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알버트는 겁쟁이였어요. 세상에 대한 겁쟁이 말이에요. 산책을 나가고 싶지만 날씨가 너무 추워서, 너무 더워서, 바람이 심해서 나가지 못하지요. 또 세상에 아무리 듣기 좋은 소리가 많아도 덜컹거리는 소리, 말다툼하는 소리처럼 듣기 싫은 소리 하나만 들려도 그냥 창문을 닫아 버립니다. 이렇게 세상에 대해 마음의 창을 꼭꼭 닫고 살던 알버트가 홍관조 한 쌍 덕분에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연답니다. 용기 대신 변명만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다짐을 주는 그림책입니다.
알버트는 그 날도 날씨를 알아보기 위해 쇠창살 밖으로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런데 홍관조 한 쌍이 나뭇가지를 물고 날아와 알버트의 손바닥 위에 둥지를 만드는 게 아니겠어요? 그리고는 예쁜 알 네 개를 낳았지요. 쇠창살에 걸려 둥지가 떨어질까 봐 팔을 들여놓지도 못하고, 알버트는 알이 깰 때까지 며칠 동안이나 그 자리에 서 있어야 했습니다. 물론 시끄러운 비행 소리나 말다툼 소리 같은 듣기 싫은 소리가 나도 창문을 닫지 못했지요. 그 대신 그런 듣기 싫은 소리 뒤에도 재미나고 따뜻한 일들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비행기에 탄 사람들에 대한 흥미로운 상상, 각자 선물을 들고 화해하는 남녀의 따뜻한 풍경……. 알버트는 알게 됐어요. 듣기 싫은 소리도 이 넓고 아름다운 세상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파스텔과 크레용으로 알버트의 표정을 크게 잡아 그린 그림들이 따뜻하고 푸근한 느낌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