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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부네 밥
재미마주 | 1-2학년 | 2005.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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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아빠의 자동차는 낡은 트럭으로 바뀌고 봉담에 하나밖에 없던 아파트에 살던 혜진이네는 비포장도로의 슬레이트 지붕인 보통리로 이사를 합니다. 강아지 아롱이를 키울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혜진이 자매에겐 행복한 일입니다. 텃밭에서 키운 채소들로 엄마는 쓱쓱 비벼 별식을 만들어 주지만 혜진이는 아롱이 밥 같다며 엄마에게 화를 냅니다. 모두들 맛있게 먹는 것을 보고 슬그머니 후회가 됩니다.

파스텔 톤 그림으로 엮어가는 혜진이네 식구들 이야기가 힘이 되고 즐거움이 됩니다.

  출판사 리뷰

변두리 가난한 한 가정의 아름답고도 가슴 찡한 가족사랑 이야기

경제가 어려워졌다고 합니다. 하루하루의 생활이 힘겹고 고달프며 모두들 먹고 사는 문제부터 해결하지 않고서는 희망도 발전도 없다고 한숨입니다. 그러나 어른들과는 달리 어린이들이 보는 세계는 물론 다를 수 있겠지요. 세상을 보는 시야가 좁고, 생활의 고단함을 직접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창작 그램책 『흥부네밥』은 도시의 변두리에서 가난하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한 가족의 모습을 별 과장없이 담담하게 그려내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작지만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 새식구가 된 강아지와 즐겁게 깡충깡충 뛰어놀고, 바가지에 텃밭에서 기른 푸성귀와 밥에 들기름을 듬뿍넣고 고추장으로 비빈 비빔밥처럼 상큼하면서도 고소한, 그러면서 어린이들의 생각이 오롯이 담긴 아름답고도 가슴 찡한 가족사랑 이야기라고 할 것입니다. 또한 지금보다는 훨씬 못살은 지난날, 보리가 누렇게 익어가는 보리누름 철이면 양식이 떨어져 굶주림을 겪어야 했던 ‘보릿고개’를 상기시켜 열심히 일하면 잘 살 수 있다는 암시를 은연중에 내비치고 있어 혜진이네 가족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웬지 힘이 불끈 솟아오르고 우리들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합니다.

줄거리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족사랑, 밝고 산뜻한 파스텔톤으로 담아낸 선한 마음

이야기는 혜진이의 아빠가 직장을 그만두고 봉담읍에서는 하나밖에 없는 아파트에서 더 변두리인 보통리로 이사를 가는 데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처음에는 학교와 멀어지는 것이 싫어서 이사를 가지 않겠다고 떼를 썼으나 강아지를 기를 수 있다고 하여 이사갈 날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드디어 이사가는 날 -. 혜진이ㆍ세진이ㆍ경진이 세 자매는 아빠가 평소에 타고 다니던 승용차 대신에 낡은 트럭을 타게 된 것이 불만이지만 새 식구가 될 강아지를 얼른 보고 싶어 한달음에 달려갑니다. 새식구가 된 강아지는 정말 귀엽고 예쁩니다. 강아지에게 ‘아롱이’라는 이름도 지어줍니다. 하지만 아롱이에게 먹다남은 음식 찌꺼기를 주는 것을 보자 갑자기 아롱이가 노숙자 아저씨들처럼 불쌍하게 보입니다.
이사를 가서 학교에 가는 첫날은 아빠의 고물 트럭을 타고 가서 또 불만이지만 피아노 학원을 다니면 제일 친한 단짝인 정현이랑 함께 다닐 수 있어 신이 납니다. 한편 아빠도 집 옆에 붙여 세운 창고에 단추공장을 차리게 되어 몇 달째 잃었던 기운과 웃음을 되찾게 됩니다.
해가 바뀌어 4학년이 된 5월의 마지막 토요일입니다.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니 별식을 먹으려면 손부터 씻으라고 합니다. 가만히 보니 나무바가지에 밥과 푸성귀를 마구 뒤섞어 놓은 것이 아롱이에게 주는 음식물 찌꺼기와 같습니다. 그래서 혜진이는 “엄마, 이게 뭐에요. 우리가 아롱이에요. 개밥을 주게!”하면서 벌컥 화를 내고 제 방으로 들어갑니다.
마침 집으로 돌아오시던 아빠는 이 소리를 듣고 텃밭에서 기른 푸성귀와 밥을 고추장으로 비빈 비빔밥을 갖고 혜진이가 투정을 부린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일부러 큰 목소리로 “어디 한 숟갈 먹어봅시다. 들기름을 좀 듬뿍 넣어요”하고 말합니다. 정말 열린 문틈으로 고소한 냄새가 솔솔 들어옵니다. 배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납니다.
그때 “혜진이는 안 먹니?”하는 아빠의 말씀에 재빠르게 달려나가 한 숟가락을 퍼서 먹는데 진짜 꿀맛입니다. 아빠는 어렸을 적 지지리도 못살아 해마다 보리누름 철이면 양식이 떨어져 굶주리는 보릿고개를 넘겼다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러면서 푸성귀 비빔밥을 두고 이렇게 말합니다.
“엄마한테 잘못했다고 사과드려라. 그리고 배운 학생이 개밥이 뭐냐. 개밥이. 앞으로는 흥부네밥이라고 해라.”
이 책 『흥부네밥』은 도시의 변두리에서 선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보여줌으로써 이 세상에서 무엇보다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 서로 아끼며 돕고 사는 가족사랑임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또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로 아이들의 솔직한 마음을 읽을 수 있어서 바로 나의 이야기, 우리들 이야기처럼 친밀한 느낌이 드는 동시에 한 폭의 산뜻하면서도 아름다운 에피소드를 보면서 느끼는 잔잔한 감동 속으로 우리들을 빠져들게 합니다.

어린이 책가방에 교과서 크기로 묻혀 슬쩍 들어가 쉬는 시간에 아이의 눈으로 피어내는 화려한 풀꽃과 같은 재미마주 학급문고의 전통을 지키고 출간되었습니다.

담백하나 화려하지 않은 색채의 파스텔톤의 그림은 이 작고 놀라운 이야기를 세대를 초월하여 느낄수 있는 자유로운 느낌으로, 서정적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 책 역시 재미난 이야기를 작지만 한 권의 꽉 찬 화집처럼 느끼게 하는 재미마주 학급문고만의 전통을 이어받아 그 속에 새로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작가 소개

저자 : 전방하
산 좋고 물 맑은 경남 거창읍 장팔리에서 아버지 전팔수씨와 어머니 박복순씨의 4남 3녀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책읽기를 좋아했는데, 지금은 두 딸을 둔 엄마로 가정주부로 틈만 나면 글을 써서 『흥부네밥』을 처녀작으로 펴내게 되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돌아가신 어머님과 오늘도 말없이 바다를 지키는 남편에게 이 책을 바친다고

그림 : 이소현
197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산업디자인과와 동양학과를 졸업하고 세계명작시리즈 등의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하였다. 이번에 도시의 변두리에서 가난하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흥부네밥』, 혜진이네 가족 이야기를 그리면서 더 많이 웃고 더욱 씩씩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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