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2003년 동시집 <따뜻한 우유>에 이은 새로운 김종순의 시집, <어린 새싹의 외출>이 엮어졌다. 풀숲, 새싹, 새순, 흙, 민들레꽃, 바람, 향기 등을 소재 삼아 맑고 투명한 감수성을 바탕으로 동심의 세계를 그린다. 자연친화적인 감성에 아이들다운 장난기와 엉뚱한 상상력이 가미되어 유쾌한 느낌을 자아낸다.
출판사 리뷰
『어린 새싹의 외출』은 맑고 투명한 감수성을 바탕으로 경쾌한 동심의 세계를 그려내고 있는 김종순의 새로운 동시집이다. 이번 동시집에서는 자연친화적인 감성에 아이들다운 장난기와 엉뚱한 상상력이 가미되어 유쾌한 느낌을 자아낸다.
기둥은/힘들어도/눕지 않아야 하는데//기둥은/신나도/몸 흔들지 않아야 하는데//할머닌/나보고 우리 집 기둥이 될 거라 하신다.//잠도 많고/축구도 좋아하는 내가/기둥이 될 수 있을까?//움직이는 기둥이 있기는 있나?
-「움직이는 기둥」전문
시 속의 어린 화자는 자신을 집안의 ‘기둥’이라 부르는 할머니의 말을 듣고 세상에 움직이는 기둥이 있느냐고 반문한다. 순수하고, 있는 것을 그대로 보고, 보이는 것을 그대로 말하는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말하는 ‘기둥’은 은유도 상징도 되지 않는다. 그저 눈에 보이는 기둥에 자신을 빗대어 “잠도 많고 축구도 좋아하는” 자신이 아무리 “힘들어도 눕지 않고” 의젓한 기둥이 될 수 있을지를 되묻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움직이는 기둥도 있어야 할 텐데’라는 엉뚱한 상상을 낳는다.
육교 위에/엎드려 옴쭉 않는 아이에게/비가 찾아와//걱정스런 목소리로 젖은 어깨 다독인다//엉클어진 머리, 새까만 손톱/매만지며/떠날 줄 모르는 비
-「비」일부
풀숲, 새싹, 새순, 흙, 민들레꽃, 바람, 향기 등을 소재삼아 쓴 그의 시를 읽노라면 아름답다는 느낌부터 든다. 그 아름다움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바로 자연과 인간의 어우러짐에서 온다. 위의 시에는 육교 위에 엎드려 동전을 구걸하는 거지가 등장한다. 거지는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다. 지나가는 이들은 주머니 속 동전도 쉽게 던져주지 않는다. 비만 추적추적 내린다. 이 비가 아이의 머리, 손톱을 타고 흘러 내리며 아이를 감싼다. 걱정스런 목소리로 다독이기도 한다. 그의 시에서 비는 사람들의 옷을 적셔 불편하게 만들고, 사람들이 우산을 펼쳐 가려야 하는 존재가 아니다. 구걸로 살아가는 아이의 어깨를 다독이며 유일한 친구가 된다. 어우러짐이 그 안에 만개하는 것이다.
그의 시 속에서 자연은 더 이상 풍경일 수 없다. 대신 사람들에게 다가가 말을 걸고 ‘여름 생일 잔치’를 하며 ‘외출’도 한다. 게다가 시인은 자연 속으로 엄마, 아빠, 할머니, 이웃집 누나 등을 불러들인다. 바야흐로, 함께 더불어 사는 가족과 이웃들의 모습을 형상화한다. 각 시마다 긍정적이고 구김 없는 시적 화자들이 등장해 가족 간의 애정과 걱정 배려와 기대 등을 담는다. 그 시선이 이루 말할 수 없이 따뜻하다.
작가 소개
저자 : 김종순
김종순 선생님은 1982년 부산 MBC문학상에 동화 「반딧불」이, 『아동문학평론』에 동시 「복슬이」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2003년 동시집 『따뜻한 우유』로 부산아동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지은 책으로는 『하얀 코스모스』『작은 꽃이 눈부실 때』『마음을 여는 열쇠』등이 있습니다.
목차
제1부 흙
새순이 돋는 자리| 텔레파시 | 새벽 숲길 | 흙 | 움직이는 기둥 | 우리 집 | 세상에서 제일 큰 말 | 풀숲의 문 | 비 | 아버지의 명함 | 민들레꽃 | 여름 생일잔치 숲
제2부 어린 새싹의 외출
연필심과 지우개 | 따라온 바람 | 이슬의 방 | 어린 새싹의 외출 | 나무 식탁 | 반장 | 향기 | 바람 속에는 | 고맙다 | 땅 | 3점 슛 | 의자
제3부 시간이 없는 시간표
연 | 사과 등불 | 시간이 없는 시간표 | 쌍둥이 | 풀벌레들의 통화 | 우리 집 뒷길 앞길 | 손뼉 치료 | 꽃잎 피켓 | 고드름 | 우리 아버지 | 이슬의 다짐 | 나뭇잎은
제4부 겨울 숲에 가면
사랑 속에선 | 겨울 숲에 가면 | 가시덤불 속으로 | 풀잎 | 그 집 그 자리 | 섬 2 | 우리 마을 | 배냇저고리 | 작은 물줄기 | 수화 | 바람의 목소리 | 아버지의 일터
제5부 짧고도 긴 꿈
깃발 펄럭이는 소리 | 짧고도 긴 꿈 | 강 | 말이 생기지 않았을 때 | 햇볕 속 눈사람 | 시간이 뒤로 흐른다면 | 풀잎의 노래 | 손바닥으로 | 깨어나지 않는 씨앗에게 | 의자 2 | 선물 | 기타 등등