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주니어김영사 청소년 문학 시리즈. 실제로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알비노 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다. 최소한의 인권조차 보장받지 못한 알비노 소년이 스스로 목숨을 구하고 삶의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나약하기만 했던 알비노 소년이 스스로 목숨을 구하고 정체성을 찾아가는 성장소설이다.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시골 마을에 하얀 피부를 가진 하보가 태어난다. 악령이 깃들었다는 미신을 믿은 아빠는 집을 나가고 엄마와 하보 형제들은 가난하게 살아간다. 그러다 가뭄이 들어 농사를 망치고 하보 가족은 집에서 쫓겨 나 므완자에 있는 이모네로 이사 가게 된다. 버스비가 모자라서 중간에 내린 가족들은 세렝게티 국립 공원을 걸어가다가 알라시리를 만나 차를 얻어 타게 된다.
긴 여정 끝에 알라시리와 헤어지고 므완자의 이모 집에 도착한다. 하지만 이모가 하보를 보자마자 겁에 질린다. 알비노의 시체 조각을 가지면 행운이 찾아온다는 미신 때문에 므완자에서는 알비노 사람들이 무자비하게 살해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엄마의 사정으로 하보 가족은 떠날 돈을 모을 때까지 이모 집에서 머물지만 사람들 눈에 띄면 안 되는 하보는 옥수수자루 더미에서 숨어 지내는 신세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이모네 집으로 알라시리가 사냥칼을 들고 찾아오는데….
출판사 리뷰
“왜 사람들은 나를 보자마자 죽이려고 할까?”
알비노로 태어나 살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한 열세 살 소년의 벼랑 끝 탈출기!
하보는 흑인이지만 노란 머리카락에 새하얀 피부를 가진 알비노 소년이다. 알비노의 시체 조각이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미신 때문에 사람들은 하보를 죽이고 그 시체를 잘라 팔려고 한다. 하보는 무사히 살아남아 평범한 열세 살 소년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이 책은 실제로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알비노 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다. 최소한의 인권조차 보장받지 못한 알비노 소년이 스스로 목숨을 구하고 삶의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인간의 탐욕이 낳은 ‘하얀 흑인’의 비극!
어느 날 누군가 사냥칼을 들고 찾아와 내 팔과 귀를 잘라가겠다고 한다면? 이 책의 주인공 하보에게 진짜 이런 일이 벌어졌다. 밀렵꾼 알라시리가 큰돈을 벌기 위해 하보를 죽이고 시체 조각을 팔려고 한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 이야기가 소설에서만 벌어지는 허구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접했던 아프리카 이야기는 대부분 인종 차별이나 노예 문제에 관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이 겪은 ‘알비노 살인 사건’은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흑인이 ‘하얀 흑인’ 알비노를 차별하는 문제. 이것은 인종 차별을 넘어서 인간의 살 권리, 인권 문제이다.
“하보는 제루제루, 알비노라고!
어떤 사람들은 하보 같은 애를 악마나 유령이라고 부르지.
또 어떤 사람들은 동물이라고도 하고.
몸과 머리카락이 까만색이어야 하는데
하얗고 노란 사람들 말이야.”
아프리카 탄자니아 일부 지역에서는 알비노의 시체를 행운의 상징으로 여긴다. 알비노의 머리카락은 물고기를 잘 잡히게 하고, 손과 피부는 장사가 잘되게 해 준다는 미신 때문에 사람들은 부적처럼 알비노 시체 조각을 가지려고 한다. 이 책에 나오는 음젬보 시장이 재선을 위해서 하보의 시체 조각을 가져오라고 알라시리에게 시켰던 것처럼 말이다. 이러한 맹목적인 믿음 때문에 지금도 알비노 사람들은 잔인하게 살해당하고 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람을 아무렇지 않게 죽이는 것은 명백한 살인이자 인간의 살 권리를 빼앗는 심각한 문제이다.
‘알비노 살인 사건’의 심각성을 고발하려는 작가의 치밀한 취재!
이 책은 작가가 알비노 살인 사건의 심각성을 고발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좀 더 실질적인 이야기 자료를 모으기 위해 공격당한 알비노를 인터뷰하고 관련 단체를 조사하면서 오랫동안 탄자니아를 여행했다. 그러다 보니 실제로 일어난 사건이나 배경 등을 그대로 책 속에 녹여서 현장감을 살렸다. 므완자에서 찰리라는 알비노가 어떻게 살인 당했는지 하보가 기차를 타고 도망치는 경로 등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처럼 생생하게 다가온다. 거기다 하보가 다른 이들에게 짐승 취급을 당하고, 자신보다 어린 아이들에게 놀림감이 되면서 받은 상처와 감정들은 마치 내가 진짜 알비노 소년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절절하게 들린다. 그래서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사람의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고 더 나아가 우리가 보호해야 할 알비노에 대한 관심도 늘어날 것이다.
나약하기만 했던 알비노 소년이 스스로 목숨을 구하고 정체성을 찾아가는 성장소설!
하보는 엄마나 누나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약한 소년이었다. 특히 누나는 하보가 다른 가족들에게 구타를 당하거나 아플 때에도 정성으로 돌봐 주었다. 하지만 누나의 사랑만으로는 하보의 목숨을 구할 수가 없었다. 하보는 알라시리가 자신을 죽이려고 하자 스스로 꾀를 내어 도망치고 알비노가 보호 받을 수 있는 도시로 간다. 처음으로 혼자서 스무 시간이 넘게 기차를 타고, 음식을 사 먹는다. 하보는 이 일을 계기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어렵게 목숨을 구했지만 하보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다르에스살람이라는 낯선 도시에는 하보가 살 집도 먹을 것도 없었다. 그러다가 앞을 보지 못하는 조각가 콸리 할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콸리 할아버지는 어릴 때 친구의 실수로 눈이 멀게 되었지만 원망은커녕 ‘사고 때문에 아무도 비난 받으면 안 된다.’라고 말하면서 친구 관계를 유지했다고 한다. 그리고 나무 조각가로서 열심히 일해 뛰어난 작품을 만들어 냈다.
알비노라는 건 언제나 모두가 나를 보고 알게 되는 첫 번째 사실이면서,
스스로 생각하는 제일 분명한 내 모습이었다.
알비노라는 것을 말하지 않고 내 얘기를 한다는 건 이상하게 어려웠다.
하보는 콸리 할아버지를 보면서 장애가 꿈을 이루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것은 지금까지 짐승이나 유령 취급을 받고 숨거나 도망치면서 ‘알비노 소년’으로만 살아 왔던 하보에게 삶의 희망을 던져 주었다. 이제 하보는 평범한 열세 살 소년처럼 다부라는 예쁜 친구를 사귀고 콸리 할아버지의 뒤를 잇는 멋진 조각가의 꿈도 가지게 된다. 죽음의 위기를 극복하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의 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고 정체성도 찾게 된 것이다. 이처럼 하보가 스스로 목숨을 구하고 자신만의 꿈을 찾아가는 여정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삶과 꿈의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 줄 것이다.
가족 중에 누구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말해 주지 않았다. 작은형은 내게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했다. 엄마나 큰형에게는 물어볼 엄두가 나지 않았고, 누나에게 물어볼 때면 언제나 똑같은 대화가 이어졌다.
“백인은 어떻게 생겼어?”
“음, 피부가 하얘, 하보.”
“나처럼 하얘?”
“조금 하얘.”
나는 ‘조금 하얘’가 무슨 뜻인지 알고 싶었지만 방법이 없었다.
“머리카락은 노란색이야?”
“때로는 노랗지.”
“눈동자 색깔은 밝아?”
“어떤 사람은 밝아.”
“나처럼 눈동자가 흔들려? 눈도 잘 안 보이고?”
“나도 몰라, 하보. 백인이랑 얘기해 본 적 없는걸. 어떤 사람은 안경을 끼긴 한다더라.”
이런 얘기만 자꾸 계속될 뿐이었다.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내가 알고 싶은 건, 그러니까 내가 알아야 하는 건 ‘백인이 나처럼 생겼을까? 내가 백인처럼 생겼을까?’이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열린 문에 더 가까워졌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알라시리에게 더 가까워졌다.
기차가 정말로 속도를 올리기 시작하자, 목숨이 달린 것처럼 나는 승무원이 잡은 문으로 팔을 뻗으려고 애쓰며 기차를 따라 달렸다. 진짜로 내 목숨이 달려 있었다. 내 발은 이제 선로 가장자리의 울퉁불퉁한 돌바닥을 따라 비틀비틀 달렸지만 기차가 너무 빨라서 점점 힘이 빠지고 있었다.
공포에 질려 시야가 흐릿했다. 알라시리의 거칠어진 숨소리가 겁에 질린 내 숨소리와 귓속에서 뒤엉켰다. 이제 아주 가까워졌다. 알라시리가 오늘 아침에 면도를 하지 않은 듯 수염이 듬성듬성 자란 것까지 보였다. 그리고 나를 향해 팔을 뻗었을 때 눈빛이 승리감으로 번뜩였다.
앞으로 질주하자 폐가 비명을 지르는 것 같았다. 나는 열린 문을 향해 옆으로 뛰어올랐다. 알라시리의 손가락이 스치더니 나를 놓친 손을 움켜쥐는 게 느껴졌다. 내 몸이 기차의 더러운 금속 바닥에 쿵 하고 부딪히고 다리가 문밖으로 삐져나왔다. 기차 바닥으로 몸을 끌어 올린 다음 데굴데굴 굴렀다. 숨을 헐떡이는데 공기가 폐를 찢는 것 같았다. 손바닥과 무릎이 까졌지만 다쳐도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멀리서 작게 보이는 마지막 객차 뒤로 욕을 퍼부으며 서 있는 알라시리의 모습이 보였다. 알라시리는 나를 잡지 못했다. 나는 더러운 바닥에 쓰러져서 안도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작가 소개
저자 : 타라 설리번
인도에서 태어났으며, 국제 구호 단체에서 일하는 부모님을 따라 방글라데시와 에콰도르, 볼리비아, 도미니카 공화국 등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미국 버지니아 대학교에서 스페인 문학과 인지 과학을 공부했고, 인디애나 주립 대학교에서 라틴아메리카학과 행정학을 공부하며 각각 석사 학위를 받았다.첫 소설인 《골든 보이》는 미국청소년도서관협회(YALSA), 커커스 리뷰,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으며, 2014년에 미국어린이도서협회(CBC) 주목할 만한 청소년 도서상(사회 부문)을 받았다. 초콜릿 산업의 씁쓸한 먹이 사슬과 어린이와 청소년의 노예 노동 실태를 고발한 《나는 초콜릿의 달콤함을 모릅니다》는 그의 두 번째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