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엄마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아빠, 동생 용희와 어렵게 사는 명희는 늘 밝고 속이 꽉 찬 열 살 짜리 소녀다. 지방 어느 공사장에서 일하던 아빠마저 다치자, 집에는 명희와 동생 단둘만 남게 된다. 아빠 없는 명희의 하루는 고단하다. 보살핌을 받아야 할 나이에 어린 동생의 엄마가 되어 주어야 하기 때문에. 동생이 감기에 걸리자 명희도 결석을 한다. 그런 명희의 하루를 차분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따라가는 작품.
엄마를 잃었지만 명희는 아빠의 슬픔을 위로하고 동생을 돌볼 줄 아는 따뜻한 아이다. 하지만 학교에선 늘 불편하다. 어쩔 수 없이 자기는 '시영' 아이이기 때문이다. '시영'은 영세민 전용 시영 아파트를 줄여서 부르는 말. 또 '시영' 아이들 스스로도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
명희는 담임 선생님이 맘에 들지만, 준비물도 잘 못 챙겨오고, 지각과 결석이 잦은 시영 아이들이 선생님을 피곤하게 있다는 것과 자기가 선생님이 좋아하는 아이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의 선택으로 시영아이가 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현실에 명희는 가슴이 아프다. 그리고 날씨는 점점 추워만 간다.
가스도 끊기고 라면으로 끼니를 때워야 하는 현실을 살아가는 명희. 그러나 동생에게만큼은 미소를 잃지 않고 따뜻하게 마주한다. 이 어린 남매를 마음 속 깊이 걱정해주고 위로해주는 사람 또한 존재한다. 고단한 남매의 삶에 따뜻한 위로와 용기가 되어주는 사회복지사 한미선 씨의 이야기는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놀이터는 단지 입구 안쪽에 있다. 도로 바로 옆이어서 아파트로 누가 들어오는지 잘 살펴볼 수 있다. 용희는 기억을 못 하지만, 명희는 기억한다. 이 놀이터에서 엄마와 함께 아빠를 기다렸던 일들을 말이다. 그네에 앉아서 아파트 도로를 보고 있으면 어둠 저쪽에서 아빠가 가로등 불빛 밑으로 성큼성큼 걸어오곤 했다.명희네 단지 놀이터는 시설이 별로다. 그네 두 개, 시소 두 개, 정글짐 하나가 전부다. 명희와 용희는 그네에 나란히 앉았다. 엄마랑도 그네에 나란히 앉아 있었던 생각이 났다. 용희는 모래 장난을 하고.단지 입구로는 가끔 자동차가 들어오고 목을 잔뜩 웅크린 사람들이 걸어 들어왔다. 명희와 용희는 눈을 크게 뜨고 단지로 들어오는 사람들을 살폈다. 복지사 누나나 아빠는 둘 다 걸어올 거니까 자동차는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 본문 84~86쪽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배봉기
대학과 대학원에서 국문학을 공부했습니다. 소년중앙문학상과 계몽문학상 공모에 동화로 등단했습니다. 그동안 쓴 책으로 동화 《나는 나》 《실험가족》 《무지개 색 초콜릿》 《철조망과 농구공》 《손톱공룡》 《별빛아이》 《마법 주문을 외워라》 등과 동극집 《말대꾸하면 안 돼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청소년소설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사라지지 않는 노래》 《안녕 라자드》와 청소년희곡집 《UFO를 타다》가 있습니다. 현재 광주대학교문예창작과 교수로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목차
작가의 말
명희의 오전
박윤경 선생님
명희의 오후
반장 김석민
명희의 저녁
사회 복지사 한미선 씨
명희의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