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초등학교 5학년 여자 아이 미오를 주인공으로 한 연작 동화집으로, 어린이와 어른의 경계에 서있는 사춘기 아이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하였다. 사춘기에 접어든 여자 아이라면 누구나 겪어 보았을 만한 복잡하고 돌발적인 심리, 마음의 갈등, 굽이치는 감정의 파도가 때로는 환상적으로, 때로는 시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동생만 예뻐하고 뭐든지 겉모습만으로 판단하려는 엄마한테 넌더리를 내면서도 엄마가 자기한테 푸념을 늘어놓는다는 사실에 어른이라도 된 양 뿌듯해하기도 하고, 하루 종일 좋지 않은 일만 계속되다가 뜻하지 않은 사소한 만남으로 모든 것을 보상받은 듯 행복감에 젖기도 한다.
안도 미키에는 이러한 사춘기 소녀 미오의 일상을 소재로 그 또래 여자 아이들의 심리를 투명하고 섬세하게 묘사한다. 그러면서도 거기에 매몰되지 않고, 줄거리 전개와 심리묘사의 적정 수준을 잘 유지하고 있다. 또한 독자에게 행간을 읽을 수 있는 여백을 주고, 등장인물의 행동을 통해 그들이 어떤 감정 상태에 있는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게 함으로써 작품 속으로 더 깊이 다가가게 만든다.
출판사 리뷰
어른도 아니고, 아이도 아닌, 나는 나!
“넌 아직 어리잖아.”라는 말, “다 컸으면 어른답게 굴어야지.”라는 말은 아이들의 반항심을 불러일으키기에 딱 알맞다. 아이들은 얼른 어른이 되라는 성화에 등 떠밀리기도, 마냥 아이 취급만 받으며 억눌리기도 싫어한다. 하지만 성장 과정 중에 있는 아이들, 특히 사춘기의 아이들은 어쩔 수 없이 어른과 아이의 경계를 지나게 된다. 그러면서 때로는 어른 대접을 받기를 바라고, 때로는 좀더 어린 시절에 머물러 있고도 싶어한다. 이 때의 아이들은 자기 자신에게 확신 없어 갈팡질팡하면서도, 그런 과정을 통해 서서히 정체성을 확립해가는 것이다. 『하늘의 시소』는 사춘기로 막 접어드는 열두 살 소녀 미오의 일상을 통해 어른과 아이의 경계선상에 서 있는 아이들의 미묘하고 섬세한 심리를 잘 그려 내고 있다.
미오는 이웃집 어린 아이들을 잘 돌보며 그 애들을 방치하는 어른들을 흉보다가도, 자신이 돌보던 아이가 용변을 본 뒤 밑을 닦아 달라고 하자 인형과는 사뭇 다른 모습에 당황한다. 낯선 전화를 받으며 어른처럼 의연하게 행동하는 것을 스스로 뿌듯해하다가도, 괴전화 속 목소리가 나쁜 의도를 드러내자 어쩔 줄 몰라 하며 울음을 터뜨린다. 또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는 어른들을 욕하다가도, 자신도 역시 고물 장수 아저씨를 보고 웃어 버린 걸 반성하게 된다. 그러면서 미오는 아이다움을 벗지 못한 자신의 모습과 어른들에게 물들어 버린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고, 간직해야 할 아이다운 모습과 배워야 할 어른스러운 모습을 체득해가며, ‘참 나’를 찾아간다.
아름다운 열두 살의 노래
『하늘의 시소』는 일본 작가가 쓴 연작동화이다. 일본 동화는 서구의 동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국내에 소개된 양이 훨씬 적어 때로는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이 책에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소하고도 친근한 일상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어 쉽게 읽힌다. 또한 일본 아동문학계의 권위 있는 등용문인 ‘무쿠하토주상’을 수상한 작품답게 섬세하고 빼어난 작가적 감수성으로 낯익은 일상을 훌쩍 뛰어넘는다. 그래서 독자들은 익숙한 세상에 근거해 또다른 세상을 만나고, 일상 너머에 있는 아름다운 진실과 마주보게 된다.
「한 방울의 바다」에서 동생과 싸우고 엄마에게 화가 난 미오는 사치에 언니에게 ‘비밀의 길’로 데려가 달라고 한다. 눈을 감은 채 언니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면 낯익은 동네를 전혀 새롭게 만나게 되고, 상황이 변하지 않아도 자신이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날따라 너무나 낯선 느낌에, 미오는 순간 눈을 뜨게 된다. 그러자 눈앞에는 수평선이 펼쳐져 있었고 동네는 바닷속에 잠겨 있었다. 다시 낯익은 세계로 돌아온 미오는 그 바다가 사치에 언니가 그토록 가고 싶어했던 바다라는 것을 깨닫고, 바닷물처럼 짠 눈물을 흘리게 된다.
이처럼 『하늘의 시소』에 실린 여섯 편의 연작동화를 읽다 보면, 열두 살 미오의 좌충우돌하는 일상에 쿡 하고 웃음이 나다가도, 그 안에 오롯이 담긴 따뜻한 진실에 가슴이 찡해 온다. '아, 열두 살은 아름다운 나이야.' 어른은 지난날을 추억하며, 또래 아이들은 스스로를 격려하며, 이 책을 읽게 될 것이다.
작가 소개
저자 : 안도 미키에
1953년 일본 야마나시현 고후시에서 태어났다. 1994년 「겨울의 양지」로 마이니치 신문사가 주최하는 〈제11회 작은동화대상〉을, 「잘 먹겠습니다」로 〈작은동화대상〉의 심사위원상인 〈이마에 요시모토상〉을 수상했다. 2000년 간행된 <하늘의 시소>로 '제11회 무쿠하토주 아동문학상'을 받았으며, 「거기까지 날 수 있다면」이 중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었다. 그 밖의 작품으로 <해질녘의 매그놀리아> <할아버지의 고스트 프렌드>, 그림책 <끝없이 반씩 나누기> 등이 있다.
목차
한 방울의 바다
도시 마귀
가시 천 개
하늘의 시소
행운의 날
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