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엄마는 돈을 벌어오겠다며 집을 나갔고, 아빠는 술만 마시면서 명희를 돌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명희가 할 수 있는 것은 부모가 어서 돌아오길 간절히 꿈꾸는 것 뿐이다. 반지하방에서 엄마가 생일 때 사주었던 그림책을 보던 명희가 그림책 속 흰 곰과 함께 엄마 아빠를 찾아나서는 이야기다. 따뜻한 가정에서 사랑받고 보호받으며 자라지 못하는 이 세상 수 많은 명희들을 위한 그림책.
출판사 리뷰
읽고 또 읽어 이제는 다 외워 버린 그림책을 펴들고 두려움과 외로움을 잊으려 애쓰는, 일곱 살 명희
_가족과 공동체의 해체, 누구의 손길도 닿지 않는 곳에 방치되어 생존과 안전을 위협받는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이 꿈꾸는 것은...
술만 마시는 무기력한 아빠, 견디다 못해 돈을 벌어오겠다며 집을 나간 엄마. 아직 누군가의 손길이 절실한 일곱 살 명희가 어두컴컴한 빈 집에 혼자 있습니다. 명희가 끼니를 어떻게 잇는지, 옷은 언제 갈아입었는지, 세수는 언제 했는지, 우리는 모릅니다. 아무도 없는 빈 집에서 어린 명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엄마 냄새가 희미하게 남은 스웨터를 끌어안고, 읽고 또 읽어 이제는 다 외워 버린 그림책을 들여다보며 두려움과 외로움을 잊으려고 애쓰는 일뿐입니다.
그림책 속에는 명희가 꿈꾸는 모든 것이 있습니다. 따뜻하고 안락한 집,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 아빠, 그리고 어느 날 문득 아이를 찾아와서 아이와 실컷 놀아주는 덩치 크고 순한 친구, 곰도 있습니다. 그림책 속 아이는 외롭지도 않고 배고프지도 않고 슬프지도 않습니다.
작고 힘없는 명희는 꿈을 꿉니다. 힘세고 다정한 곰이 명희에게도 찾아왔으면, 엄마를 찾아 주었으면, 아빠를 혼내 주었으면, 예전처럼 가족이 다시 모여 살았으면. 명희가 할 수 있는 것은 꿈꾸는 것뿐이고, 명희가 가질 수 있는 것은 간절한 소망뿐입니다. 가족의 복원을 바라는 아이의 간절한 꿈은 그러나 견고한 현실의 벽 앞에서 무력하기만 합니다. 성냥팔이 소녀가 성냥을 그어 불러낸 꿈이 그랬던 것처럼요.
“어린이는 건전하게 태어나 따뜻한 가정에서 사랑 속에 자라야 한다.”_대한민국 어린이헌장 1조
_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월수입 100만 원 이하 18만 가구, 생활고로 끼니를 굶어 본 초등학생
3만 5천 명, 낮 시간에 돌봐 주는 어른 없이 혼자 지내는 초등학생 14만 명, 그리고 우리가 사는
바로 이 곳, 수많은 명희들의 이야기
눈부신 것들로 덮여 가는 세상 위, 사회적 약자들의 설 곳은 더욱 좁아져 갑니다. 그리고 어린이의 자리는 빠르게 사라져갑니다. 어린이는 참으로 잊히기 쉬운 사회적 약자이기 때문입니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아동복지법, 어린이헌장. 이 모두가 어린이에게는 보호받고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고 힘주어 말합니다. 그러나 보호받지 못하고 방치된 아이들, 생존과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최소한의 배려와 사랑을 갈망하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헤아려 보면 공허할 뿐입니다.
작가는 어두운 집에 혼자 놓인 아이, 명희의 깊은 슬픔과 감추어진 욕망 속으로 독자를 이끌어 갑니다.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절박한 상황에 놓인 아이들만의 언어를 민감하게 읽어 냅니다. 아이의 마음 속 비밀스러운 바람은 때로는 당돌하고, 때로는 가슴이 미어지도록 애잔합니다. 명희가 느끼는 외로움과, 그 간절함이 틔워낸 자기치유의 판타지를 완전한 하나의 세계로 빚어낸 작가의 진심이 감동을 넘어선 메시지를 전합니다. 책장을 찬찬히 넘기며 명희가 보내는 하루를 지켜봅시다. 먼 나라, 다른 동네, 신문이나 TV 속 세상이 아닌, 우리가 사는 바로 이 곳 어디에나 있는 아이 명희가 하는 얘기를 들어 볼 때입니다.
작가 소개
저자 : 배봉기
대학과 대학원에서 국문학을 공부했습니다. 소년중앙문학상과 계몽문학상 공모에 동화로 등단했습니다. 그동안 쓴 책으로 동화 《나는 나》 《실험가족》 《무지개 색 초콜릿》 《철조망과 농구공》 《손톱공룡》 《별빛아이》 《마법 주문을 외워라》 등과 동극집 《말대꾸하면 안 돼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청소년소설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사라지지 않는 노래》 《안녕 라자드》와 청소년희곡집 《UFO를 타다》가 있습니다. 현재 광주대학교문예창작과 교수로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