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정말 대단한 사람이네. 발가락으로 시를 쓰다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정말로 대단해." 재호는 '발가락'이란 말에 귀를 쫑긋 세웠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텔레비전을 보았다. 아, 텔레비전에는 발가락 시인과 함께 엄마의 모습이 나오고 있었다. 재호는 너무 놀란 나머지 라면을 씹지도 않고 꿀꺽 삼켜 버렸다.
재호의 새아빠는 온 몸이 뒤틀리고, 손도 제대로 쓸 수 없는 장애인이지만 가슴 속에는 그 누구보다 맑고 풍부한 시상들이 가득하다. 그리고 그 시상을 불편한 손 대신 발가락으로 써내는 '발가락 시인'이다. 그러나 아무리 멋진 시를 쓰는 시인이라 해도, 아이에게는 그저 몸이 불편하고 친구들에게 아빠라 소개하면 부끄러울 장애인일 뿐이다.
아이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린 작품은 발가락 시인이 장애를 극복해가는 과정 대신, 새아빠가 된 발가락 시인을 보고 아이가 느끼는 혼란, 그리고 이해에 이르기까지 거치는 고민과 갈등 위주로 진행된다. 재호와 재호의 새아빠가 된 발가락 시인이 교감하는 과정이 감동적으로 그려진 이야기.'뭐 해? 궁금하면 어서 초대장을 열어 봐. 엄마랑 아저씨가 하루 종일 고생해서 열심히 만든 거라잖아. 예쁜 그림도 있고 멋진 글도 적혀 있단 말이야. 아마 초대장을 받는 애들은 정말 좋아할 거야.''무슨 소리야? 초대장을 보는 순간, 너는 저 괴상하게 생긴 아저씨를 아빠로 인정하는 거야. 저런 사람이 네 아빠였으면 좋겠어? 창피하지도 않니? 그리고 엄마는 너보다 아저씨를 더 챙기고 있잖아? 절대로 열어 보지 마. 그럼 넌 지는 거야.'재호는 입술에 침을 바르고, 턱 밑을 손가락으로 비비며 눈을 감았다. 그러다 마음의 결정을 한 듯 눈을 뜨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초대장은 열어보지 뭐. 그렇다고 저 아저씨를 아빠로 인정한다는 건 아니야! 단지 궁금해서 보는 것뿐이야.' - 본문 49쪽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김현태
전주에서 태어나 대학교에서 법을 공부했지만 글쓰기가 좋아서 작가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어린이들에게 꿈과 용기를 주고 싶어 글을 씁니다. 1997년 ‘소년문학’에서 신인문학상을 받았고, 200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서 ‘행복한 선인장’이 당선되었습니다. 지은 책으로 《엄마가 사랑하는 책벌레》, 《어린이를 위한 시크릿》, 《덕혜옹주》, 《가짜 독서왕》, 《북극곰에게 냉장고를 보내야겠어》 등이 있습니다.
목차
으악, 저 사람이 아빠라니!
밥 먹기 싫어!
아저씨는 도둑이야!
생일 초대장
생일 파티 날
사라진 재호와 한 통의 전화
텔레비전에 발가락 시인이 나왔어!
천천히 아빠라고 부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