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다섯 개의 방과 그 안의 다섯 아이의 이야기. 혼자 쓰는 방에는 홀로 서는 아이가 있고, 둘이 쓰는 방에는 서로를 이해해 가는 자매가 있다. 여럿이 모이는 방에는 자기만의 공간에서 좀 더 넓은 세상으로 발을 내딛는 아이가 있고, 비어 있는 방에는 자신을 돌아 보는 아이, 기다리는 방에는 아빠를 기다리는 아이가 있다. 지금 그 방들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살짝 방문을 열고 방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출판사 리뷰
여러분의 방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들리나요?
화가 고흐의 '빈센트의 방'이라는 그림이 있다. 언뜻 보기엔 밝고 아늑해 보이지만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외로움이 느껴진다. 그건 방 주인 고흐가 친구랑 심하게 다툰 뒤에 그린 그림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방도 그렇다. 속상한 날, 문 닫고 방으로 들어서면 방은 주인의 지친 어깨를 토닥여 준다. 행복한 날, 방으로 들어서면 방은 함께 어깨를 들썩여 준다. 그래서 개구쟁이 소년이 쓰는 방은 활기에 넘치고, 오래 돌아오지 않는 주인을 기다리는 방은 쓸쓸함이 가득하다. 방은 단순히 공간의 의미를 넘어 그 안의 주인과 함께 호흡하며 주인에게 일어난 일들을 차곡차곡 담아 두고 또 주인의 마음을 닮아 가는 ??마음의 공간??이다.
*혼자 쓰는 방_조금씩 자라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 방'을 갖게 된 소솔이는 설렘으로 잠을 이루지 못한다. 그러다 설핏 잠이 들었다 깬 소솔이는 외등 불빛에 비친 벽에 벌레 한 마리가 붙어 있는 걸 발견한다. 자세히 보니 벌레의 정체는 바퀴벌레. 반갑지 않은 불청객을 향한 소솔이의 경계는 날이 새도록 계속되고.... 결국 늘 어둡고 조용하던 자신의 방이 변했음을 깨달은 바퀴벌레의 항복으로 날이 밝아서야 소솔이는 달콤한 잠에 빠져든다. 그렇게 설렘과 두려움 속에서 하룻밤을 보낸 소솔이는 이제 어엿한 방 주인이 되어 홀로 서기를 시작한다.
둘이 쓰는 방_서로를 이해해요
한 방을 쓰는 세려와 세니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입씨름에 몸싸움을 한다. 싸움은 두 자매에게 일상생활이다. 보다 못한 엄마 아빠는 세려와 세니가 방을 따로 쓸 수 있는 집으로 이사를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혼자 사는 고모할머니가 세니네 집에 들르게 되고, 늘 언니와 싸우던 세니는 선뜻 고모할머니와 한 방을 쓰겠다고 나선다. 방학 동안 고모할머니 댁에 머문 적이 있었던 세니는 고모할머니의 외로움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고모할머니에게 둘이 쓰는 방을 선물하고 싶었던 것이다. 고모할머니와 함께하는 며칠 동안 세니는 둘이 쓰는 방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언니 세려 역시 동생 세니와 싸움이 아닌 이해로 함께하는 법을 알게 된다.
여럿이 모이는 방_어울림을 배워요
또래 아이들처럼 밖에 나가 뛰어놀지도 않고 집에서도 방에만 있기를 고집하는 무록이 때문에 엄마 아빠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무록이를 병원으로 데리고 가야 하나 고민하던 엄마 아빠는 월드컵에 희망을 걸기로 한다. 그래서 유독 축구를 좋아하는 무록이를 거실로 데리고 나오기 위해 큰 텔레비전을 사들인다. 처음에는 별 반응이 없던 무록이, 하지만 막상 축구 경기가 시작되자 자신도 모르게 거실로 나오게 되고, 친구들을 집으로 불러들이게 되고, 월드컵경기장까지 가게 된다. 자기만의 공간에 있던 무록이가 세상 밖으로 나와 사람들과 함께 하게 된 것이다.
*비어 있는 방_자신을 돌아봐요
용승이네 집에는 조그만 방이 하나 있다. 그 방 한가운데에는 방석 하나뿐,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용승이네 가족은 이 방을 '큰 방'이라고 부른다. 용승이네 가족은 힘든 일이 있거나 스스로를 돌아봐야 할 일이 생기면 그 방에 들어가 생각에 잠긴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조금씩 키워 나간다. 그런데 이 방이 동네 사람들에게 소문이 나면서, 요술방이다 감옥이다 하며 사람들 말이 많아진다. 하지만 용승이는 당당하게 나서서 친구들에게 그 방이 용승이 가족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들려준다.
기다리는 방_기다리고 있어요
소곤이네 가족은 항상 말머리에 '기다리고 있어요'를 붙인다. '기다리고 있어요. 안녕.' '기다리고 있어요. 학교에 다녀오겠습니다.'... . '기다리고 있어요'는 사업에 실패한 후 절망하여 집을 떠나 버린 아빠를 향한 소곤이네 가족의 간절한 그리움이다. 소곤이네 가족은 이야기를 나눌 때면 방에 들어가 이야기를 한다. '기다리고 있어요'?로 방을 가득 채우기 위해서이다. 그 마음이 아빠에게 전해진 것일까? 소곤이네 방이 '기다리고 있어요'로 가득 찬 어느 봄날, 엄마와 소곤이와 소솔이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토록 기다리던 목소리, 바로 '아빠'의 목소리이다.
작가 소개
저자 : 구은영
한국외국어 대학교 불어과와 성심여대 대학원 불문과를 졸업하고, 1988년 <아동문예>작품상을 수상하였다. 프랑스에서 발간되는 격월간 문예지 『Ecrire Aujourd'hui』에 단편화 '약병'과 '할아버지의 수첩'을 불어로 발표했다. 작품으로는 창작 동화집, <향기로운 너에게> 번역 동화 <라켈은 노란 가방을 메고 다닌다>가 있다.
목차
혼자 쓰는 방
둘이 쓰는 방
여럿이 모이는 방
비어 있는 방
기다리는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