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반달곰이 주먹만 한 곰(주먹곰)으로 변하게 된 가슴 아픈 사연
6?25 전쟁이 일어나 남과 북이 서로에게 총을 쏘며 싸우고 있을 때, 반달곰은 덩치가 커서 인간들의 포위망을 빠져나가지 못하는 자신의 큰 몸을 저주했습니다. 뱃속에 새끼를 갖고 있던 할머니의 어머니 곰은 먹이를 찾아 돌아다니다 인간들이 쏜 총에 맞고 쓰러졌습니다. 다행히 죽지 않은 할머니의 어머니 곰은 일찍 나온 핏덩어리 새끼들을 입에 물고 바위 틈에 숨어 지냈습니다. 그렇게 살아남은 새끼 곰들은 ‘옛이야기에도 없는 변한 곰’(본문 129쪽)이 되었습니다. 인간들의 전쟁이 끝났지만, 주먹곰들은 작게 변해 버린 몸 때문에 수많은 동물들의 위협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쳐야 했습니다. 주먹곰들의 바람은 딱 한 가지! 예전의 반달곰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출판사 리뷰
■ ‘자연의 친구’는 어떤 회사인가
강수의 삼촌 김명석은 애완동물을 파는 회사 ‘자연의 친구’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사업 기획안을 발표하게 된 명석은 곰 통역기를 만들어 어린이들이 곰과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연의 친구’가 전국 동물원의 곰 우리를 새로 설계해서 곰들이 가장 좋은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행복한 곰 만들기’ 계획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를 흥미롭게 여긴 사장은 명석을 자기 방으로 불러들여 명석이 군복무시절에 도토리골에서 우연히 보게 된 주먹곰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사장은 주먹곰의 존재를 확인해 보자며 명석을 앞세워 미국 본사에서 파견된 ‘보물찾기 팀’을 도토리골로 보냅니다. 보물찾기 팀의 목표 단 하나. 주먹곰을 산 채로 잡아오는 것입니다. 주먹곰의 유전자를 조작해 대량 복제 생산해 팔면 막대한 이윤을 남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애완동물 판매 회사인 자연의 친구는 돈벌이를 위해서라면 자연 생물체를 잡아다 유전자를 조작해 인간의 노리갯감으로 만들어 판매할 뿐만 아니라 깡패를 동원해 폭력을 휘두르고 협박을 가해 사유지인 꼭지산을 강제로 빼앗으려고도 합니다.
도토리골에 도착한 보물찾기 팀은 주먹곰을 잡으려고 최첨단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도구들을 이용합니다. 몸속에 전파 발신기를 넣은 흰쥐 수천 마리를 숲 속에 풀어놓고, 흰쥐가 동물들에게 잡아먹히면서 내보내는 전파를 탐지해 촬영 및 전송하도록 훈련된 특수 올빼미를 동원합니다. 비행기를 이용해 센서 지뢰를 뿌리려고도 하고, 자연산 곰 수십 마리에서 추출한 신경 성분을 농축한 곰 동화제로 사람이 곰과 대화를 나눌 수 있게도 합니다.
애완동물을 친구로 생각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원하는 생김새의 애완동물을 판매하는 회사 자연의 친구는 사람들에게 좋은 기업으로 인식되지만, 그 이면에는 최첨단 기술력을 이용해 자연을 파괴하고 돈벌이를 위해 협박과 폭력을 일삼는 이중성을 갖고 있습니다.
■ 주먹곰을 놓고 벌이는 세 사람의 다툼
옛이야기에도 나오지 않는 주먹곰의 존재를 알게 된 자연의 친구 ‘보물찾기 팀’의 임 팀장, 자연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겠다는 구실로 도토리골로 주먹곰을 촬영하러 온 대한방송 오 피디, 그리고 주먹곰을 오소리 부대의 영원한 상징물로 남기고 싶어하는 정 상사. 이들은 모두 주먹곰을 이용해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는 사람들입니다. 주먹곰을 먼저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신경전과 벙커 안에서 주먹곰을 놓고 벌이는 대립과 싸움은 지금도 인간이 자연을 어떻게 바라보고 파괴하려 하는가를 고스란히 보여 주고 있습니다.
■ 주먹곰과 친구가 된 강수, 우림이
삼촌 명석을 따라 강원도 도토리골로 간 강수와 우림이는 명석에게서 주먹곰의 실체를 듣게 됩니다. 그리고 어른들이 자기들을 빛내기 위해 주먹곰을 이용하려 한다는 걸 알고, 아직 덜 완성된 ‘곰 통역기’를 이용해 주먹곰과 만납니다. 자연의 친구에서 만든 곰 동화제를 먹고 주먹곰과 이야기를 나누며 왜 반달곰이 주먹만 하게 변했는지 알게 됩니다. 주먹곰과 친구가 된 강수와 우림이는 어른들의 손아귀에서 주먹곰을 구출해 내기 위해 주먹곰을 가방에 넣고 험난한 모험을 겪게 됩니다. 이런 강수에게 자연의 친구는 주먹곰을 자기들에 넘겨주면 어렸을 때 교통사고를 당해 말을 못하게 된 강수를 미국 최고의 의료진에게 보내 수술을 시켜 주겠다고 꼬드기지만, 강수는 유혹을 뿌리치며 말합니다.
“(주먹곰)들은 우리를 친구라고 생각하고 찾아왔어. 나도 주먹곰을 친구라고 생각해. 넌 날 팔 수 있어? 친구는 파는 게 아냐.”(본문 144쪽)
주먹곰이 상처받은 자연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강수는 상처받은 자연을 보듬어 주고 치료해 주는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 원시 자연의 회복을 위한 첫 단추, 꼭지산을 영구 자연림으로 만들자
강수와 우림이는 명석 삼촌과 함께 도토리골에서 주먹곰을 데리고 탈출합니다. 그리고 주먹곰을 안전하게 지내도록 꼭지산으로 데리고 갑니다. 하지만 자연의 친구의 음모로 꼭지산이 국가에 강제로 수용될 거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주먹곰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곳을 찾을 때까지 꼭지산에 주먹곰을 맡기고 집으로 돌아온 명석은 자연의 친구에서 보낸 검은 양복 차림의 사람들에게 붙잡혀 갑니다. 하지만 우림이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해 이들을 모두 연행해 갑니다. 경찰서에서 명석은 자연의 친구 사장으로부터 강수의 목 수술과 출세를 제안하지만, 명석은 이를 뿌리칩니다. 그리고 대한방송 오 피디의 도움을 받아 주먹곰을 방송에 내보냅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야만 자연의 친구 협박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먹곰 이야기가 텔레비전에 방영되자, 사람들은 주먹곰에 커다란 관심을 갖게 됩니다.
한 발 더 나아가서 명석과 오 피디는 꼭지산을 영구 자연림으로 만들고 주먹곰이 그곳에서 본래 모습의 반달곰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주먹곰 지키기, 꼭지산 지키기 운동’을 펼칩니다. 그 결과 정부는 꼭지산을 영구 자연림으로 공식 선포합니다.
도시 한복판에서 외딴섬이 된 꼭지산. 생태계가 건강하게 형성되기에는 너무도 좁은 공간입니다. 하지만 사람의 출입이 영구히 제한된 꼭지산은 원시 자연 회복의 첫 단추이자, ‘사람들이 파괴시킨 자연에 대해 할 수 있는 가장 정중한 사과’(본문 178쪽)인 것입니다. 그곳에 주먹곰이 들어가 산 지 3년 5개월이 지나자 아기 곰들이 태어났습니다. 이 아기곰들이 그들의 부모처럼 주먹만 한 크기로 살게 될지, 아니면 본래의 반달곰 크기로 자라게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꼭지산을 시작으로 더 많은 곳에서 ‘주먹곰뿐 아니라 멸종해 가는 동물들, 식물들이 사람의 방해를 받지 않고 제 힘껏 살아갈 수 있는 곳, 드디어 그런 땅을 만들’(본문 188쪽)며 끈질긴 생명력으로 원시 자연을 회복해 나갈 것입니다.
작가 소개
저자 : 김남중
1972년 익산에서 태어나, 원광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제9회 MBC창작동화상을 수상했으며, 《덤벼라, 곰!》으로 제5회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또한 2004년에 《기찻길 옆 동네》로 제8회 창비 ‘좋은 어린이 책’ 창작부문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그 외에 지금까지 지은 책으로 《자존심》, 《들소의 꿈》, 《붕어낚시 삼총사》 들이 있습니다.
그림 : 김중석
김천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서양화를 공부했습니다. 《아빠가 보고 싶어》로 제5회 보림창작그림책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지금까지 《다름이의 남다른 여행》, 《최현호는 왜 집으로 돌아왔을까》, 《찐찐군과 두빵두》, 《웨이싸이드 학교 별난 아이들》, 《내 친구는 천사병동에 있다》 들에 그림을 그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