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어느 여름날 저녁, 산길을 산책하던 나는 무심코 발밑을 내려다보다가 아주 재미있는 광경을 발견했습니다. 죽은 풍뎅이 한 마리 주위에 개미들이 몰려 잇는 거예요. 그런데 그중 한 개미가 유난히 열심을 내고 있었습니다. 어찌나 부지런히 다리를 놀리는지 마치 만화에서 보듯 다리가 수레바퀴처럼 핑핑 돌아가더군요.
그 때문에 풍뎅이는 개미굴로 옮겨지는 게 아니라 제자리에서 맴맴, 맴만 돌았습니다. 다른 개미들이 신경질 내는 소리가 내 귀에 들려오는 것 같더군요.
한참을 들여다보다 자리를 뜬 나는 한 시간쯤 지나 날이 어둑해질 무렵에 다시 돌와와봤는데, 세상에, 다른 개미들은 모두 사라지고 그 정신없는 녀석 혼자 남아 여전히 풍뎅이를 팽팽 돌리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얼마나 웃었는지요! 그리고 그 녀석이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요! 나는 그 개미에게 앤티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이야기를 꾸며보았습니다.
앤티는 힘을 합해 풍뎅이 옮기는 일에는 비록 실패했지만 바로 그 힘과 끈기를 가지고 다른 개미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일이 있었을 거예요. 어쩌면 진짜로 여왕개미가 됐을 수도 있어요. 왜 안 되겠어요! 조그만 개미 한 마리도 그러한데, 우리 인간은 어떻겠어요! 지금 당장 하는 일에 좀 서툴다고 해서 절대로 낙심하지 마세요. 언제나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무슨 일에든 부딪쳐보세요. 나의 장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걸 최대한 발휘하세요. 여러분도 앤티처럼 결국 자기 자리를 찾아낼 수 있을 거예요.
작가 소개
저자 : 김서정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독일 뮌헨 대학에서 공부했다. 대학에서 아동문학론을 가르치기도 했으며, 동화작가 및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받았다.
지은 책에 평론집 <어린이 문학 만세> <멋진 판타지>, 동화집 <믿거나 말거나 동물 이야기>, <꼬마 엄마 미솔이> 등이 있고, 옮긴책으로 <어린이 문학의 즐거움>, <용의 아이들>, <기적의 시간>, <일 주일 내내 토요일>, <벌거벗은 코뿔소>, <미오 나의 미오>, <피터 래빗 이야기>, <잃어버린 기억>, <로테와 루이제>, <내가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세요?> 등이 있다.
그림 : 박선영
한양여자대학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한 후 프리랜스 일러스트레이터, 동화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대표작으로는 프뢰벨의 <꿈꾸는 사막>등이 있으며 <팝업북전> <프뢰벨 일러스트전>등의 전시회에 참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