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남북한 어린이가 한마음으로 함께 읽었으면 하고 만든 동화집이다. 남한의 동화작가 열다섯 명이 화해와 평화, 그리고 남북이 한겨레라는 생각으로 정성스럽게 쓴 열다섯 편의 동화를 묶었다.
북한에서 갑자기 온 친척형 형석이때문에 엄마,아빠의 사랑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형민이가 조금씩 형제애를 느껴가는 과정을 그린 조대현의 '이런 눈물', 평양에서 서울 이모네 집에 처음 놀러온 리꽃님이가 서울 사람들의 옷차림(찢어진 청바지)을 보고 놀라는 구민애의 '찢어진 청바지는 꿰매야 해', 남북 분단으로 50년간 서로 사랑하면서도 볼 수 없었던 이쁜이 할머니와 경수 할아버지의 화해와 결합을 그려낸 이규희의 '이쁜이 할머니 시집가는 날'등 화합과 통일의 열망을 담은 동화들이 담겨 있다.
하지만 이 책에 실린 동화들은 단순하게 통일 뒤의 행복만을 꿈꾸지는 않는다. 분단 동안의 슬픔과 아픔이 어떠했는지를 조금씩 보여주면서, 통일 뒤에도 많은 과제가 있다는 것도 함께 깨우쳐준다. 김원석의 '빛바랜 운동화'에서는 남한에 내려오다가 목숨을 잃은 아버지를 그리워하면서, 그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남긴 운동화를 정성껏 닦고, 보관하는 순득이네 이야기를 싣고 있다. 한편 이동렬의 '가나다 지킴이'는 통일 뒤 남북한 어린이가 교류를 하지만 막상 서로가 쓰는 단어 뜻을 몰라, 남한의 어린이들이 북한 말을 공부하는 내용을 담았다.
짧은 단편들이 '통일'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담았다는 생각은 곧 천편일률적이 아닐까라는 선입견으로 이어질만 하지만, 다행히 이 책 안의 동화들은 그런 선입견에 당당히 맞설만하다. 화해의 분위기에 상승한 듯한 동화도 없지 않지만 통일이 왜 필요한지, 통일에 대해 우리 어린이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준비해야하는지를 동화로서 훌륭히 형상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삽입된 삽화 등 초등학교 3~4학년 이상이면 무난하게 읽을 수 있다."난데없이 웬 돌탑이니?"엄마가 눈을 휘둥그래 떴습니다. "통일이 됐으니 통일탑을 쌓아야지요. 에이, 하필이면 우리가 쌓은 통일탑을 들이받을 게 뭐람."세찬이는 그러고 나서 휭하니 밖으로 뛰어나갔습니다. 세찬이는 기철이와 광식이를 찾아가 일렀습니다. '12시에 고개에서 만나는 거다.'시간이 가까워지자, 아이들은 고개 위로 하나 둘씩 모여들었습니다. 찔레골의 순구, 준태, 성남이 그리고 머루골의 세찬이, 기철이, 광식이었습니다. 그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얼굴조차 모르던 사이었습니다. 고개에 쳐진 철조망 때문이었지요. 그런데 올 봄에 그 철조망이 활짝 걷힌 것입니다. 이 고개는 바로 그 날 찔레골 아이들과 머루골 아이들이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눈 곳입니다. --윤수천, '고개 위의 돌탑'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조대현
1939년 강원도 횡성에서 태어났습니다. 서라벌예술대학과 단국대학교에서 문학을 공부하고, 196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동화 〈영이의 꿈〉이 당선되어 아동문학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한국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지은 책으로는 《범바위골의 매》 《소리를 먹는 나팔》 《별난 아이》 《할머니의 손바닥 주소》 《날마다 가슴이 크는 아이》 등 다수가 있습니다.
목차
1. 이런 눈물 / 조대현
2. 뿔테와 금테안경 / 강정규
3. 가나다 지킴이 / 이동렬
4. 찢어진 청바지는 꿰매야 해 / 구민애
5. 빛바랜 운동화 / 김원석
6. 고개 위의 돌탑 / 윤수천
7. 먼지투성이 허수아비는 어디 갔을까 / 강원희
8. 풀피리와 부룩 송아지의 우정 / 송재찬
9. 이쁜이 할머니 시집가는 날 / 이규희
10. 안개꽃 / 이영
11. 피안도 할아버지의 손자 / 이상교
12. 우정을 실은 밤 기차 / 김학선
13. 까치설날 / 양점열
14. 승호의 날 / 김자환
15. 우리가 만나지 못할 이유는 없잖아 / 손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