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동대문 대형 의류 매장으로 진출한 다섯 명의 쇼핑 멤버가 겪는 어느 일요일 하루 동안의 이야기. 하지만 쇼핑은 순탄치 않다. 내가 옷을 입은 것이 아니라 옷이 나를 입고 있다는 엉뚱한 깨달음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쇼핑을 하는 건 어쩌면 사실, 사람이 옷을 택하는 것이 아니라 옷이 사람을 선택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십대 청소년은 보통 교복을 입지만, 요즘 아이들에게 옷, 다시 말해 패션과 스타일이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또한 사복을 입을 시간은 별로 없지만, 가끔 있는 쇼핑이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서서히 외모와 자신의 몸을 가꾸는 일에 신경쓰기 시작하는 다섯 소녀들의 소소한 일상과 사고방식, 그리고 작은 깨달음들을 함께 들여다본다.푸른색 새틴 샌들과 배꼽티와 핑크색 원피스와 성인용 속옷, 그리고 요원 K가 맡기를 거부한 옷들. 보나마나 엄마는 당장 갖다 버리라며 길길이 날뛸 것이다. 그래도 내가 고집을 꺾지 않고 옷을 버리지 않으면 엄만 내가 학교에 가고 없는 사이에 옷을 가위로 찢어서 쓰레기통에 버릴 것이다.피해망상이 아니었다. 실제로 그런 일이 몇 번 있었다. 거기에 대한 복수로 난 가족여행 사진에서 내가 나온 부분만 죄다 가위로 오려내버린 적이 있다. 사진 속의 나는 엄마 맘에 쏙 드는 옷을 입고 카메라가 아닌 다른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애초부터 가족 여행엔 따라가고 싶지 않았다. 난 구멍이 뻥뻥 뚫린 사진들을 다시 앨범에 고이 끼워 넣었다. 엄마가 그 사진을 보고 뭔가 느끼길 바라면서 - 본문 99쪽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임태희
1978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에서 아동학을 전공했다. 착하고 지혜롭고 밝은 사람과 함께 밥을 먹고 산책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가끔은 철저히 혼자가 되어서 글을 쓰지 않고는 못 배긴다. 기분이 좋을 땐 요리를 산더미처럼 해놓고, 기운이 넘칠 땐 자원봉사를 나간다. 마음이 심란할 때에는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거나 통기타를 친다. 지은 책으로 『쥐를 잡자』『길은 뜨겁다』『나는 누구의 아바타일까』『옷이 나를 입은 어느 날』 등이 있다.
목차
1 어느 날 아침 눈을 떠 보니 옷이 나를 입고 있었다
2 세상에 '비밀'과 '거짓말'과 '작전' 이 필요한 이유? 옷장엔 '언제나' 입을 만한 옷이 없기 때문!
3 뚜구두구두구두구─둥─ 변신의 시간
4 우리는 옷을 사러 간다
5 달고 시고 쓰고 맵고 짠 쇼핑, 거기엔 인생의 희노애락이 고스란히 담겨 있나니
6 최강 쇼핑 멤버, 해체위기를 맞다
7 오오! 부디 내 옷이 되어줘
8 스커트냐 핫팬츠냐 그것이 문제로다
9 레이스 같은 친구, 나일론 같은 친구
10 끝으로, 기분이 울적할 땐 세일러문 놀이를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