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너도 하늘말나리야>, <밤티 마을 큰돌이네 집>, <유진과 유진> 등 20여 권의 작품을 통해 당대 아이들의 생활과 사고방식을 생생하게 그려 온 작가 이금이의 새 작품. 표제작 '금단현상'을 비롯해 동화 다섯 편이 수록된 책은 성장기 아이들이 겪는 평범한 일상을 진솔하게 담고 있어 요즈음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마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
표제작 '금단현상'은 요즈음 아이들의 생활과 분리할 수 없는 인터넷이 끊겼을 때의 금단현상과 이를 극복해가는 과정을 담았다. 마지막 작품 '십자수'에서는 여자친구에게 선물하기 위해 십자수를 놓는 남자아이 선재의 모습이 이채롭다. 작품은 할머니와 어머니의 갈등을 통해 일상적인 가족관계의 단면을 보여주고, 나아가 성 역할의 바람직한 전도와 가정의 역할 분담 문제를 생각해보게 한다.현기한테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은 이메일밖에 없었다. 이메일 주소는 교실 게시판에 붙어 있는 자기 소개장에서 알아낼 수 잇었다. 학년 초에 붙여 놓은 걸 여태껏 그대로 둔 것은 내게 이런 기회를 주기 위해서인 것만 같았다.나는 오래 전부터 현기를 좋아하고 있었던 것과 지금도 여전히 변함없는 마음을 멋진 편지지에 음악까지 깔아서 표현했다. 메신저 아이디와 우리 집 전화번호를 덧붙인 뒤 '메일 보내기'를 클릭할 때는 우주선 발사 버튼이라도 누르는 것처럼 떨렸다. 그러곤 날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편지함을 열어 보았지만 현기는 답장은커녕 내 편지조차 열어보지 않고 있었다.'메일도 열어보지 못할 만큼 집 상황이 안 좋은 걸까?'현기에 대한 내 마음은 더욱 애틋해졌다. 나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수신 확인'을 열어 보았다.드디어 현기가 내 이메일을 읽었다. 그 모습을 떠올리자 심장이 터질 것처럼 크게 뛰었다. 중간고사를 망친 오빠 때문에 저기압인 엄마 옆에서도 콧노래가 나왔다. 이제 곧 답장이 올 것이다. 미처 몰랐던 내 마음에 감동 받은 현기가 끙끙거리며 답장을 쓰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나는 어느새 현기와 커플이 된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그런데 이 중요한 시기에 엄마가 인터넷을 정지시켜 버린 것이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우리가 학교에 간 사이에 말이다."중요한 메일 올 거 있단 말이야. 어떻게 해?"나는 발을 동동 굴렀다."아빠한테 전화해서 열어 봐 달라고 해."맙소사! 아빠한테 현기의 이메일을 읽게 하라니. - 본문 13쪽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이금이
1984년 ‘새벗문학상’과 1985년 ‘소년중앙문학상’에 당선돼 동화작가가 되었다. 어릴 때 가장 좋아했던 놀이인 이야기 만들기를 지금도 즐겁게 하고 있다. 2004년 《유진과 유진》을 출간하면서부터 청소년소설도 함께 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동화 《너도 하늘말나리야》, 《하룻밤》, 《밤티 마을》 시리즈, 청소년소설 《소희의 방》, 《청춘기담》,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 등이 있다. 동화창작이론서 《동화창작교실》이 있으며 초·중 교과서에 다수의 작품이 실려 있다.
목차
금단현상
꽃이 진 자리
촌놈과 떡장수
나의 마니또
십자수
지은이의 말
책 읽는 가족 여러분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