 청년.

저자 : 김학찬
고려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했고 동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장편소설 『풀빵이 어때서?』로 제6회 창비장편소설상을 받았다. 장편소설 『상큼하진 않지만』이 있으며 최명희청년문학상, 전태일문학상을 받았다.

저자 : 오문세
한신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다양한 장르의 소설과 음악, 영화와 게임을 좋아한다. 음악을 만들고 녹음하는 게 취미이다. 2007년부터 영화와 관련된 여러 이야기들을 올리면서 ‘밥상 엎고 영화에게 이단옆차기’(moviekick.tistory.com)라는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쓴 책으로 제3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을 받은 『그치지 않는 비』가 있다.

저자 : 김봉래
강원도 강릉에서 나고 자랐으며 한양대학교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했다. 시나리오와 축구, 애니메이션에 관한 글을 써 오다 첫 번째 장편 『흑룡전설 용지호』를 완성했다. 『흑룡전설 용지호』로 제4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목차

김민령 「별것도 아닌 일」
김봉래 「7」
김학찬 「①②③④⑤」
송미경 「노래가 시작되고」
오문세 「공기 중독자들」
장은선 「지킬의 비극」
전삼혜 「Run, Run A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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