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소 찾는 아이>는 십우도 세계를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만든 이야기 그림책입니다. 책 속의 주인공 심우는 일하러 간 부모님 대신 소를 데리고 풀을 뜯기러 나왔다가, 친구들과 물고기 잡는 일에 정신이 팔려 소를 잊어버립니다.
그 사이 소는 고삐가 풀려 어디론가 사라지고, 문득 그 사실을 깨달은 심우는 정신없이 소를 찾아 나서지요.
온 들판을 돌아다니다 지쳤을 즈음, 소의 목에 달려 있던 워낭을 발견하여 마침내 소를 찾은 심우는 기쁜 마음으로 소를 타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러는 동안 어느덧 날이 저물고, 소를 외양간에 매어놓은 뒤 피곤에 겨워 잠든 심우의 입가에는 평화로운 미소가 번집니다.
깊은 잠에 빠져 소도 잊고 자신도 잊은 것이지요.
출판사 리뷰
소 찾는 그림-‘십우도’에 담긴 생각
화엄사나 송광사와 같은 유명대찰에서부터 마을 뒷산자락에 있는 그만그만한 이름의 작은 절에 이르기까지 사찰 법당의 벽면에는 여러 가지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 가운데 ‘십우도’라 불리는 그림이 있지요.
십우도는 불가에서 마음을 닦아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목동이 소를 찾는 과정에 빗대어 보여주는 이야기그림으로, 1)심우(尋牛):소를 찾아 나서서 2)견적(見跡):소가 남긴 자취를 보고 3)견우(見牛):소를 발견하여 4)득우(得牛):소를 얻은 뒤 5)목우(牧牛):소를 길들여 6)기우귀가(騎牛歸家):소를 타고 돌아와 7)망우존인(忘牛存人):소를 잊고 8)인우구망(人牛俱忘):자기 자신도 잊은 채 9)반본환원(返本還原):본래의 맑고 깨끗한 근원으로 돌아가 10)입전수수(入廛垂手):사람들과 더불어 깨달음을 나누고자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10장면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여기서 ‘소’는 세상사에 찌들어 이런저런 욕심 때문에 잃어 버렸던 ‘참된 나’를 뜻하기도 하고, ‘깨달음’ 그 자체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십우도는, 욕심 때문에 잃었던 자기 자신을 되찾아 깨달음을 얻고, 그런 뒤에는 그 ‘참된 나’, 또는 ‘깨달음’에 대한 집착마저 버려야 진정한 깨달음에 이를 수 있다는 진리를 말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고는 무념무애의 상태로 세속에 어울려 깨달음을 나누라는 제안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만 들여다보면 이 같은 십우도의 세계는 어린이의 세계와 일맥상통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딴 짓에 정신이 팔려 소중한 것을 잃고는 그것을 애타게 찾다가, 찾은 뒤에는 곧 잊어버리곤 하는 어린아이들의 행동이 그렇기도 하거니와, 십우도가 추구하는 소 -‘아무것에도 구애받지 않는 참된 나’-라는 것이 바로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상태의 동심과도 같기 때문이지요. 십우도 속의 소를 찾는 주체가 어린아이-목동, 동자-로 그려지는 것도 이러한 까닭이 아닌가 싶습니다.
소 찾는 아이-어린이를 위한 ‘십우도’ 이야기
『소 찾는 아이』는 이러한 십우도의 세계를 어린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그 속에 담긴 생각을 함께 나누고자 만든 이야기그림책입니다.
책 속의 주인공 심우는 일하러 간 부모님 대신 소를 데리고 풀을 뜯기러 나왔다가, 친구들과 물고기를 잡는 일에 정신이 팔려 소를 잃어버립니다. 그 사이 소는 고삐가 풀려 어디론가 사라지고, 문득 그 사실을 깨달은 심우는 정신없이 소를 찾아 나서지요. 온 들판을 돌아다니다 지쳤을 즈음, 소의 목에 달려 있던 워낭을 발견하여 마침내 소를 찾은 심우는 기쁜 마음으로 소를 타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러는 동안 어느덧 날이 저물고, 소를 외양간에 매어놓은 뒤 피곤에 겨워 잠든 심우의 입가에는 평화로운 미소가 번집니다. 깊은 잠에 빠져 소도 잊고 자신도 잊은 것이지요.
이 책의 주인공 심우처럼 아이든 어른이든, 꼭 소가 아니라도 다른 일에 정신이 팔려 중요한 무언가를 잃어버린 경험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 뒤, 그것을 다시 찾았을 때는 얼마나 기쁜지요. 십우도는 그 기쁨과 되찾은 그것마저 버려야 깨달음을 얻는다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수행자가 아닌 다음에야, 그러한 경지에 이르기는 어려울 테지요. 그러나 정말 깨끗한 어린이의 마음을 갖는다면 못할 것도 없을 겁니다. 하루 종일 간절히 잃어버린 소를 찾아 온힘을 다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마침내 소를 찾아 집으로 돌아온 뒤엔 까무룩 잠이 들어 소도 잊고 자신도 잊은 이 책의 주인공 심우처럼 말이지요.
바쁘게만 돌아가는 오늘날의 생활은 자꾸 우리 마음의 소를 잃어버리게 하고, 어른은 물론 어린이들까지도 순수한 동심에 이르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이 한 권의 그림책이 저마다 잃어버린 소는 어떤 것인가 생각하고, 그 소를 찾는 십우도의 세계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님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림 즐기기
이 그림책의 그림은 단순히 줄거리만을 좇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어, 그림책을 보는 즐거움을 더해 주고 있습니다. 가령, 유심히 책장을 넘기다 보면 주인공 아이가 집에서 나와 소를 잃고 찾아다니다 소를 만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과정이 장면과 장면을 잇는‘길’이라는 모티프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며, 섬세하게 묘사된 마을 풍경 속에 여기저기 고양이, 개, 물고기 등이 숨어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또, 표제면의 그림과 마지막 면의 그림은 각각 소 쪽에서 아이를 보는 구도와 아이 쪽에서 소를 보는 구도로 되어 있어, 나와 소, 소와 나의 관계를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커다란 소의 눈에 비친 아이의 모습 또한 오래도록 눈길이 머물게 하는 그림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아크릴 판을 철필로 긁어 판화로 찍었습니다.
작가 소개
저자 : 이상희
1960년 부산에서 태어났습니다.
198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그 뒤 시인이자 그림책 글 작가,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 시집 <잘 가라 내 청춘> <벼락무늬>, 그림책 <고양이가 기다리는 계단> <선생님, 바보 의사 선생님> <엄마, 생일 축하해요> 등이, 옮긴 책으로 <심프> <바구니 달> <작은 기차> 등이 있습니다. 지금은 강원도 원주에서 그림책 전문 어린이 도서관 '패랭이꽃 그림책 버스'를 운영하여 많은 사람들과 그림책을 함께 나누는 일에 힘쓰고 있습니다.
그림 : 김종민
1973년 전라남도 목포의 섬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충남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한 뒤, 한국 일러스트학교와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연구했습니다.
<주목나무 공주> <앙리의 문학수업> <조각난 하얀 십자가> 등의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렸으며, 그림 속에 봄바람처럼 따뜻하고 향기로운 마음을 담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