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문영숙 작가의 체험이 바탕이 된 동화. 그러기에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와 그 가족의 모습이 더욱 생생하고 절실하게 다가온다. 작가는 6년 동안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의 뒷바라지를 하면서 힘겨웠던 시간들을 보냈고, 가슴으로 울면서 그 이야기를 글로 두 번 썼다. 처음에 성인을 위한 논픽션으로 썼던 것을 이번에 아이들을 위한 동화로 다시 쓴 것.
노인성 치매를 앓는 할아버지와 그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찬우는 할아버지가 치매에 걸려 밤마다 징을 쳐 대자 할아버지가 왜 그러는지, 엄마가 얼마나 고생하는지 보다는 친구인 지영이가 알게 될까 봐 더 걱정한다. 결국 엄마가 가출하고, 아빠와 함께 하루 종일 할아버지를 돌보게 되면서 그 동안 엄마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깨닫는다.
또한 할아버지의 고향 고두실을 다녀오면서 할아버지가 왜 그토록 징에 집착하는지도 알게 된다. 그렇다고 찬우가 엄마와 할아버지를 다 이해한 것은 아니다. 찬우는 엉뚱한 행동을 하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할아버지를 보면서 미움과 연민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급기야 자기 똥인 줄도 모르고 주물럭거리는 바보 같은 할아버지가 얼른 돌아가셨으면 하고 바라기도 한다.
결국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찬우는 할아버지를 진정으로 이해하게 된다. 그것은 할아버지가 당신의 모든 것을 잊어버리면서도 끝까지 징 소리만은 잊어버리지 않았듯이 찬우가 할아버지와 함께했던 즐거운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것은 아기가 된 할아버지가 미래의 엄마 아빠의 모습이고, 또 먼 훗날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치매는 먼 훗날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바로 곁에서 벌어질 수 있고, 그로 인해 상처 받을 수 있다는 것. 자신도 언젠가는 어른이 되고, 더 나아가 노인이 되고, 치매에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그리고 치매로 인해 고통 받을 때 가족은 더 큰 사랑으로 서로 따뜻하게 보듬어 줄 수 있는 힘의 원천이라는 것 또한 느끼게 하는 이야기.'바보 같은 할아버지. 자기 똥인 줄도 모르고 주물럭거리기나 하고. 얼른 돌아가시기나 하지.'마음 속으로 혼자 생각했지만 혹시 이런 내 마음을 누가 들여다볼까봐 편치 않았다. 엄마 마음은 어떨까? 저렇게 힘들게 할아버지를 간호하면서 엄마는 할아버지가 오래 사시길 바랄까? 아냐. 엄마도 나처럼 때때로 할아버지가 빨리 돌아가셨으면 하고 생각할 거야. 내 똥도 만지기 싫은데, 엄마도 할아버지의 똥을 만지는 게 지겨울 것이다. 나중에 내가 어른이 되었을 대, 만약 엄마나 아빠가 똥을 싸 놓으면 지금의 엄마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닦을 수 있을까? - 본문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문영숙
1953년 충남 서산 출생. 2004년 제2회 '푸른문학상'과 2005년 제6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2012년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금을 받았다. 잊지 말아야 할 우리 민족의 역사를 어린 독자들에게 알리는 소설을 주로 쓰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청소년 역사소설 《에네껜 아이들》, 《까레이스키, 끝없는 방랑》, 《독립운동가 최재형》, 《글뤽 아우프: 독일로 간 광부》, 장편동화 《무덤 속의 그림》, 《검은 바다》, 《궁녀 학이》, 《색동저고리》, 《아기가 된 할아버지》, 《개성빵》, 《벽란도의 비밀청자》 등이 있다. 장편소설 《꽃제비 영대》는 영어와 독일어로도 출간되었다.
목차
징소리
엄마의 가출
고두실을 찾아서
증조할아버지의 혼
엉뚱한 사고
마지막 굿판
아기가 된 할아버지
하늘의 소리
지은이의 말
책 읽는 가족 여러분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