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그림 천재들의 삶과 명화 탄생에 얽힌 이야기를 엮었다. 저마다 특별한 색깔과 경험을 가지고, 사람과 그림을 향한 끝없는 열정으로 살았던 10명의 대가들을 만날 수 있다. 화가하면 고흐나 피카소 같은 서양 미술사를 떠올리는 우리 현실에서 안견, 신사임당, 윤두서, 김홍도, 장승업 같은 화가들의 대표작과 삶을 소개한다.
출판사 리뷰
그들이 살아온다, 조선의 그림 천재들
텔레비전 속에서 한 아이가 꿈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피카소처럼 멋지고 훌륭한 화가가 되고 싶답니다. 어느 그림을 좋아하느냐는 물음에 아이는, 본 적은 없지만 엄마가 피카소를 좋아해서 그처럼 멋지고 큰 화가가 되라고 했다는 답을 내놓습니다. 헛헛한 웃음이 나오는 순간이지만, 그래도피 카소는 행복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적어도 누군가의 꿈이 되고 있으니까요.
언제, 김홍도나 정선 같은 화가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아이를 본 적이 있던가요? '그림 그리는 기술자'로 밖에 대우 받지 못했던 우리의 옛화가들은 지금도 아이들의 꿈조차 얻을 수 없는 것인가 하여 쓸쓸해집니다. 그러나 아이들을 탓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지요. 듣고 익힌 바가 없으니 꿈도 꿀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일 테니까 말입니다.
여기, 그런 모습이 안타까워 우리 화가들을 불러낸 책이 있습니다. 그림 밖으로 걸어 나와 생생하게 펼쳐지는 화가들의 삶은 저마다 색깔과 경험은 달라도 감동적이고 치열합니다. 저자는 오랜 세월 속에서도 제빛을 잃지 않은 그림들을 가만히 쳐다 보면, 어느새 그림을 그린 이가 곁에 와 서 있는 느낌이 들 거라고 합니다. 그렇게 그림에서 걸어 나온 우리 화가들의 이야기를 이제 시작하려고 합니다. 눈 맑고 귀 밝은 아이들에게 어느 때보다 특별한 만남을 선물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림이라는 '기록'으로 보는 우리 화가들의 삶
사실, 우리 화가들을 이야기하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제대로 된 기록이 남아 있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지요. 그나마 많지 않은 그림만이 그들을 제대로 알 수 있는'기록'입니다. 이 책은 그 적은 기록들을 수백 번 읽고 보고 상상하고 궁리하며 만들어 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단순히 성장 과정이나 위대한 업적을 내세운 위인전이 아니라 각 인물이 가진 화가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중요한 장면에 집중하고, 대표작이 탄생하는 장면을 실감나게 재구성하고 있는 것이지요. 오랫동안 우리 화가와 그림들을 제대로 알리는 글쓰기에 힘쓰고 있는 저자는, 한 사람의 인상적인 이야기 속에서 화가들이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살았는지, 또 어떤 마음으로 그림을 그렸는지 생생히 그려내고 있습니다.
우리 화가가 그린 그림으로 그 시대를 읽다
'안견, 신사임당, 김명국, 윤두서, 정선, 심사정, 김홍도, 신윤복, 김정희, 장승업'
이름만 두고 보면 모두 알 만한 화가들입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그들의 작품 세계는 말할 것도 없고 어떤 빛깔을 가진 화가였는지, 어찌하여 그런 그림을 그렸는지 감도 잡히지 않을 겁니다.
교과서에 실린 작은 그림들로 그저'김홍도는 풍속화가였다, 정선은 진경산수를 그렸다'라는 식의 짧고도 적확하지 못한 정보가 전부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지요.
알다시피 그림엔 옛사람들의 삶의 흔적이, 흥취와 정성이, 무엇보다 그 시대를 살아간 그린 이의 정신과 마음이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저자는 그림이 들려주는 이 많은 이야기들을 우리가 쉽게 알 수 있도록 풀어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나면 저마다 마음속에 열 가지 빛깔을 제각기 뿜어내는 화가들이 특별하게 자리 잡을 것입니다. 나아가 화가들이 살았던 시대 상황까지도 이해할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될 것이고요.
그리고 나면 눈에는 익숙하지만 무엇이 좋은지 느끼기도 이해하기도 어려웠던 우리 그림들 앞에서 옛사람들의 독특한 향기와 빛깔에 흠뻑 취하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본문에서 얻은 화가에 대한 느낌을 그림에서 다시 확인해 볼 수 있도록 각 화가의 대표작을 함께 실어 두었습니다.
조선이 낳은 그림 천재들 "금가루즙! "
불콰하게 물든 얼굴로 김명국은 지그시 눈을 감은 채 입을 열었습니다. 집주인은 기다렸다는 듯 달려와 금가루즙을 내려놓고는 붓을 들어 김명국에게 건넸습니다.
그러나 김명국은 붓을 받는 대신 금가루즙을 들고 일어서서 벽으로 향했습니다.
- 본문 52쪽
"초상화란 모름지기 그 사람의 겉모양만 닮게 그리는 것이 아니라 정신이나 마음까지도 그릴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래도 이 자화상처럼 특별하게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작품은 아주 드문 경우이지요. 특별하다 못해 소름이 끼칠 정도니까요."
- 본문 69쪽
작가 소개
저자 : 조정육
전남대학교 불문과, 홍익대학교 미술사학과 석사, 동국대학교에서 박사를 수료했다. 고려대, 국민대, 성신여대, 서울과학기술대에서 강의했으며, 옛 그림을 통해 동양의 정신과 사상을 알리기 위해 집필과 강의에 전념하고 있다. 옛 그림을 소재로 삶의 이야기를 녹여낸 『그림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를 시작으로 『거침없는 그리움』 『깊은 위로』로 이어지는 ‘동양미술 에세이’ 시리즈를 펴냈다. 『그림공부, 사람공부』 『좋은 그림 좋은 생각』 『그림공부 인생공부』 등을 통해 옛 그림에 담긴 인생의 지혜와 가르침에 귀 기울이는 한편, 『조선의 글씨를 천하에 세운 김정희』 『조선의 그림 천재들』 『어린이를 위한 우리나라 대표 그림』 등 어린이를 위한 책도 함께 펴냈다. 2013년부터 『법보신문』에 ‘옛 그림으로 배우는 불교이야기’를 연재하여 『옛 그림, 불교에 빠지다』(2014)와 『옛 그림, 불법에 빠지다』(2015)에 이어 『옛 그림, 스님에 빠지다』(2016)를 각각 출간했다. 블로그 ‘조정육의 행복한 그림읽기’(http://blog.daum.net/sixgardn)를 운영하고 있다.
목차
우리 화가들과의 특별한 만남 - 4
안견 - 조선의 그림을 열다 - 8
신사임당 - 풀과 벌레도 귀하게 그리고 - 28
김명국 - 붓질 한 번에 한 세계가 완성되고 - 46
윤두서 - 꼿꼿한 정신을 그림에 담아 - 66
정선 - 우리 땅과 우리 그림을 그리다 - 86
심사정 - 불행에서 명작이 나오다 - 108
김홍도 - 위대한 시대가 천재를 낳다 - 126
신윤복 - 그림에 색을 입히다 - 148
김정희 - 조선의 글씨를 천하에 세우다 - 168
장승업 - 술에 취하고 그림에 취하고 - 186
그림목록 -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