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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치 가시
창비 | 4-7세 | 2006.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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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여러 작품을 통해 토속적 색채와 민족 정서를 아름다운 우리말로 그려낸 시인 백석은 '개구리네 한솥밥', '귀머거리 너구리' 등의 작품으로 어린이들에게도 친숙하다. '준치 가시'는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시집 <집게네 네 형제>(1957)에 실린 동화시로, 전해내려오는 옛 이야기에 운율과 익살과 생명에 대한 따뜻한 인식을 보태어 그림책을 완성했다.

가시 없던 물고기 준치는 늘 다른 물고기들의 가시가 부러웠다. 그러던 어느날, 준치는 이웃물고기들을 찾아가 가시를 꽂아달라 부탁한다. 이웃들은 아름다운 마음으로 준치에게 가시를 꽂아주기 시작한다. 이제는 충분한데도, 달아나는 준치의 꼬리를 따르며 자꾸 가시를 꽂다 뜻하지 않게 가시가 많은 물고기가 된다.

생선을 먹다가 가시가 목에 걸려 투덜댄 경험이 있을까? 우리 밥상에 올라왔던 모든 물고기들에게 그리고 모든 생명에게 바치는 그림책이다. 물고기가 잔가시가 많은 건 이유가 있듯, 세상 모든 생명에게는 그들만의 사연과 까닭이 다 있다고 말하는 책은, 우리가 잊고 지내던 삶의 여유와 생명의 고귀함을 돌아보게 한다.

  출판사 리뷰

여러 작품을 통해 토속적 색채와 민족 정서를 아름다운 우리말로 그려 낸 시인 백석은 「개구리네 한솥밥」 「귀머거리 너구리」 등의 작품으로 어린이들에게도 친숙한 작가입니다. 그림책 『준치 가시』는 어린이들을 위한 백석의 동화시집 『집게네 네 형제』(1957)에 실린 동화시 「준치 가시」에 익살과 생명에 대한 따뜻한 인식을 보태어 탄생했습니다. 이 책은 우리 밥상에 올라왔던 모든 물고기들에게 그리고 모든 생명에게 바치는 그림책입니다. 세상 모든 생명에게는 그들만의 사연과 까닭이 있다고 말하며 우리가 잊고 지내던 삶의 여유와 생명의 고귀함을 돌아보게 합니다.

“캑캑! 물고기 가시가 목에 걸려 본 적 있나요?”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물고기는 가시 사이사이까지 정성들여 발라내 먹던 귀한 음식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목에 가시가 걸리는 일도 많았지요. 요즘 어린이들이 그 귀하게 먹던 물고기 맛을 알까요? 가시 사이사이까지 발라내는 일이 없으니 물고기 가시가 목에 걸려 본 경험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적게 갖고 만족했던 옛날에 비해 요즘엔 무엇이든 너무 풍족하여 그 귀함을 자꾸 잊게 됩니다. “캑캑! 이놈의 고기는 왜 이리 가시가 많은 거야?” 가시가 목에 걸려 투덜거리다가 문득 준치에게도 그리 된 까닭이 있다는 이야기가 떠오르면, 피식 웃고 넘어가게 되지요. 세상 모든 생명에게는 그들만의 까닭과 사연이 있습니다. 7년의 작업 끝에 탄생한 그림책 『준치 가시』는 우리가 잊고 지내던 삶의 여유와 생명의 고귀함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합니다.

백석이 남긴 따뜻하고 유쾌한 동화시 「준치 가시」

가시 없던 물고기 준치는 늘 다른 물고기들의 가시가 부러웠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준치는 이웃 물고기들을 찾아가 가시를 꽂아달라고 부탁합니다. 이웃들은 ‘아름다운 마음’으로 준치에게 가시를 꽂아 주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제 충분한데도 이웃들은 가시 나눠 주기를 멈추지 않습니다. 달아나는 준치의 꼬리를 따르며 자꾸만 가시를 꽂습니다. 결국 준치는 뜻하지 않게 가시가 많은 물고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여러 작품을 통해 토속적 색채와 민족 정서를 아름다운 우리말로 그려낸 시인 백석은 「개구리네 한솥밥」 「귀머거리 너구리」 등의 작품으로 어린이들에게도 친숙합니다. 「준치 가시」는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시집 『집게네 네 형제』(1957)에 실린 동화시입니다. ‘어린이에게는 산문보다 시가 더 적당하다’는 믿음으로, 리듬감 넘치는 시 속에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이 동화시에서 이야기하는 준치의 사연은 우리 조상들이 즐기던 옛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시인 백석은 여기에 운율과 익살을 보태어 어른과 어린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유쾌한 동화시로 재창조했습니다. 재미난 평안도 사투리로 리듬감을 잘 살렸습니다. 읽을수록 생명과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이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흥겨운 그림으로 펼쳐지는 가시 많은 준치의 사연

그림책 『준치 가시』는 시인 백석의 시 세계를 새롭게 펼쳐내었습니다. 그림작가 김세현은 먹을 때 느껴지는 번거로움을 사유화하여 이렇듯 멋진 동화시를 만든 백석의 솜씨에 탄복하여 그림책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한국화의 여러 기법을 실험한 끝에 작가는 우리 전통 민화에서 「준치 가시」의 해학과 흥겨움을 펼쳐낼 단초를 발견했습니다. 물고기처럼 자유롭게 노니는 선으로 천진한 준치와 능청맞은 이웃 물고기들의 모습을 창조했습니다. 여백의 공간을 통해 역동적으로 화면을 연출하여 시의 리듬을 살리는 구성 또한 눈여겨볼 만합니다. 준치와 이웃 물고기들의 모습은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표현하고 있는 듯합니다. 물고기들 하나하나의 성격과 개성이 생생히 살아 움직이며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이렇듯 흥겨운 그림 속에는 선인들의 놀이 정신이 담겨 있습니다. 그림작가 김세현은 이 책을 통해 전통적 아름다움과 가치를 전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크고 작은 고기들의 아름다운 마음인 준치 가시를 나물지 말자”고 했던 그 넉넉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준치 가시』는 생명에 대한 이해와 존중 속에서 삶의 여유를 얻었던 선인들의 마음을 어린이들에게 고스란히 전해 줄 의미 있는 책입니다.

시와 그림이 만나 그림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준 ‘우리시그림책’ 완간

‘우리시그림책’은 시와 그림의 독특한 결합 방식으로 그림책의 새 가능성을 보여 준 시리즈입니다. 어린이들을 위해 엄선한 전래동요, 현대시, 어린이 시를 토대로 우리 시문학 고유의 운율과 이미지, 삶에 대한 성찰을 개성 있는 형식으로 표현했습니다. 2003년 『시리동동 거미동동』(제주도 꼬리따기 노래, 권윤덕 고쳐 쓰고 그림)으로 첫선을 보인 후 10여 년간 『넉 점 반』(윤석중 시, 이영경 그림), 『준치 가시』(백석 시, 김세현 그림), 『영이의 비닐 우산』(윤동재 시, 김재홍 그림) 등 국내 최고의 그림 작가들이 참여하여 새롭고 깊이 있는 해석으로 우리 그림책의 지평을 넓혀 왔습니다. 매 작품마다 독창적인 캐릭터, 아름답고 전통적인 색감, 다양한 기법이 펼쳐진 그림책들로 빛납니다. ‘우리시그림책’의 성과는 해외에서도 인정받아 각종 해외 전시에 초청받았으며 프랑스, 일본, 스위스, 중국 등으로 수출되어 세계 어린이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나누고 싶은 우리의 자연과 전통과 문화를 담아낸 이 시리즈가 전세계 어린이들을 이어 주고,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보며 세대를 넘어 정감을 나눌 수 있는 그림책으로 오랫동안 독자 곁에 남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고기들의
아름다운 마음!
가시 없던 준치에게
가시를 더 주려
달아나는 준치의 꼬리를 따르며
그 꼬리에 자꾸만
가시를 꽂았네.

이때부터 준치는
가시 많은 고기,
꼬리에 더욱이
가시 많은 고기.

준치를 먹을 때엔
나물지 말자.
가시가 많다고
나물지 말자.
크고 작은 고기들의
아름다운 마음인
준치 가시를
나물지 말자. - 본문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백석
1912년 7월 1일(음력 추정) 평북 정주군 갈산면 익성동 1013호에서 부친 백시박(白時璞)과 모친 이봉우(李鳳宇) 사이의 장남으로 태어난 시인 백석(白石)의 외모는 한눈에도 두드러진다.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사진을 봐도 그의 모습은 매우 모던하다. 서구적 외모에 곱슬곱슬한 고수머리. 빛바랜 흑백사진을 보면 그의 머리 모양은 참 특이하다. 1930년대에 그런 머리를 할 수 있는 감각이란 얼마나 현대적인가? 옛사람이란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그는 시쳇말로 외모와 문학을 새롭게 디자인한 모던 보이이자 우리말의 감각을 최대치로 보여 준 시인이다. 본명은 기행(夔行)으로 알려져 있지만 기연(基衍)으로도 불렸다. 필명은 백석(白石, 白奭)인데 주로 백석(白石)으로 활동했다.1918년(7세), 백석은 오산소학교에 입학했다. 동문들의 회고에 따르면 재학 시절 오산학교의 선배 시인인 김소월을 매우 선망했고, 문학과 불교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1929년 오산 고등보통학교(오산학교의 바뀐 이름)를 졸업하고 1930년 ≪조선일보≫의 작품 공모에 단편 소설 <그 모(母)와 아들>을 응모, 당선되어 소설가로서 문단에 데뷔한다. 이해 3월에 조선일보사 후원 장학생 선발에 뽑혀 일본 도쿄의 아오야마(靑山)학원 영어사범과에 입학해 영문학을 전공한다. 1934년 아오야마학원을 졸업한 뒤 귀국해 조선일보사에 입사하면서 본격적인 경성 생활을 시작한다. 출판부 일을 보면서 계열잡지인 ≪여성(女性)≫의 편집을 맡았고 ≪조선일보≫ 지면에 외국 문학 작품과 논문을 번역해서 싣기도 했다. 1935년 8월 30일 시 <정주성(定州城)>을 ≪조선일보≫에 발표하면서 시인으로서의 창작 활동을 시작하는 한편 잡지 ≪조광(朝光)≫ 편집부에서 일한다. 1936년 1월 20일 시집 ≪사슴≫을 선광인쇄주식회사에서 100부 한정판으로 발간한다. 1월29일 서울 태서관(太西館)에서 열린 출판기념회 발기인은 안석영, 함대훈, 홍기문, 김규택, 이원조, 이갑섭, 문동표, 김해균, 신현중, 허준, 김기림 등 11인이었다. 1936년 4월, 조선일보사를 사직하고 함경남도 함흥 영생고보의 영어 교사로 옮겨 간다. 1940년 1월 백석은 친구 허준과 정현웅에게 “만주라는 넓은 벌판에 가 시 백 편을 가지고 오리라”라는 다짐을 하고 만주로 향한다. 1940년도에 들어와 백석은 한국 현대시 최고의 명편을 발표하면서 시인으로서의 자리를 굳힌다. 시적 반경도 역사적·지리적·정신적으로 대단히 깊고 넓어지기 시작한다. 1945년 해방과 더불어 귀국해 신의주에서 잠시 거주하다 고향 정주로 돌아가 남의 집 과수원에서 일한다. 1946년 고당 조만식 선생의 요청으로 평양으로 나와 고당 선생의 통역 비서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1948년 김일성대학에서 영어와 러시아어를 강의했다고 전해진다. 그해 10월 ≪학풍≫ 창간호에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 방>을 발표한 것을 끝으로 남한 정부가 월북 문인 해금 조치를 취한 1988년까지 그의 모든 문학적 성과와 활동이 완전히 매몰되고 만다. 한국전쟁 직후 백석은 평양 동대원 구역에 거주하면서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 외국 문학 번역 창작실’에 소속되어 러시아 소설과 시 등의 번역과 창작에 몰두한다. 1962년 10월 북한의 문화계 전반에 내려진 복고주의에 대한 비판과 연관되어 일체의 창작 활동을 중단한다. 1996년 1월 7일 8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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