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광주 민주화운동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제1회 5.18 어린이문학상 수상작이다. 2005년 11월 당선작을 내지 못한 이번 제1회 공모에서 우수상을 받은 작품. 신인답지 않은 '능숙한 필치와 치밀한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또 한편의 수상작이 오는 6월 뒤따라 출간되며, 수상작들은 이후 5.18 기념재단 교육사업의 일환으로 애니메이션 등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전라도 사람은 먼 세계의 요상한 사람'인지 궁금해하는 경상도 산골 소년의 순수한 모습은, 그 순수함 때문에 오히려 섬뜩하다. 근거 없이 전라도 사람을 궁지로 몰아넣는 말은 송곳이 되어 가슴을 찌른다는 서촌댁의 넋두리는 여전히 치유되지 않은 우리 사회의 상처를 떠올리게 한다.
저자는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못을 박고 피를 흘리게 한 집단 지역주의를 꼬집고, 이 문제가 어린이문학 속에서 화두가 되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으리라고 말한다. 이는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한 세대간 소통'이라는 5.18 어린이문학상의 제정 의의와 맥락이 닿아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광주'와 따로 떼어놓아도 부족함이 없는 한 편의 아름다운 성장동화이다. 대통령 서거, 쿠데타, 광주 민주화운동 등으로 격변의 시대를 보내던 79~80년. 경남 어느 두메산골의 한 소년은 날마다 소몰이를 하고, 무지개를 쫓아 산을 넘고, 감자 산꽃을 지며 꿈을 키워 나간다. 이 순수의 공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집단적인 지역주의에 멍들어가는 이들의 모습이 서정적으로 그려져 있다.
그림 작가 김병하는 답답한 듯 포근한 두메산골, 펼쳐 그린 풍성한 벌판과 밤하늘, 그 시절을 살아간 사람들의 다양한 표정을 담백한 수채화로 담아냈다. 따뜻하고 섬세한 그림이 '시대'와 '진실'을 읽는 재미를 더한다.곧 추워져서 겨울이 된다는 게 한편으로 다행스러웠다. 문을 꽁꽁 닫고 지내는 겨울 동안에는 별로 얼굴 부딪칠 일 없이 지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산골짜기 응달에 눈이 다 녹기도 전에 두백이네는 홀연히 이사를 가 버렸다. 5학년 올라갈 준비를 하던 봄방학 때였다. 어디로 가는지 물어 보지도 못했다. -본문 116쪽에서
작가 소개
저자 : 서지선
경남 산청군 황매산 아래에서 태어났다. 경상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2001년 ‘아동문예문학상’을 받으면서 동화를 쓰기 시작했다. 월간 '어린이문학'과 '어린이와 문학'에 '무당개구리' '아빠, 새 동무가 생겼어요' '담장 위의 노란 샌들' 등의 단편을 발표했다. 어린이문학 공부 모임 ‘콩세알’에서 활동하고 있다.
목차
더뭇재
임종
고모
엄마의 청
두백이네
황매산 소풍
무지개 사냥
소를 잃고
귀신에 쌓여서
백중날
전라도 년
김 위원장
누렁이 팔다
도둑
대통령 서거
아버지 병
무실 할매
정애 누나
부산으로
두백이 형
다시 더뭇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