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라임 청소년 문학 22권. 바로 미국에서 과학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치다 청소년 소설을 발표한 재스민 왈가의 작품이다. 청소년들을 곁에서 지켜봐 온 까닭인지, 가족의 불행을 떠안고 어두운 절망에 빠진 십 대 소년 소녀의 불안정한 심리 변화를 마치 거울에 투영이라도 하듯 선명하면서도 정밀하게 그려 내었다. 그리고 작품 중반부에서 시작되는 두 소년 소녀의 달달 로맨스도 관전 포인트이다. 이 달달 로맨스는 절망에 빠진 소녀의 감성을 한껏 자극해 희망으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터키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온 아이셀 가족. 하지만 부모님은 아이셀이 두 살 나던 해에 이혼을 하고, 아빠가 편의점을 운영하며 아이셀을 혼자서 키운다. 그러던 어느 날, 편의점에 자꾸 도둑이 든다며 불안감에 휩싸여 있던 아빠는 심심풀이로 물건을 떨어뜨리며 장난을 치는 아이를 보고 화가 난 나머지 야구 방망이로 머리를 후려친다. 그 일로 올림픽 꿈나무였던 그 아이는 목숨을 잃고, 아이셀 아빠는 경찰에게 잡혀가 교도소에 갇힌다.
그 후 아이셀은 재혼한 엄마네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되고, 동네에서는 물론 학교에서도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게 된다. 어쩌면 범죄 유전자를 물려받아 아빠의 것과 비슷한 광기가 자기 안에도 숨어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며 삶에 대한 기대를 놓아 버린 채 동반 자살 사이트를 들락거린다. 그러다 우연히 게시판에서 4월 7일에 함께 죽을 파트너를 찾는다는 글을 보게 된다.
마침내 자기에게도 행운이 찾아왔다고 여기며 약속 장소에 나간 아이셀. 죽음을 생각하기엔 너무나 잘생긴 데다 친구들에게 인기까지 많은 로만을 보고 복잡한 심정이 된다. 여자 친구와 달콤한 시간을 즐기려다 여동생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뒤 그에 대한 죄책감으로 목숨을 끊으려 하지만, 엄마가 한시도 혼자 있게 내버려 두지 않아서 동반 자살 파트너를 구하려 한다는데….
출판사 리뷰
너를 알고부터 세상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어.
“이 세상이 그렇게 형편없는 건 아니야!”
살인자의 딸이라 낙인찍힌 아이셀,
자기 잘못으로 여동생을 잃은 로만,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격리시키며
동반 자살 사이트를 기웃거리는데…….
가파른 절벽 끝에서 희망의 빛살을 움켜쥐다!
어둔 터널에 갇힌 사춘기 아이들의
쌉싸래하면서도 달짝지근한 청춘 교향곡!
행복이란 무엇일까? : 가장 행복해야 할 시기를 오히려 불행하게 보내는 청소년들의 한숨, 그리고 위로에 관한 이야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서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행복 지수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청소년 5명 중 1명은 자살 충동에 시달린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지난 5월 2일, 연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 염유식 교수(의료사회학) 팀이 발표한 ‘2016 제8차 어린이·청소년 행복 지수 국제 비교 연구’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청소년의 주관적 행복 지수는 82점으로, 조사 대상인 OECD 회원국 22개국 가운데서 가장 낮았다.
주관적 행복 지수란, 자신이 생각하는 행복의 정도를 OECD 평균(100점)과 비교해 점수화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2009년에 첫 조사를 실시한 이후 2014년까지 60~70점대를 기록해 6년 연속 최하위였다가, 지난해에 90.4점(19위)으로 처음 꼴찌를 면하는가 싶더니 다시 맨 하위로 주저앉았다. 자살 충동을 경험한 청소년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올해 고등학생이 26.8%로 지난해보다 2.8%포인트 증가했다. 중학생(22.6%)과 초등학생(17.7%)도 각각 3.1%포인트와 3.4%포인트 많아졌다.
또한, 청소년은 성적이나 경제 수준보다 부모와의 관계에서 행복감을 많이 느꼈다. 성적이 중간 수준이더라도 아버지와 관계가 좋으면 75.6%가 삶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반면에 아버지와 관계가 나빠지면 만족도가 47.7%로 떨어졌다. 경제 수준이 상위라 하더라도 어머니와 관계가 나쁘면 49%만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계가 좋으면 81%가 삶의 만족감을 표했다. (출처 : 2016년 5월 2일자 <한겨레>)
그만큼 가족 관계가 청소년들의 행복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가족 관계와 청소년들의 심리 상태가 갖는 상관관계를 고스란히 반영한 소설이 나왔다. 바로 미국에서 과학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치다 청소년 소설을 발표한 재스민 왈가의 《하얀 거짓말》이다.
청소년들을 곁에서 지켜봐 온 까닭인지, 가족의 불행을 떠안고 어두운 절망에 빠진 십 대 소년 소녀의 불안정한 심리 변화를 마치 거울에 투영이라도 하듯 선명하면서도 정밀하게 그려 내었다. 그리고 작품 중반부에서 시작되는 두 소년 소녀의 달달 로맨스도 관전 포인트이다. 이 달달 로맨스는 절망에 빠진 소녀의 감성을 한껏 자극해 희망으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지옥에서 천국으로!
: 열여덟 소년 소녀가 죽음의 문턱에서 길어 올린 희망의 빛살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터키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온 아이셀 가족. 하지만 부모님은 아이셀이 두 살 나던 해에 이혼을 하고, 아빠가 편의점을 운영하며 아이셀을 혼자서 키운다. 그러던 어느 날, 편의점에 자꾸 도둑이 든다며 불안감에 휩싸여 있던 아빠는 심심풀이로 물건을 떨어뜨리며 장난을 치는 아이를 보고 화가 난 나머지 야구 방망이로 머리를 후려친다. 그 일로 올림픽 꿈나무였던 그 아이는 목숨을 잃고, 아이셀 아빠는 경찰에게 잡혀가 교도소에 갇힌다.
그 후 아이셀은 재혼한 엄마네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되고, 동네에서는 물론 학교에서도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게 된다. 어쩌면 범죄 유전자를 물려받아 아빠의 것과 비슷한 광기가 자기 안에도 숨어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며 삶에 대한 기대를 놓아 버린 채 동반 자살 사이트를 들락거린다. 그러다 우연히 게시판에서 4월 7일에 함께 죽을 파트너를 찾는다는 글을 보게 된다.
마침내 자기에게도 행운이 찾아왔다고 여기며 약속 장소에 나간 아이셀. 죽음을 생각하기엔 너무나 잘생긴 데다 친구들에게 인기까지 많은 로만을 보고 복잡한 심정이 된다. 여자 친구와 달콤한 시간을 즐기려다 여동생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뒤 그에 대한 죄책감으로 목숨을 끊으려 하지만, 엄마가 한시도 혼자 있게 내버려 두지 않아서 동반 자살 파트너를 구하려 한다는데…….
결국 두 사람은 로만 엄마를 안심시키기 위해 공개적으로 데이트를 한다. 아이셀은 로만 엄마에게 저녁 식사 초대를 받은 날, 정성껏 준비한 요리를 보고는 그만 식욕을 잃어버린다. 우울증을 앓고 있던 아들의 상태가 좋아지고 있는 데다 새로운 친구까지 사귀고 있다며 기뻐하는 로만 엄마가 훗날 아들의 주검을 마주하고 얼마나 고통스러워할지를 생각하자 가슴이 미어졌던 것이다.
며칠 뒤, 아이셀은 로만에게 아빠가 갇힌 교도소에 면회를 가자고 조른다. 비록 남들에게는 살인자라고 손가락질을 받지만,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더없이 따뜻했던 아빠의 모습이 자꾸만 떠올라 괴로웠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로만과 함께 교도소 근처에 있는 캠핑장의 풀밭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되는데…….
다음 날 아침 해가 떠오르자, 아이셀은 아빠에 관한 이야기를 알고도 자신을 아무런 편견 없이 대하는 로만과 같이 죽음이 아니라 새 삶을 꾸려 나가고 싶다는 욕망에 시달린다. 자신을 온전히 믿어 주고 지지해 주는 로만을 보면서, 죽음이 아니라 삶에 대한 희망을 가슴 가득히 품게 된 것이다.
이렇듯 《하얀 거짓말》은 소중한 가족에게 일어난 불의의 사고로 말미암아 자신의 삶까지 송두리째 파괴되었다고 믿으며 동반 자살 사이트를 기웃거리던 열여덟 살짜리 소년 소녀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삶에 대한 희망을 열어 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내 안의 벽 허물기
: 이 세상이 그렇게 형편없는 건 아니야!
아이셀은 엄마가 재혼해서 새롭게 꾸린 가정에 한 발만 들이민 채 이방인처럼 겉돌며 생활하고 있다. 자신만 없어지면 엄마의 새 가정이 완벽해질 거라고 생각하며 자살 계획을 세우기까지 한다. 그리고 동반 자살 사이트에서 만난 로만과 죽을 날짜와 장소를 정하고는 아무도 몰래 그들과의 이별을 준비한다. 그런데! 하루하루 시간이 흐르면서 정작 엄마의 가족들은 아이셀을 남처럼 여기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조금씩 알아차리게 된다.
이부(異父) 동생인 조지아는 아빠가 저지른 일 때문에 스스로 불행한 삶을 자처하지 말고 그 슬픔에서 어서 빨리 빠져나오라고 조언한다. 또 다른 이부 동생 마이크는 아이셀을 위해 팬케이크에 초코칩을 많이 넣어 달라고 엄마에게 부탁한다. 그런 모습을 우연히 발견한 아이셀은 자기도 모르게 가슴이 뭉클해진다.
학교 선생님과 친구들 역시 마찬가지다. 물리 과목의 팀 프로젝트에서 한 팀이 된 타일러. 아이셀은 반 친구들 모두가 자기를 싫어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언제나 주눅이 들어 있지만, 막상 단둘이 만났을 때의 타일러는 아이셀에 대해 딱히 아는 바가 없다. 따라서 그 어떤 편견도 지니고 있지 않을뿐더러, (죽기 전에) 동물원에 한 번 가 보고 싶다는 아이셀의 소원도 기꺼이 들어준다.
아이셀은 수업 시간에 질문 한 번 던지지 않는 물리 선생님을 바라보면서 자신을 범죄자의 딸이라 일부러 외면하고 있는 거라 생각하지만, 물리 선생님은 수업이 끝난 뒤 아이셀을 따로 불러 대학에서 무료로 진행하는 여름 방학 캠프 안내서를 건네준다.
이런 일은 아이셀이 엄마에게 아빠를 만나러 교도소에 찾아갔다는 고백을 할 때도 일어난다. 언제나 가면을 쓰고 있다고 여겼던 엄마가 사실은 아이셀의 편에 서서 아픈 마음을 헤아리려 무한정 노력하고 있다는 걸 뒤늦게 알아차리게 된다. 그동안 아이셀은 엄마의 관심과 사랑을 간절히 원하면서도 마음속에만 꽁꽁 담아 둔 채 짐짓 침묵해 왔으며, 스스로가 삐딱한 시선으로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며 일일이 재단하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아이셀은 이제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열 준비를 한다. 비록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 바뀌지는 않더라도 스스로 변화하면 된다는 생각을 품고 오롯이 일어설 용기를 내보는 것이다. 결국 이 작품은 스스로 만든 틀에 자신을 가둔 채 어둠 속으로 끝없이 추락해 가던 사춘기 소녀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친구를 만나 마음을 열고 자신의 본래 모습을 들여다보면서 자존감을 회복해 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이셀의 마음이 변한 것을 알아차리고 혼자서 자살을 시도한 로만을 향해 “이 세상이 그렇게 형편없는 건 아니야!”라고 외치는 아이셀의 이 한마디는, 여태껏 어깨를 짓누르고 있던 어둠을 한 방에 날려 버리는 기폭제로 작용하면서 두 소년 소녀에게 바야흐로 삶에 대한 열망을 열어 보인다.
살인범의 유전자
아이셀의 머릿속에는 온통 죽음에 대한 생각뿐이다. 주변에 있는 모든 이들이 아이셀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본다. 바로 아빠 때문에……. 통신판매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아이셀은 상사와 동료의 눈총을 받으며 틈틈이 동반 자살 사이트에 접속한다.
체육은 내가 제일 싫어하는 과목이다. 윗몸 일으키기와 피구 때문만은 아니다. 체육관으로 가기 위해서는 아빠의 범죄를 일깨워 주는 기념비 옆을 지나야 하기 때문이다.
머리를 푹 숙이고 잽싸게 모퉁이를 돌아 체육관으로 들어가려고 마음을 단단히 먹었지만, 늘 그렇듯 나도 모르는 사이에 고개를 쳐들었다. 이번에도 역시 체육관 외벽에 걸린 커다란 접시 크기의 은패가 내 눈앞에서 반짝이는 꼴을 기어이 보고야 말았다.
400미터 단거리 경주 챔피언 티모시 잭슨을 추모하는 은패를 보고 나면 늘 숨이 턱 막혔다. 랭스턴 시 최초로 올림픽에 출전할 뻔했던 티모시 잭슨이 열여덟의 나이에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사건을 모두에게 알리는 명판이었다.
그 명판에서는 밝히고 있지 않지만, 티모시 잭슨을 죽게 한 사람이 우리 아빠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 지역 올림픽 꿈나무를 무참히 짓밟은 그 유명 인사가 바로 우리 아빠였다.
죽어야 하는 이유
또다시 자살 사이트에 접속한 아이셀은 로만에게서 온 메시지를 발견한다. 다음 날 ‘루트비어’라는 카페에서 만난 로만은 너무나 잘생긴 데다 친구들에게 인기도 많다. 도무지 스스로 목숨을 끊을 만한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다. 얼마 뒤, 로만은 오하이오 강 위쪽의 절벽을 자살 장소로 점찍어 두었다며 아이셀을 그곳으로 안내한다. 자신의 부주의로 욕조에서 익사한 동생 때문에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자기도 물에 빠져 죽기로 결심했다나. 그제야 아이셀에게 로만의 슬픔이 보이기 시작한다.
로만은 나무 탁자 위로 올라가 앉았다. 나도 그 애를 타라 올라가 옆에 나란히 앉았다. 나무 썩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하늘은 어느새 흐릿한 남색으로 물들었다. 켄터키 주 3월의 해질 녘은 늘 똑같았다.
“그 애가 죽은 후로.”
“누가?”
앞뒤 생각할 겨를도 없이 내 입에서 자동으로 질문이 튀어나왔다.
“내 여동생. 고작 아홉 살이었어.”
나는 엄지손톱 주변의 살을 깨물며 로만의 옆모습을 쳐다보았다. 로만을 무릎을 세운 뒤 그 위에 턱을 괴었다. [중략]
“그 앤 나 때문에 죽었어.”
그 애에게서 짐승이 낮게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다.
“무슨 소리야?”
로만의 어깨가 들썩였다.
“어느 날 밤…… 내가 그 애를 돌보기로 했어. 명확히 말하자면 그 애를 돌보고 있었던 건 아니었지. ……여자 친구가 집에 와 있었거든. 매디, 그러니까 내 여동생이…….”
로만은 얕은 숨을 연거푸 내쉬었다. 혹시 울음을 터뜨리는 건 아닌지 조바심이 났다. 울기라도 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했다. 나는 열 살 이후로 울어 본 적이 없었다. 내 안의 시커먼 구멍이 내게 남아 있던 눈물까지 모조리 삼켜 버렸기 때문이다.
슬픈 웃음
로만 엄마는 아이셀을 저녁 식사 자리에 초대하고는, 마침내 아들에게 친구가 생겼다며 기뻐한다. 사실 로만은 동생의 첫 번째 기일인 4월 7일에 자기가 계획한 바를 이루기 위해 엄마를 속이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는 아이셀은 로만 엄마가 정성껏 준비한 요리를 보는 순간, 그만 식욕을 잃어버리고 만다.
식탁이 온갖 음식으로 꽉 찼다. 포도잎말이, 양고기와 닭고기 케밥, 여러 종류의 볶음밥, 그 옆에는 요구르트 소스를 비롯해 로만을 위해 할라피뇨 고추를 담아 놓은 작은 접시도 있었다.
이걸 다 준비하는 데 몇 시간은 걸렸을 터였다. 전부 다 맛있어 보였다. 그런데 양고기를 한입 베어 물려던 순간, 갑자기 식욕이 확 사라졌다. 로만 엄마의 미소가 마음에 걸렸다. 머지않아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질 로만 엄마를 생각하자, 먹고 싶은 마음이 싹 달아나 버렸다.
로만 엄마가 나를 위해 저녁을 준비하면서 얼마나 애를 썼을지 상상이 가고도 남았다. 우리 집에서도 여태 이런 대접은 받아 보지 못했다. 로만 엄마는 시종일관 미소를 지으며, 음식 맛이 어떤지 내 의견을 듣고 싶어 했다. 반짝반짝 빛나는 눈에 희망이 가득 담겨 있었다. 로만 엄마는 새 친구를 사귄 것도 모자라, 이성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아들을 보며 안도하고 있을 터였다.
양고기를 차마 먹을 수 없을 것 같아서 볶음밥 속에다 밀어 넣었다. 그리고 대신 죄책감을 목 너머로 꿀꺽 삼켰다.
작가 소개
저자 : 재스민 왈가
미국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 외곽에서 자랐다. 청소년 소설을 본격적으로 쓰기 전에는 중?고등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과학을 가르쳤다. 좋아하는 것은 동물들(특히 자신이 키우고 있는 고양이와 강아지!), 초현실주의적인 스케치, 아이스커피, 밤하늘, 비 오는 날의 아침 등이고, 싫어하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해 길게 소개하는 일이다. 《하얀 거짓말》은 그의 첫 소설로, 전 세계 20여 개 나라 말로 옮겨져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청소년 소설에서 보기 드물게 참신한 소재와 탄탄한 문장력이 많은 이들의 호응을 이끌어 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목차
나에게 남은 시간
살인범의 유전자
지워지지 않는 멍
인간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얼음 로봇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운명의 제비뽑기
죽어야 하는 이유
절벽 위에서
가족인 듯 가족 아닌
단단하고 차갑지만 깨지기 쉬원
엄마의 가면
슬픈 웃음
어울리지 않는 조합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
비밀의 단서
어쩌다 행복한 하루
고장 난 심장
내가 앞으로 잃게 될 ‘더없이 좋은 경험’들
예정되지 않은 캠핑
내 기억 속의 아빠
우리들의 첫 키스
마법의 주문
우리도 행복할 수 있다
비겁한 고백
실낱같은 희망
내 마음속의 구멍
지옥에서 천국으로
불길한 예감
너를 알고부터 세상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어
이 세상이 그렇게 형편없는 건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