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스위스의 판화 작가 펠릭스 호프만의 판화그림동화집. 독일의 널리 알려진 옛이야기중 저주받아 '일곱마리 까마귀'가 되었던 일곱형제에 대한 이야기를 석판화로 다시 되살렸다.
석판화는 미술을 하는 사람에게도 어려운 분야로 알려져 있다. 돌을 골라 판에 맞게 자르고, 그림을 그려 찍는 데까지 온정신을 집중해야하는 작업으로 까딱 잘못하면 처음부터 다시 작업해야 하는 분야라고 한다. 이 책에 삽화를 넣은 펠릭스 호프만은 이 모든 과정을 자신이 직접 할 만큼 정성과 열정을 다했다고 하는데, 이 책에는 이런 예술가로서의 정성뿐만 아니라 자신의 자녀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녹아있다.
'사랑하는 아들 디터에게'로 시작하는 이 그림책은 빨간바지 입기를 좋아하는 자신의 막내아들 디터를 일곱 아들 중의 하나로 직접 등장시킨다. 빨간 바지를 입은 아이의 생생한 얼굴 표정(예를 들어, 빨간바지를 입은 꼬마아이의 볼부은 모습이라든가, 아이가 얼굴을 찌푸리는 모습)은 아이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찰을 지닌 아버지의 눈빛을 그대로 짐작하게 한다.
이야기에 취해 그림을 얼른 넘기다가도 호프만의 그림들은 잠시 속도를 늦추게 한다. 아니 다시 앞장으로 돌아가 하나하나 그림을 뜯어보게 한다. 사내아이들답게 열심히 뒹굴고 씨름하는 남자아이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 앞부분은 서로 몸을 부딪치며 노는 사내아이들의 모습이 얼마나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는지 모른다. 또한 막내 딸아이가 오빠들을 찾아 세상 끝으로 걸어나가는 두 장의 판화그림은 숨을 멈추고 집중하게 만든다. 그 그림 모두가 어렵다는 석판화로 표현한 것이니, 미술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펠릭스 호프만의 솜씨를 짐작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이야기는 여느 그림동화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옛이야기이다. 아버지에게 저주받은 일곱 아들을 사랑과 정성으로 막내딸이 구해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는 이야기. 하지만 흔히 볼 수 없는 색감과 섬세하면서도 부드러운 그림선들, 그리고 생생한 아이들의 표정과 아들을 까마귀로 만들어버리고 난 뒤 시름에 잠긴 부모의 어두운 얼굴. 이 모든 것 속에 아버지의 사랑이, 가족간의 사랑이 절절하게 녹아있다.
작가 소개
저자 : 그림 형제
독일에서 전해 내려오는 민담들을 수집하여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이야기』로 엮은 야콥 그림Jacob Grimm, 1785~1863과 빌헬름 그림Wilhelm, Grimm, 1786~1859은 독일 언어와 문학 발전에 큰 공을 세운 언어학자이자 문헌학자이다. 독일의 신화, 전설을 연구한 야콥 그림은 『독일의 신화』 등을 남겼고, 빌헬름 그림은 『독일 영웅 전설』을 비롯한 많은 책을 남겼다. 형제는 13년 동안 민담을 수집한 끝에 1812년에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이야기』 1권을 완성했고, 1822년부터 주해 작업을 시작해서 1856년에 『주해본』을 별권으로 출간했다. 형제의 공동 작업은 이 책 외에도 『독일어 사전』, 『독일 전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