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아프리카 탐험을 통해 과학 개념을 배우는 특별한 여행기. 12년간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과학을 가르치고 방학 때마다 전세계 각국을 여행해온 현직 교사가 아프리카를 한 달 동안 여행하며 그 안에서 발견한 '과학'과 '아프리카 여행'의 짜릿한 만남을 풀어놓았다.
킬리만자로 정상에서는 적도에서도 만년설을 볼 수 있는 이유, 빅토리아 폭포에서는 지구 중심으로 번지점프 하는 법, 남아프리카 공화국 테이블마운틴으로 오르는 케이블웨이의 원리 등 아프리카 자연과 생태에 얽힌 과학 지식을 재미있게 담았다.
다양한 경험을 한 저자의 좌충우돌 여행담과 함께 아프리카에 대한 '편견'을 벗겨내려는 저자의 노력이 돋보인다.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받는 불행한 나라'라는 시선은 이 거대한 대륙의 다양성을 직접 확인하지 않은 데서 비롯한 오해라고 충고하고, 아프리카의 자연환경에 대해서 좀더 세밀한 관심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출판사 리뷰
과학 교실, 아프리카로 떠나다
동행이 있는 여행은 같은 공간에 서있어도 저마다 다른 프레임으로 바라볼 수 있어 매력적이다. 대상을 보는 ‘겹눈’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까닭에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다투기 쉽다. 발길 닿은 곳은 같을지라도 목적이 다르니 의견 차이가 생긴다. 그렇다면 아프리카 여행에서 이런 동반자는 어떨까?
킬리만자로 정상에서는 적도에서도 만년설을 볼 수 있는 이유를, 잠베지강에서는 관성의 법칙과 베르누이Bernoulli의 정리를 이용한 짜릿한 래프팅 비법을 알려준다. 빅토리아 폭포에서는 지구 중심으로 번지점프 하는 법을, 남회귀선이 지나는 나미비아 사막에서는 지구 자전을 이용한 비행법을 가르쳐준다. ‘남극 신사’ 펭귄이 아프리카 남단까지 흘러들어온 까닭이며, 남아프리카 공화국 테이블마운틴으로 오르는 케이블웨이의 원리까지…… 아프리카 곳곳에서 흥미진진한 ‘사파리 사이언스’를 펼쳐 보인다면?
이러한 모험을 함께해줄 주인공은 학교 현장에서 12년 동안 과학을 가르쳐온 조수영 교사다. 과학의 눈으로 보면 세상은 ‘호기심 천국’이라 말하는 그녀는 틈만 나면 배낭을 들고 전 세계를 누빈 베테랑 여행자다. 5개월 동안 준비해 여름과 겨울마다 훌쩍 비행기에 오른 지 십 년이 넘는다. 《사파리 사이언스》에서 저자는 ‘과학’과 ‘아프리카 여행’의 짜릿한 만남을 풀어놓는다. 아프리카의 자연과 생태에 유달리 관심이 많았던 터라, 대륙을 더듬는 촉수 또한 남다르다.
기린의 목은 왜 길어졌을까?
탄자니아는 킬리만자로, 마냐라 호수, 세렝게티 초원, 응고롱고로 분화구 등 뛰어난 자연환경을 지닌 나라다. ‘신이 만든 동물원’이라 칭송받는 대자연에서 만난 야생동물들은 텔레비전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감동을 선사한다. 적의 공격이 두려워 하루 서너 시간만 선잠을 자는, ‘목이 길어 슬픈’ 기린은 과학적으로도 흥미로운 동물이다. 기린의 심장은 강한 압력으로 3미터 높이 머리까지 혈액을 밀어올리기 때문에, 사람으로 치자면 ‘고혈압’이다. 그러다 보니 물을 마시기 위해 고개를 숙이면 엄청난 혈압차로 기절할 듯하지만, 다행히 기린은 ‘물 마시는 비법’을 터득했다. 앞다리를 옆으로 넓게 벌려 심장과 머리의 높이 차이를 줄인다.
기린의 긴 목을 이야기할 때는 라마르크Jean-Baptiste Lamarck의 ‘용불용설用不用說’과 다윈Charles Darwin의 자연선택설이 함께 거론된다. 하지만 두 이론 모두 기린의 목이 길어진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후천적 변이는 유전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다 저자는 라마르크와 다윈이 기린을 중요한 예로 다룬 적이 없다고 지적한다. 이런 오해가 생긴 이유는 미국의 고생물학자 오즈번Henry F. Osborn이 《생명의 기원과 진화》에서 기린을 예로 다루었기 때문이다. 기린은 겨우 한 종種밖에 존재하지 않는 데다, 화석의 양도 너무 적어서 진화 과정을 설명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니모’ 아빠가 암컷인 이유
한때 인도양 최고의 무역항이었던 잔지바르섬에는 스쿠버다이빙을 즐기려는 세계의 젊은이들이 모여든다. 바다로 뛰어들자 말미잘 속에서 유유히 노니는 클라운피쉬를 만난다. <니모를 찾아서>라는 애니메이션으로 일약 스타가 된 물고기다. 엄격한 모계사회를 이루는 클라운피쉬는 상황에 따라 성性이 변하는 점이 특징이다. 가장 덩치가 큰 개체가 암컷, 그 다음으로 큰 개체가 수컷, 나머지는 무성無性의 상태에서 생활한다. 과학적인 관점에서 줄거리를 다시 보면, 엄마가 죽은 뒤에는 니모 아빠가 암컷, 니모가 수컷이 되어 부부가 되어야 한다.
탄자니아를 출발해 잠비아까지는 타자라Tazara 열차(탄자니아와 잠비아를 잇는 철도로, 총 1,860킬로미터에 걸쳐있음)를 탄다. 아프리카 대륙을 횡단하는 타자라 열차는 국립공원을 통과하기 때문에 ‘기차 사파리’를 즐길 수 있다. 그런데 많은 교통수단 가운데 왜 열차에만 ‘안전벨트’가 없을까? 그 해답은 ‘관성력’과 ‘가속도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알고 즐기면 더 신난다-번지점프와 래프팅
잠비아와 짐바브웨는 이구아수 폭포, 나이아가라 폭포와 함께 세계 3대 폭포로 꼽히는 ‘빅토리아 폭포’로 유명하다. 너비가 1,700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규모 때문에 원주민 사이에서는 ‘천둥 치는 연기’라 불리며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다. 빅토리아 다리에서는 111미터 계곡 아래로 아찔한 번지점프를 즐기려는 모험가들이 줄을 길게 서있다. 그런데 만약 지구 반대편까지 구멍이 뚫려있다면 더 짜릿한 번지점프가 가능할까?
이를 위해서는 우선 4,000도에 이르는 지구 내부 온도와, 400만 기압을 견딜 수 있는 12,800킬로미터의 긴 번지점프 줄이 필요하다. 모든 장치가 준비되어 뛰어내리면 초속 11.2킬로미터로 떨어지다 지구 반대편에서 잠시 멈춘 뒤 다시 똑같은 속도로 출발점으로 되돌아온다. 중력 때문에 목적지에도 출발지에도 정지하지 못한 채, 일정한 주기로 왕복운동을 할 수밖에 없다. 영원히 끝나지 않는 ‘무시무시한 번지점프’가 되는 셈이다.
잠베지강에서 즐기는 래프팅은 과학적 개념을 충분히 활용했을 때 더 짜릿해진다. 래프팅을 하다가 오른쪽에 바위가 나타났다면, 어느 쪽 사람들이 노를 세게 저어야 할까? 답은 오른쪽이다. 래프팅에서는 작용·반작용의 원리를 이용해 노를 젓는다. 노가 물을 뒤로 밀어내면〔작용〕, 물은 배를 앞으로 밀어낸다〔반작용〕. 그러므로 오른쪽으로 노를 저어야 물이 배를 왼쪽으로 밀어낸다.
당신만의 아프리카는 잊어요
《사파리 사이언스》는 아프리카 탐험을 통해 과학적 개념을 배우는 아주 특별한 여행기다. 그뿐 아니라 아프리카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을 벗겨내려는 저자의 노력도 돋보인다.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받는 불행한 나라’라는 시선은 이 거대한 대륙의 다양성을 직접 확인하지 않은 데서 비롯한 오해라고 저자는 충고한다. 아프리카의 자연환경에 대해서도 좀 더 세밀한 관심이 필요하다. 최소한의 정보만 확인해보았더라도 한국의 아들 고릴라가 세렝게티의 엄마 고릴라에게 전화를 거는 광고는 만들어지지 않았으리라는 따끔한 지적이다. 고릴라는 세렝게티 같은 사바나 환경에서는 살지 않는다.
‘몰리’의 아프리카 여행은 말 그대로 ‘좌충우돌’이다. 여행사를 거치지 않고 떠난 까닭에 숙소를 못 구해 난처해하고 환전상에게 사기도 당한다. 하지만 그렇듯 ‘살짝 위험한’ 순간일수록 저자의 하쿠나 마타타(‘괜찮다’라는 뜻의 스와힐리어) 정신은 어김없이 발휘된다.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는 짜릿한 여행이 계속될 수 있는 비결이다. 이만하면 아프리카 여행을 함께할 수 있는 가장 근사한 동반자가 아닐까?
지구에서 가장 더운 적도 부근의 킬리만자로 정상이 언제나 눈이 덮여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는 대류권의 기온 분포로 풀어볼 수 있다. 대류권에서는 고도가 높아질수록 기온이 점점 낮아지는데, 지역과 기압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하늘로 1킬로미터씩 올라갈 때마다 기온은 약 6.5도씩 낮아진다.
약 10킬로미터 상공을 날아가는 비행기의 외부 온도가 대략 영하 40도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산 아래 온도가 30도라고 해도 고도가 약 6,000미터에 달하는 킬리만자로 정상의 기온은 영하 10도에 가깝다. 게다가 정상에는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비가 아니라 눈으로 쌓인다.
만년설이라 불리지만 만 년 전에 내린 묵은 눈이 아니다. 아래쪽 눈은 지열에 의해 천천히 녹고, 위쪽에는 새로운 눈이 계속 쌓인다. 사라진 양만큼 하늘에서 다시 눈이 내리기 때문에 변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본문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조수영
부산대학교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뒤 12년 동안 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쳤으며, 현재는 서일중학교 교사로 있다. 우등생과 반항아 사이를 오가며 학창 시적을 보낸 덕분에, 아이들 마음을 귀신같이 알아내는 독심술을 자부하지만, 오늘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학생들과 흥미진진한 줄다리기 중이다.가끔 본업인지 부업이 헷갈릴 정도로 여행을 좋아해, 지난 십 년동안 여름과 겨울을 이용해 스무번의 배낭 여행을 떠났다.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을 시작으로 지중해, 중동, 실크로드, 아프리카 등지를 누볐으며, '남극'을 비롯해 전 세계를 일주하는 것이 꿈이다. '과학'과 '여행'이 만난 좌충우돌 여행기를 '몰리'라는 아이디로 인터넷에 연재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과학의 눈으로 보면 세상은 '호기심 첨국'이라 말하는 그녀의 짜릿한 과학의 재미를 전해주기 위해, 세계 지도를 들여다보며 또 다른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다.
목차
사파리 사이언스 지도
여행을 시작하며
01 표범을 타고 아프리카 초원으로
왜 케냐 선수들은 잘 달릴까? 케냐 나이로비
눈 덮인 킬리만자로, 그러나 표범은 없다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기린은 고혈압 환자일까? 마냐랴 호수 국립공원
잠자는 사자 깨워서 사진 찍기 세렝게티 국립공원
아담과 이브의 발자국을 보다 올두바이 협곡
신이 만든 동물원을 찾다 응고롱고로 분화구
몸짱 부인 22명과 사는 남편 마사이 마을
02 사파리 특급열차를 타다
아랍의 미로 속에서 길을 잃다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
쿤타킨테도 이곳에 있었을까? 잔지바르 대성당
니모 아빠는 여자래요 잔지바르섬 다이빙 포인트
기차에는 왜 안전벨트가 없을까? 탄자니아에서 잠비아로
03 지구 중심으로 번지점프 하다
햇볕에 까맣게 타면 흑인이 된다고? 잠비아 루사카
사자야, 무섭게 생겨서 고마워! 잠비아 빅토리아 폭포
세상의 중심으로 뛰어들기 짐바브웨 빅토리아 폭포
근육맨! 도대체 어디다 힘쓰는 거야? 잠베지강 협곡
하마야 똥 좀 그만 뿌려! 잠베지강
04 사막별에서 만난 친구들
슬픈 기억을 떨치고, 날아라! 짐바브웨 버드 대짐바브웨
다이아몬드의 화려함 뒤에 숨은 아픈 역사 짐바브웨 불라와요
테이블 마운틴의‘악마의 봉우리’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이프타운
아프리카에 펭귄이 산다고? 케이프 반도
사막에서 홍수를 만난다면! 나미비아
사막의 폭주족, 모래바람을 일으키다 스바코프문트
당신만의 아프리카는 잊어요 대한민국 서울
아프리카 여행 십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