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미니 토끼 미토를 키우던 솔이는 동물원에서 구렁이의 먹잇감이 될 뻔한 점박이 토끼를 데려와 함께 기른다. 먼저 집에 들어와 가족과 솔이의 사랑을 듬뿍 받던 미토는 새로운 토끼가 점토가 들어오자 속상한 나머지 그전까지 부리지 않던 말썽을 피우며 솔이와 엄마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여기저기 함부로 똥오줌을 싸고, 가구와 전선을 갉아 놓는 토끼를 보다못한 엄마는 토끼장에 미토와 점토를 가두어둔다. 이후 가족들은 집에서 키우는 애완동물이 사람들을 위한 장난감이 아니라, 자기 마음대로 살 수 있는 자유를 가진 생물임을 깨닫게 된다.
토끼들이 말썽을 부리면서 식구들은 각자의 위치에 따라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집안일을 맡은 엄마는 토끼 저지레를 치우면서 짜증이 늘어나고, 게임을 좋아하는 오빠는 전선을 갉는 토끼가 밉다. 그저 토끼가 귀여운 솔이는 오빠와 엄마 눈치보기에 바쁘고, 아빠는 식구들 틈에 끼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평범한 가정에서 애완동물을 둘러싸고 벌어졌음직한 에피소드들이 이어지는 동화. 책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사건은 작가와 작가의 딸이 미니 토끼를 키우며 경험한 일들이라고 한다. 애완 동물을 통해, 인간과 동물의 관계, 생명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출판사 리뷰
애완동물 키우기의 괴로움, 이것이 현실이다
동물원에 놀러 갔던 한 가족이 구렁이 먹이가 될 운명에 처한 토끼 한 마리를 구출해 낸다. 시중에서 만오천 원이나 하는 미니토끼를 거저 얻다니, 하는 사행심과 이리 불쌍한 것을 징그러운 구렁이에게 내 줄 수야 없지, 하는 측은지심이 적절히 어울려 벌어진 사건이었다. 그런데 구출해 낸 토끼가 애꾸눈이다. 장애가 있는 토끼를 애완용으로 키우기란 어째 탐탁지 않아, 이제 토끼는 애물단지가 된다.
이 007작전을 방불케 하는 ‘토끼 구출 작전’은 실제로 동화작가 이금이 씨가 경험한 일이다. ‘토끼 구출 작전’에서 당당히 한 몫을 한 작가는 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특급 작전이 동화 소재로 적격이라는 것을 깨닫고 애완용 토끼를 중심으로 동화 한 편을 구상했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바로 『미토는 똥도 예뻐』이다. 대부분의 에피소드와 대화들은 작가와 작가의 딸이 경험한 그대로이며 따라서 이 작품은 더할 나위 없이 생생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동물은 먹고 마시고 싸고 뛰어다닌다
애완동물을 움직이는 장난감 정도로 생각했던 작가는 직접 토끼를 길러 보고 나서야 비로소 애완동물도 살아 있는 생명체라는 것을 깨닫는다. 복슬복슬하고 보드라운 털, 끊임없이 오물거리는 입, 쉴새없이 쫑긋거리는 귀, 깡충 뛸 때의 앙증맞은 몸짓 등에 반해 내 힘으로 돌보아야 하는, 내 소유의 동물을 하나 갖는다고 생각한다면 당연히 애완동물이 귀찮아질 수밖에 없다. 동물은 먹고 마시고 싸고 뛰어다닌다. 더욱이 개는 짖어야 하고, 고양이는 손톱을 갈아야 하고, 토끼는 이빨을 갉아야 한다. 그 동물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내 뜻대로 움직이려고 할 때, 애완동물을 기른다는 것은 거의 고역에 가까워진다.
『미토는 똥도 예뻐』에서는 애완동물을 기르는 과정에서 생겨날 수 있는 수많은 어려움을 있는 그대로 보여 준다. 애완동물이 사람처럼 생각이 깊어 주인과 끈끈한 교감을 이룬다거나 애완동물에 대한 그릇된 사랑을 비판하는 동화들은 많지만, 사실 ‘애완동물 키우기’를 전면에 부각시킨다면 당연히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외면해 왔던 것이다. 그리고 점토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에서는 장애를 가진 애완동물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의식도 느껴진다. 많은 아이들이 애완동물을 키우고 있는 요즘 같은 세상에 『미토는 똥도 예뻐』가 던져 주는 이야깃거리는 좀더 많아진다.
"아니, 이놈의 토끼가 소파에다 똥을 싸 놓으면 어떻게 해? 너 이리 못 와!"
엄마의 고함에 솔이가 밖으로 튀어나갔습니다.
엄마가 빗자루를 거꾸로 쥐고 미토를 때리려 하고 있었습니다.
"미토야, 이리 와!"
솔이가 외치자 소파 위에서 재빠르게 도망쳐 온 미토가 솔이 품에 안겼습니다.
"미토는 아직 아기잖아. 아기는 원래 그런 거라고 엄마가 말했잖아."
솔이가 미토를 안고 불만스러운 얼굴로 말했습니다.
이모네 아기 은별이가 자기가 싼 똥을 주무를 때 엄마가 그랬다고요.
-본문 pp.26~27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이금이
1984년 ‘새벗문학상’과 1985년 ‘소년중앙문학상’에 당선돼 동화작가가 되었다. 어릴 때 가장 좋아했던 놀이인 이야기 만들기를 지금도 즐겁게 하고 있다. 2004년 《유진과 유진》을 출간하면서부터 청소년소설도 함께 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동화 《너도 하늘말나리야》, 《하룻밤》, 《밤티 마을》 시리즈, 청소년소설 《소희의 방》, 《청춘기담》,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 등이 있다. 동화창작이론서 《동화창작교실》이 있으며 초·중 교과서에 다수의 작품이 실려 있다.
목차
아빠, 내 미토 어떻게 한 거야?
미토는 똥도 예뻐
토끼도둑
엽기토끼
나 여기 있어!
나는 네가 좋아
토끼는 장난감이 아니에요
안녕, 내 사랑 미토 점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