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내 나이 올해로 열세 살, 먹을 만큼 먹었다. 마침내 나도 사춘기에 접어든 청소년, 아니 청소녀가 된 것이다!" 당당하게 외치는 '청소녀'들의 당돌하고 상큼한 모습과 함께, 속 깊은 성장통을 앓으면서 커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고 있는 동화집. 예린, 마리, 현주, 경은, 영이, 영주 등 등장하는 주인공 모두가 사춘기에 접어 든 여자아이다.
일곱 편의 동화가 실려 있다. 청소녀라는 낯선 호칭으로 자신의 성숙을 선언하는 표제작 '청소녀 백과사전'을 비롯, 멀쩡한 이름을 놔두고 사춘기에 접어든 딸을 "춘기야, 니가 그러니까 춘기지, 사춘기"라고 부르는 엄마와의 일상적인 갈등을 유쾌하게 그려낸 '야 춘기야', 이성에 눈을 뜨며 가슴앓이를 하면서도 착하게 자라날 거라 다짐하는 '착한 아이' 등등이 수록되어 있다.
오랜 세월 아이들과 함께 지내온 교사의 경험과 작가적인 예민한 감수성은 보다 섬세하고 따뜻한 이야기를 이끈다. 등장하는 아이들은 그저 저만 아는 요즘 아이로 비추기도 한다. 하지만 겉모습 이면의 당당함과 유쾌함을 잡아내고, 속 깊은 곳에 자리잡은 성장의 아픔을 따뜻한 눈길로 화자는 지켜본다.그 순간 내 가슴이 나도 모르게 떨려 오면서 정신없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역시 저만치에 나의 특별한 그 애가 서 있다. 그 애 이름은 바로, 강영우다. 아, 이름을 생각하기만 해도 떨린다.평범하고 조용한 그 아이. 하지만 부드럽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그 애가 진짜 내 영웅이다. 나는 얼른 단짝인 애리 손을 꼭 잡았다. 지금이 바로 진정한 용기가 필요한 때 아닐까?"야, 경은아. 영우가 아까 나 도와줄 때 정말 멋지지 않았냐? 아무래도 영우도 나를 좋아하는 것 같아. 아휴, 쟤는 또 도대체 언제부터 나를 좋아했던 거야?"애리가 내게 소곤거렸다. 나는 애리에게 눈을 흘겨 준 뒤에 그 애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가방에서 카드를 꺼내어 내밀었다."이거 내가 너 주려고 어제 쓴 거거든. 젓가락 과자는 빼앗겼지만 말야."그애가 놀란 듯 편지와 나를 번갈아 보았다. 그리고 빛나는 그 눈빛 속으로 기쁨이 서서히 번져 가더니 고개를 끄덕이면서 내 편지를 받았다. 내 마음을 받아들인 것이다.'우와, 우와, 만세!'순간 내 속에는 수십 개의 폭죽이 펑펑 터지는 것 같았다. 그러더니 양쪽 귓볼이 뜨거운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아팠다. 짜릿하고 기분 좋은 아픔이었다. - 본문 131~133쪽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김옥
1963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나 전주교육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2000년에 『한국기독공보』 제1회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당선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학교에 간 개돌이』 『축구 생각』 『준비됐지?』 『달을 마셨어요』 『물렁물렁 따끈따끈』 등을 펴냈습니다.
목차
야, 춘기야
김마리 이야기
벨이 울리면
착한 아이
청소녀 백과사전
철이 데리고 수학여행 가기
비밀 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