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말 없는 그림책. 블록 놀이를 제재로 만들어졌으며, 본문 없이 그림만으로 블록을 옮겨 새로운 조형물을 만드는 과정 속에서 이야기가 탄생한다. 이야기를 이해하고 소화하는 것, 혹은 예측 불허의 새로운 이야기를 꾸며보는 것은 책을 읽는 아이와 아이가 가진 상상력의 몫이다. <바람이 불었어>로 1975년 케이트 그린어웨이상을 수상한 영국 작가 팻 허친즈의 작품이다.
형태 없이 놓여져 있는 나무 블록들을 곁눈질하며 뭔가를 생각하는 아이 두 명이 등장한다. 둘이 살기에 딱 알맞은 집을 만들고, 집에 불이 붙자 블록을 옮겨 소방차를 만든다. 물을 너무 많이 뿌려 물바다가 되자, 블록으로 배를 만든다. 여행 끝에 배가 뭍에 닿자 자동자를 만들고, 또 기차를 만들어 여행을 이어간다. 그리고 기차 선로가 끝났을 때 다시 집을 만든다. 길었던 여정이 끝나고 이제는 편히 쉴 시간.
불이 나고, 물바다를 이루고, 자동차가 서고, 기차 선로가 끊기지만만, 문제에 부딪힌 나무 블록 아이들은 자리에 멈추지 않는다. 오뚝이처럼 일어나 새롭고 즐거운 마음으로 모험을 구상한다. 재난 앞에서는 당황하지만, 블록을 해체하고 다시 새로운 것을 만드는 동안에는 항상 즐거운 표정을 짓는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문제 해결 과정의 즐거움과 성취감, 그리고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를 담고 있는 미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