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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는 아프다
푸른책들 | 청소년 | 2006.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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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아무런 특징도 없이 넙데데하게 생긴 너브대 마을의 공터에는 '자살 나무'란 별명을 가진 느티나무가 있다. 사람 잡아먹는 귀신이 붙었다고 홀대 받던 느티는 갓등을 달고 가로등 역할을 하게 된다. 가로등이 된 느티는 사람들의 아픔을 함께 아파하며 모두를 고요히 바라본다.

노름꾼인 아빠, 억척스런 용쟁이 엄마, 정신이 온전하지 않은 순심 누나와 함께 사는 순호는 마을의 모든 것을 지긋지긋해하며 늘 공상에 빠진다. 어느 날 순호 아빠는 노름판에 전셋돈 전부를 날리고, 순호네는 길에 나앉을 신세가 된다. 새벽마다 신문배달을 하는 등 열심이었던 순호는 이런 아빠에게 실망을 하고, 가로등에 돌을 던져 공터를 칠흑 같은 어둠에 빠지게 한 뒤, 마침내 가출을 결심한다.

이야기의 유기적인 흐름과 여러 인물에게 클로즈업되는 섬세한 시선들이 단조로워지기 십상인 달동네 이야기에 생동감을 불러온다. 호남과 영남의 사투리를 완벽하게 구사하면서 여러 사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인 동네의 모습을 현실감 있게 재현했다.

중심에서 비껴선 소외된 사람들, 때론 정상적이지 않아 보이는 사람들에 쏟는 작가의 애정이 드러난다. 따뜻하고 넉넉한 시선으로 만물을 바라보는 작가는 반지하에 비쳐든 작은 아침 햇살 하나에도 감정을 실어 나른다. 섬세한 묘사와 시적 표현에서 모두가 가진 나름대로의 존재 가치를 이야기하는 성장소설이다.가로등을 깨뜨린 지 나흘째 되는 날, 순호는 가출을 결심했다. 황량하고 쓸쓸한 바람 한줄기가 불어 와 쓰레기더미를 헤집더니 비닐봉지 하나를 찾아 내어 저 쪽으로, 한사코 저 쪽으로 내몰았다. 느티는 바람에 떼밀려 가는 비닐봉지를 바라보며 깊은 슬픔을 느꼈다. -본문 102~103쪽에서

  작가 소개

저자 : 이용포
1966년 강원도 평창에서 태어났다. 한양 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1998년 <농민신문> 신춘문예 중편소설 부문에 <성자 가로등>이 당선하면서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청소년 장편소설《느티는 아프다》,《뚜깐뎐》, 동화집《태진아 팬클럽 회장님》, 장편동화 《내 방귀 실컷 먹어라, 뿡야》,《왕창 세일! 엄마 아빠 팔아요》, 인물이야기《무위당 장일순》 들이 있다.

  목차

새벽을 깨우는 소리
기도하는 할멈과 쇠사슬을 채우는 소년
반지하의 아침 햇살은 칼날처럼 날카롭다
가로등지기와 인형 눈을 달아 주는 소녀
너브대 잠충이
똥 팔아서 쌀 사 먹을 사람
나는 기분이 좋으면 재채기를 해
입덧하는 할멈과 그 며느리
쌀 팔아서 똥 사 먹을 사람
마른하늘에 날벼락
욕쟁이 할멈의 저주
느티는 언제나 목매달기 딱 알맞은 높이
가출
모닥불과 아파트 불빛
시체 놀이
집으로 돌아온 아버지와 아들
기다리는 사람과 기다릴 게 없는 사람
외짝 신발, 우주 밖으로 걷어차기
예수는 지옥에 있다
한 줄기 햇살이 비스듬히
눈물 흘리는 가로등
새벽을 깨우는 소리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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