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푸른도서관 75권. 신형건 시인의 청소년시선집. 청소년시라는 장르를 의식하고 쓴 시는 단 한 편도 없는 특별한 청소년시선집이다. 1984년 스무 살의 나이에 동시로 새벗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하여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동시를 써온 신형건 시인은 첫 시집에서부터 어른과 아이를 막론하고 전 세대가 함께 즐겨 읽을 수 있는 시를 쓰고 싶다는 소망을 표현해 왔다.
이를 증명하듯, 창의적인 소재와 개성적인 어조로 주목받았던 시인은 깊이 있는 사유와 그리고 나아가서는 현실성 있는 문제들을 다루는 데도 거침이 없었다. 그리하여 시인의 첫 동시집 <거인들이 사는 나라>는 어린이 독자들뿐만 아니라 성인 독자층의 강한 지지를 바탕으로 여전히 많은 독자들이 찾는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지난날 대학생이 되자마자 동시를 세상에 내보이기 시작했던 시인이 자신의 청소년기의 체험과 정서가 담겼던 시들 그리고 지금 청소년들도 공감할 만한 시들을 직접 골라 엮은 시선집은 오늘날의 청소년들이 읽기에도 그 세련도와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부분에 있어서 전혀 손색이 없다.
출판사 리뷰
▶『거인들이 사는 나라』의 신형건 시인, 청소년시선집 『별에서 별까지』출간!
‘청소년’이라는 존재, ‘사춘기’라는 시기에 대해 우리는 때때로 지나친 편견을 보인다. 실상은 사춘기가 되면 마치『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하이드’처럼 돌변할 것이라는 생각이 청소년들을 옥죄고 있는 건 아닐까. 많은 청소년들이 참고 참다가 마침내 솔직한 감정을 표출해 낸 순간에도 “그래, 당장은 그럴 수 있어. 지금 넌 사춘기니까!”라고 단정해 버리는 어른들 때문에 무력감을 느낀 경험을 토로한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이전의 자신과 청소년기의 자신은 같은 사람이며, 그 시기를 지난다는 것은 뚜렷한 선으로 그어진 경계를 벗어나는 일이 아니다.
아동청소년문학 전문 출판사 <푸른책들>은 일찍이 국내 청소년문학의 저변을 다져 온 주역으로 지난 2014년에는 국내 최초로 청소년문학 100권 출간을 달성한 역사를 지녔으며, 우리 독자들에게 그 존재감을 알린 역사가 오래지 않은 ‘청소년시’ 영역을 개척하는 데도 앞장서 왔다. 그 결과, 『그래도 괜찮아』, 『악어에게 물린 날』, 『나는 지금 꽃이다』, 『나는 나다』 등 뛰어난 작품성과 저마다의 고유한 개성을 갖춘 청소년시집들을 출간하여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불러왔다.
그리고 2016년 봄, 푸른책들의 본격 청소년문학 시리즈 <푸른도서관>의 75번째 책으로 특별한 청소년시집이 출간되었다. 『별에서 별까지』는 청소년시라는 장르를 의식하고 쓴 시는 단 한 편도 없는 특별한 청소년시선집이다. 1984년 스무 살의 나이에 동시로 새벗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하여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동시를 써온 신형건 시인은 첫 시집에서부터 어른과 아이를 막론하고 전 세대가 함께 즐겨 읽을 수 있는 시를 쓰고 싶다는 소망을 표현해 왔다. 이를 증명하듯, 창의적인 소재와 개성적인 어조로 주목받았던 시인은 깊이 있는 사유와 그리고 나아가서는 현실성 있는 문제들을 다루는 데도 거침이 없었다. 그리하여 시인의 첫 동시집 『거인들이 사는 나라』는 어린이 독자들뿐만 아니라 성인 독자층의 강한 지지를 바탕으로 여전히 많은 독자들이 찾는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지난날 대학생이 되자마자 동시를 세상에 내보이기 시작했던 시인이 자신의 청소년기의 체험과 정서가 담겼던 시들 그리고 지금 청소년들도 공감할 만한 시들을 직접 골라 엮은 시선집은 오늘날의 청소년들이 읽기에도 그 세련도와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부분에 있어서 전혀 손색이 없다. ‘요즘 청소년’이라는 일종의 편견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청소년시집 『별에서 별까지』가 주는 매력을 독자들이 함께 느끼길 바란다.
▶ 별처럼 빛나는 감성을 고이 간직한 청소년들에게
바닷가에 서면/지그시 눈을 감고/귀를 활짝 열어/바다를 보렴.//저어기, 흰 모래밭까지만/자꾸자꾸/밀려왔다 밀려가던 초록 바다가/눈을 감는 순간,/성큼/다/가/와//귓바퀴를 스치고/온몸을 어루만지고/몇 걸음 더 지나 네 뒤편까지/환하게 적시고 가는 걸/볼 수 있을 거야. -<귀로 보는 바다> 전문
감동이란 밀물처럼 소리 없이 차오르다가 어느 순간 마음을, 그야말로 ‘환하게 적시며’ 가득 덮어 버린다. 그러나 밀물 후에는 필연적으로 썰물이 오고, 모든 게 한순간 마법처럼 꿈처럼 사라지지만, 마음 속 패인 자리 마다마다 고여 넘실거리는 빛나는 잔여물들은 오래도록 마음을 촉촉이 적셔 준다. 문학 작품, 그중 특히 시가 주는 감동은 천천히 밀려오는 만큼 긴 여운을 남기곤 한다.
시선집 『별에서 별까지』는 흔히 청소년시의 단골 소재로 쓰이는 청소년들의 구체적인 일상 소재와 ‘요즘 아이들’의 어투를 가져오고 있지 않다. 대신에 자극적이지 않은 언어로 읽는 이들의 마음에 살포시 가닿으려 한다. 이는 온갖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문화 콘텐츠에 노출되어 온 아이들에게 오히려 신선한 감동으로 다가갈 것이다. 진정 자신의 속마음을 알아줄 누군가를 기다리며 감성적인 공감대에 목말라하는 청소년들이라면 눈으로 한 번 읽고 일기장에 다시 한 번 꾹꾹 눌러써 보고 싶은 시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가끔, 아주 가끔/책상 위에 엎드리고 싶을 때가 있지//아무런 까닭 없이 맥이 풀릴 때/아무도 아는 척하고 싶지 않을 때/그냥 눈을 꼬옥 감아 버리고만 싶을 때’라고 말하는 화자에게 단번에 공감이 일었다면 세상 소음을 잠시 멀리 둔 채 ‘나만의 타임머신’을 타야만 갈 수 있는 ‘머나먼 곳’이 있다는 걸 눈치 채 주는 시가 반가울 것이다.(「시간 여행」)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이라면 공원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 빛바랜 의자에서 느껴지는 쓸쓸함을 이해할 것이다. ‘그래, 나도 저 의자처럼/누군가를 기다려 본 적이 있지./내 그림자를 깔고 앉아/오래오래 기다려 본 적이 있지.’ 하고 말이다.(「의자」) 나이만 차면 저절로 어른이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란 걸 깨닫게 되는 순간 삶이 아지랑이처럼 아른거리며 손에 잡히지 않는 느낌은 이제 막 경계에 선 청소년들에게 더 큰 일렁임으로 다가올 것이다.(「어른」)
점점 더 각박해지는 현실 속에서 정서적 목마름을 겪는 청소년 독자들에게 청소년시집 『별에서 별까지』는 봄비처럼 시원한 해갈을 선물해 줄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이 마음속에서 유유히 빛나는 ‘눈부신 별을 끝내 간직’하는 데 작은 보탬이 되길 기대한다.
왜 이런 이정표는 없나?
네 마음이 쉴 곳
앞으로 3km
-「이정표」 전문
부끄러우면
고개를 푹 숙이는데
너무 부끄러우면 아예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는데
왜 그럴까?
다른 곳은 옷으로 가려도
얼굴만은 늘 환히 드러내는데
정말 부끄러우면
가장 먼저
얼굴을 가리고 싶은 건
왜일까?
-「얼굴」 전문
너를 찾아가는 길,
마음이 저만치 내달아 가서
빨리 오잖구!
빨리 오잖구!
손 흔들어 막 재촉하니
어쩌겠어
미련한 두 발이야
종종걸음 칠 수밖에
-「종종걸음」 전문
작가 소개
저자 : 신형건
1965년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치의학과를 졸업했으며, 1984년 ‘새벗문학상’에 동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대한민국문학상·한국어린이도서상·윤석중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초등학교와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거인들이 사는 나라」, 「넌 바보다」 등 여러 편의 시가 실렸다. 동시집 『거인들이 사는 나라』, 『콜라 마시는 북극곰』, 『여행』, 비평집 『동화책을 먹는 치과의사』 등을 펴냈다. 현재 아동청소년문학 전문 출판사 (주)푸른책들의 발행인으로 일하고 있다.
목차
<제1부> 손을 기다리는 건
별 하나 | 손을 기다리는 건 | 입김 | 마음 | 너와 나 | 종종걸음 | 너 때문이다 | 초인종 | 사랑을 담는 그릇 | 개망초꽃 | 엉겅퀴꽃 | 메아리 | 제비꽃 | 나무야 나무야 | 새야 새야
<제2부> 엘리베이터에 혼자 탔을 때
노래하는 새들 | 4월 26일 저녁 7시 23분 11.1초 | 아침 노래 | 햇빛 샤워 | 귀로 보는 바다 | 수북수북 | 후투티, 후투티야 | …없는 | 깡통 차기 | 엉뚱한 물음 하나 | 슬플 때 | 시간 여행 | 그림자에게 | 발톱 | 엘리베이터에 혼자 탔을 때 | 얼룩 | 발끝으로 보는 길 | 이정표 | 초승달 하나에도 | 한 해를 산 자리에
<제3부> 우리 동네 전설
자벌레 | 30센티미터 자를 산 까닭 | 어른 | 도리질 엄마 | 얼굴 | 바퀴 달린 모자 | 별똥 | 리모컨 | 우리 동네 전설 | 유령들의 회의 | 뉴질랜드에서 온 양의 이메일 | 벌레 먹은 자리 | 비룡폭포의 다람쥐 | 지구는 코가 없다 | 만약에 물고기가 | 의자
<제4부> 어린 왕자에게
골목에 울리는 네 발소리 | 네가 온다면 | 넌 바보다 | 꽃에게 | 발뒤꿈치 | 의자 | 연못가에서 | 너를 본다 | 아무도 | 한 그루 나무같이 | 먼 별 | 별아 | 별을 보려거든 | 어린 왕자에게 | 별에서 별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