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안도현의 어른들을 위한 동화, <관계>의 그림책 버전. 꿈의 실현, 존재의 가치, 더불어 사는 의미, 자연의 순환 등 다소 아이가 이해하기 어려운 깊은 내용을 담고 있지만 그림작가 이혜리를 만나 의미전달이 쉽게 각색되었다. 눈에 보이지 않아 우리가 깨닫지 못한 수많은 관계로 이루진 세상을 도토리와 낙엽들의 대화를 통해 알려 준다.
출판사 리뷰
<이 책이 싹을 틔우기까지>
시인 안도현과 그림동화 작가 이혜리.
각자의 영역에서 두터운 독자층을 가지고 있는 인기 작가인 두 사람은 동갑내기다. 그래서인지 두 작가는 글과 그림으로 서로 호흡이 착착 맞아 떨어진다.
10여 년 전. 안도현의 어른들을 위한 동화 『관계』를 읽었을 때, 그림책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꿈의 실현, 존재의 가치, 더불어 사는 의미, 자연의 순환 등, 이 짧은 작품에는 아이들에게 들려 줄 이야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작품을 소화할 그림 작가를 찾기가 어려워 마음속에 고이 숨겨두었다. 그리하여 ‘그림책『관계』’는 몇 년의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그러던 중 이혜리 작가라면 도토리와 낙엽을 잘 살려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산에서 작가를 만나기를 여러 번. 어느 날 그녀의 화실에 들렀을 때, 넓은 작업대에 갈참나무 낙엽과 도토리가 한가득 펼쳐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일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작가는 도토리와 낙엽의 대화에 끼어들어 그들과 함께 살았고, 이 책이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도토리 하나가 갈참나무가 되는 성장 이야기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만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것에 무관심하기가 쉽다. 이 책은 보이지 않는, 그래서 우리가 깨닫지 못한 수많은 관계로 이루진 세상을 도토리와 낙엽들의 대화를 통해 알려 준다.
어느 가을날, 갈참나무에 매달려 있던 도토리가 땅에 떨어진다. 낙엽들은 외톨이가 된 도토리를 감싸 안고 보호해 준다. 도토리와 낙엽들은 갈참나무라는 한 부모에게서 나온 형제 같은 존재다.
인간의 손길과 쥐들의 눈을 피해 숨어 지내면서, 도토리는 고마운 낙엽들을 위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불평한다. 그러나 낙엽들은 다정한 말로 도토리에게 용기를 준다. “네 몸속에는 갈참나무가 자라고 있어.” 도토리가 살아남아서 갈참나무로 태어나면 낙엽들도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세상과 또 다시 관계를 맺는 것이 낙엽들의 꿈이라고 말이다. 도토리는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낙엽들을 위해 어려움을 참고 견디기로 한다. 이렇게 도토리와 낙엽들은 대화를 통해 세상과 다시 관계 맺기를 준비한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화창한 봄날이 되자, 숲 속은 새 생명의 기운으로 출렁거린다. 도토리와 낙엽들의 관계 속에서 수많은 어린 갈참나무들이 다시 태어난 것이다.
보잘 것 없고 나약해 보이는 도토리도 존재하는 의미가 있고, 말라비틀어진 낙엽들도 존재의 의미가 있다. 이들이 서로의 관계를 통해 싹을 틔우고 생명을 꽃피운다. 작은 도토리와 보잘 것 없어 보이는 낙엽들도 태어나고, 성장하고, 소멸하고, 다시 태어나는 거대한 자연의 순환 고리 속에 있는 것이다.
우리 어린이들도 도토리와 마찬가지다. 아직은 자기 안에 들어있는 생명과 희망의 씨앗을 인식하지 못하지만, 사회와 관계를 맺고 다음 세대를 이어갈 준비를 한다. 어린이들이 이 책을 통해 부모·형제와 친구, 그리고 주변에 있는 모든 것에 다시금 관심을 갖고 그 존재의 의미를 살펴보기를 바란다. 아이들이 세상을 사랑과 희망의 눈길로 바라보는 것, 이것이 그림책 『관계』의 꿈이다.
작가 소개
저자 : 안도현
1961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원광대 국문과와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 『그대에게 가고 싶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 『그리운 여우』 『바닷가 우체국』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 『간절하게 참 철없이』 『북항』과 『백석 평전』 등을 펴냈다. 시와시학 젊은시인상, 소월시문학상, 노작문학상, 이수문학상, 윤동주상, 백석문학상, 임화문학예술상, 단국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2017년 현재 우석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