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일본의 한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보듯 섬세하고 담백한 문체로 작품에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더한다. 시골에서 나고 자란 작가의 성장 배경과 경험들, 그리고 작가 특유의 감수성이 발휘되어 있다. 이러한 작가의 표현 기법은 작중 인물의 마음결을 들여다보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되기도 한다.
화려한 미사여구 없이 짧게 끊어지는 담담한 어투 역시 이 작품이 가지는 빼어난 매력 중 하나인데, 독자들이 자연스레 글과 호흡하며 작품 속으로 젖어들게 한다. 그의 세 번째 작품으로 십대 초반 소년들의 감수성을 탁월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출간 이듬해인 1999년에는 학교 입시 문제로도 출제되어 큰 이목을 끌었다. 지금까지도 많은 독자들에게 꾸준하게 읽히는 아베 나쯔마루의 대표작이다.
출판사 리뷰
소년기 아이들의 아프지만 아름다운 성장과 상실의 이야기
<보이지 않는 적>은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든 십대 초반 소년들이 어른들의 세계로 한 발짝 나아가는 과정을 담은 소년소설이자 성장 문학이다.
작품은 켄지와 그 친구들이 고기잡이, 비밀 기지 만들기 같은 또래 아이들만의 놀이 세계에 흠뻑 빠진 모습을 흥미진진하게 그리고 있다. 어린 시절 강가 마을에서 자란 작가의 경험이 고스란히 투영되어 더한층 사실적이고 현실감 있다.
그런데 작품 속을 깊이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또래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겪을 법한 고민이나 갈등을 곡진하게 담아내고 있다. ‘미사또에 사는 전학생하고는 놀지 않는다’는 규칙 때문에 따돌림의 대상이 되는 가쯔미나, 모두가 고대하던 물고기를 놓쳐버렸다고 늘 함께하던 무리에 낄 수 없게 된 켄지의 모습에서 집단 따돌림이나 집단 괴롭힘 속에 드러나는 폭력성을 여실히 목격하게 된다. 또한 무리의 짱으로 절대적인 카리스마를 지닌 아끼라, 폭력이 싫다면서도 은연 중에 자기보다 약한 아이에게 힘을 행사하는 켄지, 학교짱 아끼라와 대립각을 세우지만 한편으로는 아끼라의 마음을 공감하는 가쯔미 등을 통해 남자아이들 사이의 묘한 힘겨루기와 경쟁의식을 읽을 수 있다. 작가는 사내아이들 세계의 역학 관계를 예리하게 포착하여 다양한 에피쏘드 속에 담아낸다. 이러한 힘의 논리는 참억새 들판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또래 집단을 넘어 어른들의 세계로까지 확장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아이들이 겪게 되는 상실감을 은근하고 깊이 있게 그려 작품의 무게감을 더한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보이지 않는 적’이란 소년기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겪어내야만 하는, 일종의 성장통이 아닐는지.
“보이지 않는 적?”
“응. 상상의 세계에 있는 적 말야. 난 보이지 않는 적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
켄지는 가쯔미의 뒷모습을 보면서 생각했다.
‘참 재미있는 아이야.’
그리고 마음속으로 가쯔미의 말을 몇 번이고 되뇌었다.
‘보이지 않는 적은 분명히 있다…… 보이지 않는 적은 분명히 있다……’
-본문 197쪽에서
작가 소개
저자 : 아베 나쯔마루
1960년 일본 아이치 현에서 태어났다. 나고야 예술대학을 졸업하고 유치원 미술 강사와 서점 점장 등 여러 직업을 거쳐 작가가 되었다. 첫 작품집 『울지 않는 물고기들泣けない魚たち』로 제11회 쯔보타 조지 상과 제6회 무토 하토주 아동문학상을 받았다. 『올챙이의 운동회オタマジャクシのうんどうかい』로 제14회 히로스케 동화상을 받았으며, 『달려라, 바람처럼』은 NHK TV 드라마로 방영되었다. 연못, 강, 숲, 물고기 등 자연과 뛰노는 아이들을 그리는 작가로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 소개된 작품으로는 『보이지 않는 적』, 『달려라, 바람처럼』, 『아빠처럼 되고 싶지 않아』 등이 있다.
목차
1. 첫 사슴
2. 효오딴 연못의 결투
3. 새끼 남생이
4. 수정산
5. 동남참게
6. 비밀 기지
7. 양수장
8. 독풀
9. 마음의 자리
10. 불타는 풀
옮긴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