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열세 살이 된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따로 또 같이 겪는 사건(연애담, 가정사, 학교 생활 등)들이 각자의 시선에 따라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아주 유머러스하게 그려져 있다. 곱디고운 심성을 가진 아이들이 나와 노인들에게서나 들을 법한 말을 내뱉는 이야기도 아니고, 모든 걸 포용하고 해결해 주는 신적이고 도덕 교사 같은 어른이 나와 훈계나 일삼는 이야기도 아니다.
교실에 난무하는 욕설, 나름의 원칙이 존재하는 학교와 집과 무리에서 살아남는 요령, 한겹 덧씌우지 않은(독자에게 잘 보이려고 애쓰지 않는) 뻔뻔한 심리가 적나라하게 묘사된다. ‘문제아’ 지혜는 ‘문제어른’과 ‘정상적인 아이들’을 꼬집고, ‘모범생’ 일진이는 ‘철없는 어른’과 ‘문제아’를 야유한다. 그렇다고 ‘문제의 작가’는 그 아이들을 무조건 감싸지 않는다.
그만큼 이야기 속 캐릭터들은 현실의 아이들 모습을 그대로 닮아 다면적이고, 생동감과 개성이 넘친다. 문제아 지혜와 모범생이자 학급회장인 일진이가 만나 연애를 시작한다. 험한 말과 뺨 한 대로 삐거덕거리며 시작된 관계는 알고 보면 다른 속사정과 착각에서 비롯되었지만, 한데 섞일 수 없었던 둘을 통하게 만든다.
비록 속엣말을 한 톨 남김없이 털어놓는 사이는 아니어도 상처를 보듬어가며 가족, 또래집단 사이에 놓인 소통 불능의 벽을 조금씩 허물기 시작한다. 이야기 특성에 맞추어 독자들이 먼저 읽고 싶은 이야기를 선택해 읽을 수 있도록 표지를 양면으로 제작하였다. 제8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출판사 리뷰
사춘기 소년 소녀를 위한 달콤쌉쌀한 연애 + 성장 동화
두 개의 표지, 두 명의 화자, 두 개의 이야기, 같은 사건, 서로 다른 시선
동화가 정말 이래도 될까?
문제아, 문제어른, 문제의 작가, 그리고 ‘동화니까’라는 말을 무색케 하는 문제작
“젠장, 제기랄, 미친 새끼, 날라리 같은 게!”
이 책은 곱디고운 심성을 가진 아이들이 나와 노인들에게서나 들을 법한 말을 내뱉는 이야기도 아니고, 모든 걸 포용하고 해결해 주는 신적이고 도덕 교사 같은 어른이 나와 훈계나 일삼는 이야기도 아니다. ‘동화니까’ ‘동화라면’이라는 말은 첫 장부터 무색해져 버린다. 교실에 난무하는 욕설, 나름의 원칙이 존재하는 학교와 집과 무리에서 살아남는 요령, 한 겹 덧씌우지 않은(독자에게 잘 보이려고 애쓰지 않는) 뻔뻔한 심리가 적나라하게 묘사된다. ‘문제아’는 ‘문제어른’과 ‘정상적인 아이들’을 꼬집고, ‘모범생’은 ‘철없는 어른’과 ‘문제아’를 야유한다. 그렇다고 ‘문제의 작가’는 그 아이들을 무조건 감싸지 않는다. 그만큼 이야기 속 캐릭터 들은 현실의 아이들 모습을 그대로 닮아 다면적이고, 생동감과 개성이 넘친다. 동화가 정말 이래도 될까 싶을 만큼.
누가 말하느냐에 따라 사건은 전혀 다르게 전개된다
이제껏 보지 못한 독특한 형식과 유머로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거머쥐다
『너는 나의 달콤한 □□』는 이제 열세 살이 된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따로 또 같이 겪는 사건(연애담, 가정사, 학교 생활 등)들이 각자의 시선에 따라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아주 유머러스하게 그려져 있다. 이 책에 담겨 있는 「지혜 이야기」와 「일진이 이야기」는 따로 읽어도 하나의 작품으로 완결성을 갖추고 있지만, 두 편을 함께 읽으면 누가 바라보느냐에 따라 사건이 어떻게 왜곡되고 어떻게 기억되는지, 왜 그 사건이 그렇게 흘러갈 수밖에 없었고, 왜 그 인물은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는지 보다 넓은 관점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한 아이의 시선에 치우쳐서 바라보았던 사건들은 다른 아이의 이야기를 마저 읽으면서 퍼즐 맞추듯 재배열된다. 독자들은 오해와 착각으로 인해 얼마나 엉뚱한 결과가 초래되는지 발견하고 폭소하며 때론 씁쓸한 미소를 짓게 된다.
*이야기 특성에 맞추어 독자들이 먼저 읽고 싶은 이야기를 선택해 읽을 수 있도록
표지를 양면으로 제작하였다.
착각에서 비롯된 연애, 가족과 친구 사이에 놓인 소통 불능의 벽을 허물어뜨리기까지
우울증과 술독에 빠져 지내는 엄마, 폭력 아니면 무관심으로 일관하며 바람까지 피는 아빠와 함께 사는 지혜는 전교 깡패다. 가족 해체 직면에 놓인 지혜는 뼛속까지 스민 화를 풀어낼 길이 없어 욕설과 폭력으로 아이들을 대하고 스스로 외톨이를 택한다. 하지만 마음 한편으론 물과 한데 섞이고 싶은 동경을 갖고 있는 기름이다. 일진이는 누가 봐도 예의바른 모범생이며 학급 회장이다. 겉으론 공손해 보이지만 인간관계에 대한 계산이 빠르고 소심한 면도 갖고 있다. 자기중심적인 엄마와 이해심 많은 새아빠와 함께 살면서 가끔 친아빠와 하룻밤을 보내는 일진이는 물이면서 때론 지혜를 물과 섞이게 하는 비눗물 같은 존재다.
이런 둘이 만나 연애를 시작한다. 험한 말과 뺨 한 대로 삐거덕거리며 시작된 관계는 알고 보면 다른 속사정과 착각에서 비롯되었지만, 한데 섞일 수 없었던 둘을 통하게 만든다. 비록 속엣말을 한 톨 남김없이 털어놓는 사이는 아니어도 상처를 보듬어가며 가족, 또래집단 사이에 놓인 소통 불능의 벽을 조금씩 허물기 시작한다. 그렇다고 단번에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달콤하게 속삭이는 해피엔딩은 아니다. 작가는 아이들을 속이지 않는다. 현실이 그러하듯, 이야기 속 인물들은 문제 해결에 이제 한 발짝 다가설 뿐이다.
“이렇게 따로 떨어뜨려놓아도 하나의 독자적 작품으로 읽힐 수 있는 두 개의 이야기로 한 작품을 완성한 것은 우리 동화사에서 매우 드문 경우이다. 아이들 관점에서 아이들의 육성을 생생하게 들려준다는 장점이 있으며, 하나의 눈으로 보지 않고 겹눈으로 봄으로써 소통 불능을 넘어서려는 방법이 재미있다.”_심사평 중에서
성장한다는 건, 끊임없는 갈등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시소타기
지혜와 일진이는 각기 다른 가정환경 속에서 자신의 내면과 외면의 갈등 요소들 사이에서 늘 시소를 탄다. 균형을 잡기 위해 애쓰지만 결국 한쪽으로 치우쳐 방황도 하고, 도망치기도 하고, 욕설과 폭력을 행사하기도 하고, 고민도 하고, 포기하기도 한다. 지혜와 일진이에게 서로는, 부모는, 선생은, 우정은, 체념은, 바람은, 고민은, 시련은 달콤한 그리고 씁쓸하기도 한 성장통이다. 그래서 너는 나의 달콤한 친구, 적수, 멘토, 시련, 사랑, 슬픔……□□다.
두 가지 색조, 독특한 시점으로 그린 일러스트
즉흥적이고 불꽃을 닮은 지혜와 차분한 일진이의 심리를 붉은 톤과 푸른 톤의 두 가지 색조로 대비되게 그렸다. 「일진이 이야기」 편은 일진이가 바라보는 관찰자 시점으로, 「지혜 이야기」 편은 지혜 자신까지 관찰의 대상으로 표현한 점이 흥미롭다. 그림 작가는 아이들 앞에 놓인 문제를 있는 그대로 보여 주면서, 심각하지 않게 표현해 내는 재주가 있다. 또한 이야기의 독특한 형식처럼 그림 역시 한 가지 사건을 서로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데, 한 컷 한 컷이 담고 있는 이야기의 무게가 그림 작가의 고민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무작정 교실을 나왔다. 콰앙! 교실 문 닫히는 소리가 복도를 길게 가로질렀다. 아직도 가슴이 뛰어서 정신 좀 차리려고 세수를 했다. 거울에 비춰 보니 손바닥 자국이 선명했다. 젠장, 이 얼굴을 다 봤단 말이야? 벌써부터 일 년이 길게 느껴졌다. 왜 한현이가 아니라 나란 말인가? 생각할수록 분했다.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엄청 부당한 일이 생기고 말았다. 나는 모든 일이 부드럽게 해결되기만 바라고 있었는데. 지혜가 일어설 때만 해도 친절하게 의자를 피해 주려 했단 말이다. 그런데 내 목이 돌아가고 말았다. 뺨을 맞은 거다. 내가 뭘 잘못했다고.
보건실에는 보건 선생님 말고도 보건 교생 선생님이 셋이나 있었다.나를 보자 다 같이 눈을 반짝이며 입을 길게 늘였다. 입꼬리가 올라간 게 분명 웃음을 참고 있는 중이다. 나의 아픔은 전혀 존중받고 있지 못했다.
"어머, 무슨 일로 뺨을 맞은 거야? 누군지 정말 너무했네."
상관하지 마세요,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짓고 싶었다.
"딴 건 됐고요, 손바닥 자국 없애 주세요."
-본문 43~44쪽에서
작가 소개
저자 : 이민혜
1980년 원주에서 태어나 십 년간 초등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고, 현재 전교생 열네 명인 시골초등학교에서 아이들과 가족들과 살고 있다. 쓴 책으로 『너는 나의 달콤한 □□』 『가오리가 된 민희』가 있다.
목차
지혜 차례
지겹다
건들지 마
섞인다는 것
0이 아닌 7
다 사라지면 좋겠어
나 좋아하지 마
미안해
알 것도 같은
사실은 원했던 것
뒷이야기
일진이 이야기_뒤집어서 읽기
일진이 차례
글쓴이의 말
웃으면서 시작
그 땐 너무 어렸다
머릿속이 텅 비다
난 운이 없는 놈이다
기억을 갖게 된다는 건…
이제 그만 “스톱!”
마주 보다
2008 이일진
뒷이야기
지혜 이야기-뒤집어서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