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상효의 '오늘도 무사히'처럼 가슴 아픈 것도 없다. 같은 반 친구인 유리와 보람이의 평범한 삶이 상효 옆에 놓이면서, 상효의 불행은 더 어둡고 깊어진다. 아빠가 갑자기 집을 나간 후, 집은 풍지박산이 났다. 미용실에 다니는 엄마는 별다른 이유없이 상효를 매일 매질한다.
그렇다고 학교가 편한 것은 아니다. 늘 멍한 눈길로 창밖을 바라보는 아이, 더러운 옷차림, 지저분한 머리, 그리고 잘 씻지 않아서 나는 냄새, 매일 준비물을 잊어먹는 아이를 좋아해줄 선생님과 아이들은 없다. 상효는 자신은 공부도 못하고, 머리도 나쁘기 때문에 엄마에게 맞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상효의 옆방에 버스를 운전하는 송기사 아저씨가 이사를 온다. 자신도 넉넉한 살림이 아니면서, 송기사 아저씨는 상효에게 자장면도 사주고, 어린이날 선물이라고 병아리도 건낸다. 그보다 더한 선물은 송기사 아저씨가 상효를 아무 조건없이 사랑해 줬다는 것이다.
가정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 아이들이 가장 큰 상처를 받는다. 상효는 아빠가 집을 나가고, 엄마가 귀신처럼 변해버린 것이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제일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학대를 받는 아이의 심리는 어떠한지를 간결하고 건조한 언어로 풀어간다."저... 어... 어...린이날."나는 아이들을 둘러보았다. 모두들 내가 무슨 말을 할지 뻔히 안다는 듯 웃음을 터뜨리기 위해 벌써 손으로 입을 막고는 웃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나는 눈을 꼭 감고 말했다."저, 저, 저는 어린이날이 없었으면 좋겠어요."교실은 기다렸다는 듯이 한바탕 웃음바다가 되었다.-본문 p.73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이연경
1973년 경남 의령에서 태어나 경남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95년 경남신문 신춘문예에 동화 '보름달'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해야 해아 잠꾸러기 해야> 등이 있다.
목차
1. 소녀의 기도
2. 개 같은 내 인생
3. 내게 친구가 생긴다면
4. 넌 분명 좋은 아이야
5. 참 푸른 오월의 하늘
6. 노랑이를 만나다
7. 카네이션과 매니큐어
8. 언니는 사춘기
9. 사랑은 어려운 문제
10. 처음으로 써 보는 연애 편지
11. 슬픔이 담긴 눈
12. 소풍이 남긴 말
13. 날개를 달고 떠난 노랑이
14. 세상에서 가장 멋진 말
15. 가장 일찍 해가 드는 발
-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